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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Hong Kong

홍콩1 - 홍콩의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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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X LEADERS 연수 성적 우수자로 홍콩 여행이 확정되었다.

사실 이 연수를 포상을 노리고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실제 성적우수자 대열에 낄 것이라고 예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홍콩이 아직도 얼떨떨하고 진짜 가는건지 신기하기만 하지만. 이제 진짜 준비를 좀 해야지.

 

게다가 이 연수의 기안자이자 인솔자이신 윤차(장)님은 나의 관리계 전 팀장님으로

나의 성적을 확인하시자마자 마치 짠것처럼 이 여행의 예약과 일정 준비를 내게 맡기셨는데

'선 자비 사용, 후 경비 지급'이라는 신박한 출장 시스템 덕분에 여행전부터 예약을 위한 카드를 몇번씩이나 동원했다.

 

뭐 그래도 보내만 준다면 기쁜 마음으로 하겠어요. 유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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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생일 선물을 사러 광명에 놀러갔다가

영훈이가 백팩을 제안했다. 생일선물겸 여행준비물로.

오, 많이 쓰지 않긴 해도 어디 놀러나갈 때 꼭 한번씩은 아쉬워하는 아이템.

평소 여행때 쓰는 붉은색 책가방은 사실 나에게 너무 나이에 안 맞긴 했지.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영훈이가 콕 찝어 말해줬다.

벤치마킹이라는 그럴듯한 타이틀까지 달고 가는데, 그래도 좀 TPO에 맞는 차림을 해야할 것 아닌가 한단다.

아 그래. 사실 놀러가는것만은 아니었지.

 

 

# 홍콩을 가는건 1월 18일(수) ~ 20일(금) 까지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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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28분 공항철도 첫차를 탔다. 20분 뒤에 오는 다음차만 타도 시간이 간당간당하다. 비행기 출발시간은 8시 25분

8시반이면 그렇게 심하게 이른것도 아닌데, 다들 공항엔 어떻게 가는걸까.

상수에서 홍대입구까지 택시로 건너와 지하철 플랫폼에 내려오니 벌써 상기된 여행자들의 홍조가 한가득.

부지런한 출근객 차림도 드문드문 보인다.

 

전날 영훈이와 얘기를 하다가 늦게 자서인지 공항철도를 타고 나니 곧 피곤이 몰려왔다.

긴 하루가 될 예정인데 조금이라도 휴식을 취해야 하나.

비행시간이 3시간이 넘지만 아마 난 잠을 자진 않겠지. 여행초반의 나는 너무 할것이 많다. 완벽히 할일이 없고 피곤이 몰려와도 잔다면 아마 비행기 영화라도 한편 보지 못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겠지.

 

가기전까지 많이 준비하지 못해서 조바심이 나는게 아니라 그냥 떠나기 전까지 계속해서 그럴 것이다. 나는 워낙 그런 사람이니까. 여행중에도 그럴거고 아마 다녀오는 길까지 미련이 남을 것이다. 시간과 체력은 한정적이고 여행지에서의 시간은 너무 짧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즐기면 되고 뭐를 하지 않아서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면 된다. 모든걸 되도록 다 검토하자는 생각을 버리고 한 두가지 지금하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 잘 알지만 잘 안되니까. 그러니까 사람들이 항상 고민을 하겠지.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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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사람이 생각보다 너무 많아서 체크인, 짐부치기, 로밍, 코트보관, 수속, 면세품 인도까지 모두 각개격파했다.

당연히 공항3층 카운터 앞에서 만나 같이 인원체크하고 체크인부터 할거란 예상을 뒤엎고, 우리가 모두 만난 것은 출발 게이트 바로 앞 벤치.

그와중에 인솔자 윤차님이 가장 늦은건 비밀. ㅋㅋㅋ

김갑수 과장님은 새벽4시반부터 자발적으로 기상확인 카톡을 보내셨지만 체크인도 수속도 지체없이 혼자 진행하는걸 보니, 시간을 앞서서 챙기되 같이 남아 스트레스 받고 이런 타입은 아니신것 같고. 나머지도 속속 따라가는거 보니 이거 뭐 인솔자는 따로 있고 인솔자의 지령을 받은 자(나)도 따로 있는데, 정작 주도는 다른 이가 하는 것 같은 느낌?

앞으로 2박3일이 어떨른지 기대반 걱정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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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내리고 나서부터 인솔자와 지령을 받은 자와 나머지 자들의 치열한 눈치보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호텔을 예약한 당사자로서 호텔의 위치와 가는 길을 빠르게 안내하여야 했는데

홍콩이 처음인지라 교통카드를 사는 것부터 버벅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나를 제외한 두 여자분은 유경험자.

심지어 한분은 홍콩 교통카드 (옥토퍼스) 조차도 쓰던걸 가지고 오신 분.+_+

나는 그들에게 누가 안되게 길찾기에 온 정신을 집중했고, 그분들은 아마 내가 눈치채지 못하게 나를 그 길로 유도하도록 애쓰셨을듯

마치 '꽃보다 누나'에서 누나들이 이승기를 이승기 모르게 길 안내한것처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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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벽처럼 둘러싸고 있던 홍콩의 건물들.

고층빌딩이 많다는 건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고층건물들만 빽빽하게 들어선 도시도 처음인것 같다.

10층이하도 거의 없고 20여층이 훌쩍 넘는 초고층들.

 

 

 

# 하버 그랜드 구룡

 

출발 전에 심혈을 기울여 예약한 호텔.

6명이 숙소를 쓰는지라 2인실 2개, 1인실 2개 총 2박씩 그러니까 4개의 객실을 이틀씩 예약했다.

이렇게 8박씩이나 예약한게 처음이라 첨에 많이 어버버했는데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더라능.

 

호텔 선정의 기준은

1. 4성이상

2. 하버뷰

3. 조식포함

 

이 세가지 뿐이었는데, 결국 객실 많고 하버뷰가 제대로인 호텔로 잠정낙점.

구룡반도에서도 침사추이 바로 근처는 아니라서 교통이 좀 불편한게 최대 단점이었는데

여행2일차부턴 택시만 타고 다니면서부터 그 단점마저 없어졌다. ㅋㅋㅋ

 

그리고 8박이나 예약해서인지 방을 다 업그레이드를 해줬는데

아주 제대로 만족!! 와 진심 내가 묵었던 방중에 역대 최고였다. 

 

 

 

 

호텔 바로 앞에 이렇게 바다가 펼쳐지는 최고의 입지.

 

 

 

4개방을 예약했지만 각자 업그레이드 된 방의 구성은 조금씩 다른듯 했다. 그중에 우리방이 최고였음ㅋㅋㅋ  

방에 들어서면 널찍한 장식장과 식탁, 주방과 응접실이 있고

 

 

거실 너머로는 넓찍한 통유리로 오션뷰.

 

욕조딸린 화장실 두개와 복도를 지나서 안으로 들어가면 침실이 있다. 아마도 준 스위트 정도는 되는것 같다.  

공간이 한눈에 다 보이지 않는다니, 놀라워 ㅎㅎㅎ

 

 

그렇지만 방을 업그레이드 해준 댓가인지 미니바가 없었음. 첫날은 그나마 물이라도 주더니 둘째날은 그것도 없었음..

 

 

이것이 방뷰.

바다 위에서 신선놀음하며 잠드는 기분이랄까.

 

 

 

 

 

아침이 되면 이렇게나 눈부신 , 빛이 가득한 방이 된다. 정말 황홀함.

자다가 잠깐 눈을 떴는데 동이 터오는 걸 보면서 '아 너무 예뻐서 사진 찍어야 겠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듬.  그래서 동트는 사진은 없다 ㅋㅋ

 

 

 

 

# 점심

 

짐을 풀고는 나와서는 곧 점심 먹을 곳을 찾았다.

첫날 저녁, 둘째날 점심, 둘째날 저녁 모두 현지 측 벤치마킹 파트너들과 식사 약속이 있어서

우리에게 주어진 몇 안되는 귀한 자유 식사 시간이었다.

그러나 결단력 있는 인솔자가 없는데다 배가 고팠던 덕에 우리는 가까운 지하철역까지도 가지 못한 채.

호텔서 두블럭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다.

 

Cafe de coral 이라는 홍콩식 패스트푸드 식당 인데,

가기전 홍콩 여행정보 포스팅에서 몇번 봤던지라 내가 추천했는데, 결과는 쏘쏘.

사실 나 나름대로는 타국에서 첫끼에 이정도만 해줘도 선방한건데, 같이 가신분들의 연배(?)도 있고 그분들 입맛에는 약간 부족했던 듯?

 

 

 

# 왐포아 MTR역

 

몇달 전에 우리 호텔 근처에 지하철 역 하나가 개통되었는데 최신판 가이드북에도 안나와있길래

출발전에 홍콩 지하철 MTR 사이트에까지 들어가 노선과 역을 확인하고 미리 적어갔는데

불행인지 다행인지 정말 딱 한번 이용하게 된 웜포아역.

 

나 나름대로는 호텔의 불편한 교통을 대체할, 페리나 지하철 트램등 많은 걸 미리 연구해 갔지만 허무하게 기승전택시로 귀결 ㅋㅋㅋㅋ

 

 

 

 

# NATHAN ROAD

 

네이든 로드. 구룡반도 프린스에드워드 역부터 침사추이 역까지 쭉 뻗어 있는 가장 홍콩다운 길거리.

우리는 야우마테이역에서 내려서 아래 침사추이까지 쭉 걸어가면서 분위기를 좀 구경하기로 했다.

 

 

 

 

대나무로 축을 세워 공사한다는 홍콩 특유의 건물공사법도 구경하고

 

 

나름 주상복합 건물들의 상점을 들락거리며 걸어가는 길.

 

 

 

길가다 지칠때쯤 유명하다는 망고빙수가게 허유산에 들러 빙수 삼단콤보도 맛보고

 

 

나름 즐겁게 관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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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친한 친구 둘과 와도 여행지에 오면 싸운다는데,

생판 첨 보는 사람들끼리 그것도 여섯이나 왔으니 온전히 무탈한 여행이 될수 있겠나 .

벤치마킹과 자유일정이 막 뒤섞여 있어서 애매한데다, 가이드도 없어서 우왕좌왕하는 우리들.

각자 어느정도는 여행에서 포기하는 부분이 있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난관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네이든 로드를 걷다가 지하철 한정거장쯤 왔나. (생각보다 한정거장이 길긴 했다) 앞으로 두정거장정도 더 걸어야 하는데,

그만걷자 파 vs 앞으로 점점더 본격적인 네이든 거리인데 계속 걸어야 한다 파 등장!!

하지만 '계속 이리 걷는거냐''걷기수행하냐' 등등 그만걷자파의 수장격인 홍과장님의 의견이 꽤 지속적으로 강력한지라  ㅋㅋㅋ

우리는 나름 타협안으로 이층버스를 타고 네이든 로드를 통과하기로 결정.

 

아무거나 직진차를 잡아탔는데 우연히 이층 맨 앞자리에 사람이 하나도 없는거!

탁트인 전경이 꽤나 시원스럽고 볼만하여 다들 환호를 질렀다. (사진만 봐도 다들 너무 신남)

 

 

 

 

 

빛반사가 좀 있긴 하지만 이정도로 예쁜 뷰를 제공한다면 만족스러움!

 

 

 

 

 

# 헤리티지 1881

 

1881년부터 홍콩 해양 경찰 본부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현재 고급 쇼핑몰 헤리티지 1881

침사추이 하버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만날수 있다.

 

 

 

 

산처럼 쌓은 아파트 같은 건물만 보다가

갑자기 고풍스러운 유럽식 기둥건물을 보니까 신기방기 . 빅토리아 양식이라고 하네용

 

 

'한국 여자여행객의 홍콩 사진성지' 답게 사진 찍는 사람들로 우글우글.

현지에서도 인기 폭발인지 결혼식 사진 찍는 커플만 해도 뻥 안치고 한 열커플쯤은 본 것 같다.

 

딱 봐도 우아함과 고풍스러운 구성미가 철철 넘치는 곳에서 우리도 첫 단체사진!

 

 

 

 

 

 

 

 

# 하버시티

 

홍콩섬에서의 저녁약속을 앞두고 한시간여정도 자유 쇼핑 시간을 가지러 들어간 하버시티 쇼핑몰.

아케이드, 터미널, 오션센터 등 많은 건물이 미로처럼 연결되어 700여개의 상점이 있다는데 

명품 샵도 많고 구경할 데도 많다지만, 몰은 역시 내 적성이 아님. ㅎㅎㅎ

한 두층 보고는 시들해져 항구쪽 벤치에 나와 있자니 언니둘이 짠것처럼 같은 곳으로 모여들어

사진이나 찍고 놀았다 ㅋㅋㅋㅋ

 

덕분에 휘황찬란한 하버시티 쇼핑몰 사진은 하나도 없고 흐린 항구 사진과

뽀샤시 앱으로 필터칠한 셀카 사진밖에 없는건 자업자득 ! ㅋ

 

 

 

 

 

이제 저녁 먹으로 홍콩섬으로 고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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