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트렁크 하나씩 끌고 경성앞까지
군단처럼 걸어가던 안개낀 조용한 상쾌한 설레던 순간.
다같이 네명이 다 몸통만한 가방을 끌고 가는게 조금 부끄럽지만 뭐 어때.
이 순간이 그동안 우리 가족이 고대하던 그 여행의 출발.
작년 오빠 없이 떠났던 터키 여행의 아쉬움을 채워줄 그 순간.
그러니 이 장면이 사진처럼 각인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아무리 비행기 내 와인이 무료라지만
서울 -파리 오면서 네명이 시켜먹은 와인만 10병이나 된다는 건,
주정뱅이들이 아니고서야.
화이트와인 4병, 레드와인 6병
받아놓고 미처 못 마신 2병은
다음 비행기까지 가져가려다 경유 짐검사때 걸려서
아빠가 보안검색대에서 원샷했다. 허허
술과 함께 하는 여행
슬슬 실감나기 시작ㅋ
샤를 드골 공항 환승 기다리는중.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가기 전에 미리 정해야 싶었던 것들이 있었다.
미리 정해놓은 다음 사항들.
1. 가족 구성원들 개개인의 주장 및 취향을 균등히 존중해줄것.
2. 너무 아끼다 여행의 질이 하락하지 않게 한끼 식사의 대략적 금액을 정해놓을것
(구체적으로 2일에 한번 인당 사만원정도의 디너로 아주 어렵게 합의)
3. 이틀에 한번씩 조식시간에 (반강제) 감상 발표
어쨌든 일단 출발하면 더 원활한 여행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 믿는다.
새로운 장소에서 얻는 유쾌함이 기분을 업 시키는 것은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모두 해피하다는 걸 알기에
서로의 노력이 자동 동반되기 때문이다.
공항버스에 짐을 싣고 니스 공항을 출발할 때쯤
밖은 약간 어둑해져 있었고,
방금 내린 비로 습기가 좀 서려 촉촉했다.
한 도시에 첫 발을 내딛어 호텔까지 가는 길은
그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가장 맨 얼굴로 다가오는 때이다.
아무런 편견도 없이 그저 눈으로 코로 와 닿는 , 도시의 냄새를 만끽하는 순간.
해변이 펼쳐지며 영국인의 산책로라는
'프롬나드 데 장글레' 가 나타났다.
유럽의 많은 유명인사들이 그렇게 사랑했던 니스의 해변가.
짱짱한 햇빛이 아니라서, 이곳이 니스라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하지만 어둑하고 촉촉한 가운데서도 난 느낄 수 있었다.
약간 화려했던, 니스의 첫 냄새.
'Travel > Franc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술가의 마을 생폴드방스 (5) | 2013.12.01 |
---|---|
남프랑스 여행의 시작 (4) | 2013.11.24 |
남프랑스로 떠난 가족여행 첫번째 이야기 (2) | 2013.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