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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인식이 높은 사람은 특정 분야에 인식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품어서 그들도 그렇게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다른 이들을 높여주면서,그들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면서, 그리고 천천히 알려주면서 되게끔 해야한다. 지적질만 하거나 결과로 말만 하는건 누구나 한다. 본인의 뛰어난 인식의 결과물을 으스대거나 남을 비난하는 것에 쓸 시간이라면 차라리 예술의 방식으로 표현해라.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더보기
소개팅 사건 몇주 전 아는 언니의 소개팅을 하나 주선했다. 언니와 오랜만에 점심을 먹으며 근황토크를 하던 중에 올해는 무슨일이 있어도 결혼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선뜻 먼저 제안을 했다. 예전에도 남편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끼리 생각했던 매칭이긴 한데, 굳이 요청하진 않으니 접어두었던 안이었다. 평소에도 세상 쿨한 언니는 별 조건을 걸지 않았다. 대머리가 아닌 유복하고 유쾌한 남자면 되었다. 남자분은 신랑의 첫 직장동료(형)이었던 분이다. 연락하여 의사를 물었더니 지금은 잠시 일을 쉬는 중이라 했는데 소개팅 시켜주기엔 좀 애매한가 싶어 언니에게도 물어보니 괜찮다 하여 진행했다. 나이가 비슷한 것만으로도 언니는 맘에 들어했고, 만나기 전 주고받는 말이 느낌도 좋다며 좋아했다. 만나는 날 연락이 왔었다... 더보기
아침상 차려주기 남편은 교대근무라 4일에 한번씩 아침출근을 한다. 휴직 이후엔 남편의 주간 출근날엔 되도록 아침을 차려주려고 하는데 이것이 내가 출근하지 않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신랑이 말한것처럼 4년간 남편이 격일마다 아침에 차로 데려다 준 것에 대응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하고 싶은 것인지 어쩐지 잘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꺼이 하는 일이란 것이다. 그간도 사실 하곤 싶었다. 되도록이면 아끼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인데, 내 몸이 고단하면 그렇게 잘 안 되는 게으름 때문에 못했던 것이다. (맞벌이는 정말 그런 면에서 어렵다) 그러나 시간에 쫒기지 않고, 심지어 출근후에 다시 난 자도 되니까...! (세상에) 그 삼십여분을 내어 아침을 차려주었을 때 그와 나의 기쁜 기분 그것이 훨씬 즐겁다. 7년만에 신혼.. 더보기
머리카락이 건조해도 괜찮은 이유 (feat 겨울철에 린스 안하면 낭패인 이유) 2021.01.17 - [Journal & Pic/ Life2] - 겨울철에 린스를 안하면 낭패보는 이유 어렸을 적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지성을 자랑하던 내 머리카락은 지각한 출근날 아침에 샤워는 포기할지라도 머리는 반드시 감아야 하는 양보할 수 없는 그 무언가였다. 야간기차 타고 도착한 새벽 겨울 러시아에서 체크인도 못하는 호텔 화장실 문 잠그고 3분만에 찬물에 머리감은 화려한 이력도 있었더랬지. 화장은 포기해도 머리감기는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람답게 다니려면- 임신을 하고 나서 몇가지 몸의 변화 중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건조해졌다는 것이다. 임신 15주가 넘어갈 무렵이었나, 피부와 머리카락이 대체적으로 건조해졌다는 걸 처음 인지했는데 피부는 뭔 화장품이라도 집어 듬뿍 발라 무마해본.. 더보기
임신일기 2 - 난임병원 첫번째 이야기 20대 무렵에는 내가 난임병원에 다니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 약골 체질도 아니었고, 늘 잘 먹고 잘 자는 케릭터였으니까. 심지어 약사셨던 아부지는 어지간한 아픈 증상에도 병원은 커녕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으니 기다리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목감기처럼 염증이 분명한 경우에만 집에 있는 오래된 약통 (약국시절부터 갖고 있는, 통안에 든 알약 수량이 어마무시한, 아마 몇백개 타블릿은 너끈히 들어있는 엄청 큰 약통)을 꺼내어 항생제를 주시는 게 고작이었다. 은행에서 세번째 지점으로 옮길 무렵쯤, 나는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로 결혼을 했고, 그때 그 지점은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곳이었다. 난 당연한 수순을 밟듯이 근처 산부인과에서 산전검사를 했고, 배란테스트기를 동원하여 날짜를 맞추곤 했다. 그러.. 더보기
망원동 초콜릿 샵 - 카카오다다 cacaodada 망원동에 이사오고 나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조그마한 고퀄 맛집들이 많다는 것이다. 카카오다다는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초콜릿가게. 단순 초콜릿가게라고 하면 이집에서 좀 속상할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무려 이렇게 많은 국제대회의 상을 휩쓴 , 범상치 않은 초콜릿을 파는 곳이기 때문이죠. 세계 각지의 카카오농장에서 엄선한 카카오빈을 직접 볶고 갈아내는 과정을 통해 빈투바(Bean-to-Bar)초콜릿을 만든다고 소개가 되어있는데, 빈투바는 cacao bean to chocolate bar, 그러니까 재가공 과정 없이 직접 카카오콩으로 만든 초콜릿바를 의미한다. 몰랐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초콜릿들은 외국의 초콜릿을 대량으로 사와서 다시 녹여서 바를 만든다네? 아마 대량공정의 효율성과 가격을 생각해서겠지... 더보기
드로잉 원데이클래스 - 아크릴화 그리기 휴직하고 하고 싶었던 취미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림 그리기였다.재작년에는 물감을 사서 수채화를 끄적거려봤고, 작년에는 펜을 사서 어반드로잉을 해봤는데 둘다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으나 너무나 혼자서 노하우도 없이 고군분투하는 것. 그래서 휴직 후 몇달의 시간이 나면 원데이클래스나 3-4번 초급반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집근처에도 클래스가 여럿 있어서, 가까운 곳에 적당히 예약을 했다. 신청 후 무엇을 준비해야하냐 물었더니 스케치를 미리 해준다고 그릴 그림을 보내달라고 한다. 무슨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그때부터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는데, 생각을 계속하다보니 문득 무엇을 그릴지를 고르는 것은 무슨 그림을 구매하느냐 결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었다. 펜과 .. 더보기
사과양과 만남 며칠전 오랜만에 사과양을 만났다. 임신정도의 소식을 알려야 만날수 있는 레어템 그녀.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그녀의 언변은 여전했다. 화끈하게 사는 밥도 역시. 세시간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꽤나 많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소식도 많이 알게되었고, 이제서야 알게되어 부끄럽고 미안한 일들도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그런 생각에 잠겼다. 지난 달 식빵이가 찾아온 것도,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사과양을 만난 것도 그동안 친구들이 나에게서 멀어진 게 아니라 내가 그녀들에게서 멀어졌구나 하는 것. 아이를 갖지 않은 집이 아이를 가진 친구와 어떤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갈지 시시때때로 어색해지는 것. 그만큼의 포용력을 적극적으로 갖추지 못하는 것. 몇년만에 만나도 편안함을 기반으로 깊은 이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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