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문장수집가

비뚤어진 자유론

(중략)

“노동자에게 일할 자유”를 말하며 주 52시간 근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자의 시간을 빼앗는 착취를 노동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유’로 둔갑시킨다. 누군가는 “최저임금보다 낮은 조건에서도 일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을 언급하며 최저임금이 높아서 고용이 안 되는 것처럼 말했다. 물론 사람이 너무 절박하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뭐라도 할 수밖에 없다. 그 절박함은 낮은 임금과 불안정한 일자리에서만이 아니라 신체를 변형시키고 심지어는 목숨을 위협하는 상황에서도 일을 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이것이 개인의 ‘선택’인가. 이것이 일할 ‘의사’인가. 저소득 계층을 그렇게밖에 살아갈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면서 마치 개인의 주체적 선택인 양 호도한다. 이런 말들은 선택의 자유가 없는 사람들의 현실을 개인의 선택으로 위장한다. 빈곤 계층이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 계층에게는 자유를 행사할 선택지가 애초에 주어지지 않는 구조이다. 가난한 이들에게서 자유를 박탈하면서 그들이 자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왜곡한다.

(중략)

- 이라영, 한겨레

  • BlogIcon namit 2022.01.29 20:41 신고

    갑자기.. 신경림의 시, 가난한 사랑 노래 가 떠올랐어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내 볼에 와 닿던 네 입술의 뜨거움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네 숨결
    돌아서는 내 등 뒤에 터지던 네 울음.
    가난하다고 해서 왜 모르겠는가,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이 모든 것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