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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임신일기 8 - 몸의 변화 (임신 후기)

21.5.2 (8개월, 29주 3일)


계속해서 달라지는 건 태동의 세기가 가장 명확하다. 29주차에 접어들었는데, 책을 보니 양수의 양이 가장 많은 것이 28주이고 (약 1L) 그 이후로 양수는 점점 줄어드는데 (800ml) 아기는 점점 커져서 뱃속 공간이 좁아진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아기는 공간확보를 위해 뱃가죽을 더 밀고, 마치 배의 피부 바로 아래쪽에서 덤불을 헤치며 다니는 탐험가마냥 방향성 있게 요동을 친다. 예전에는 그냥 불가역적인 당김음 같은 기분이었다면 이제는 의지를 가진 방향성이 있는 생명체 같은 기분.


21.5.19 (8개월, 31주 6일)


저녁먹고 소파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배꼽 윗부분이 팽팽해져서 손가락을 갖다대기만 해도 아프다. 급체한 것처럼 싸르르한 통증이 느껴지는데 이리저리 돌아누워봐도 해결은 안되고 계속 불편하기만 하다. 갑자기 겁이 덜컥 난다. 이게 30주 들어서면 새로 생기는 현상인가. 근데 간혹 느꼈던 배뭉침은 이런 느낌은 분명 아니었는데.. 이건 가진통과 비슷하다는 생리통 느낌도 아니다. 그냥 경험상 딱 급체의 느낌

그러나 임신한 몸에는 어떤 통증이든 두려운 건 사실이다. 응급일 수도 있고, 어지간하면 약을 쓸수도 없기 때문이다. 체한 거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 배를 살살 쓰다듬으며 인터넷 카페를 열심히 뒤지기 시작했다. 키워드는 배꼽 통증, 배꼽위통증, 답답한 느낌 등등. 가스가 차서 그렇단 얘기도 , 혹시 모르니 병원에 연락하라, 진통의 주기를 재라는 말도 있다. 뭐가 맞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화장실에 실패하고 나오니 남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아직도 그렇냐 묻는다. 늘 척척박사였던 남편이 임신과 출산에는 영 자신감이 없어보이는 것이 내게는 좀 어색하다. 내가 계속 체한 느낌이라 했더니 그가 아파트 단지를 좀 걷고오자 했다.우리의 저녁이 좀 급하고 기름지긴 했나보다. 그도 배가 계속 부르다고 하는 거 보니.

단지를 세바퀴쯤 걸으니 선선하고 기분도 좋아지고 배도 좀 괜찮아지는 것 같다. 역시 소화불량이었나보다. 충분히 가라앉았지만 몇바퀴 더 걸었다. 이것이 정답이었네. 이렇게 경험치가 또 일플러스 되었다


21.5.27 (9개월,33주 0일)


신물이 올라온다고 해야하나 목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어쨌건 위액이 역류하는 현상일 것이다. 역류성 식도염 같이. 아기가 뱃속에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 그 와중에 난 밥을 꾸역꾸역 먹으니 자리없는 위장과 소화액이 만드는 콜라보 현상.

목이 타는 증상은 임신 후기가 되면 대부분 생기는 현상이라고 하여 나 역시 언젠가 겪을 줄은 알았다. 위를 비롯한 소화기관은 내게 늘 취약한 부분이기도 했으니. 똑바로 누워 있으면 불룩 나온 배가 얼굴쪽으로 내려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아 상체를 좀더 높게 누웠더니 좀 나아졌다. 제일 좋은 건 눕기 전엔 소식하고 소화가 된 뒤 누우면 심해지기 전에 얼른 잠드는 것이겠지.

그래도 이 현상이 아직까진 심하게 힘들지는 않다. 그런 느낌이 들면 일어나 움직이면 좀 낫고하니. 그리고 위의 위치를 고려하면 왼쪽으로 누울 때 조금 낫다고 하고, 혈류 때문에라도 왼쪽이 좋다니 여러모로 왼쪽으로 돌아눕는 습관을 들여야겠다. 앞으로 50일 가량 증상이 심해질 일만 남은 건 좀 두렵지만 아직까진 참을 만 하다.


21.5.31(9개월, 33주 4일)


45일정도 남았다. 역류성 식도염은 3-4일 전까진 조금 걱정될 정도이더니 이젠 괜찮아졌다. 내내 그러면 양배추즙을 사먹어야되나 식사를 조금 양을 줄여야 하나 했는데, 어제 그제는 영훈 친구 부부가 와서 많이먹고 어제는 오빠네랑 더 많이 먹었는데 괜찮았다. 급히 먹고 눕는 것만 좀 조심해야지.

바닥에 앉아서 뭘 하는 것이 쉽지 않은 지는 좀 됐지만 (방바닥에 앉아서 물려받은 옷가지 분류하다가 배가 눌려 답답해 토할뻔 했다) 며칠전에는 테이블에 앉아서 장시간 컴퓨터를 하는 것도 꽤나 배가 답답하여 쉽지 않은 걸 느끼고 암담해졌다.그래서 자꾸 몸을 펴느라고 소파에 하늘 보고 눕게 되고 그럼 핸드폰만 하고 티비나 보다가 잠이나 자는 패턴이 완성된다.

어제 (친)오빠네 집에 가니 오빠가 두려운 심정은 없냐고 물었다.혹시라도 출산 전에 걱정이 크거나 우울하거나 하면 본인이 말벗으로 도울 수 있다는 오빠의 염려는 내게는 아직 괜찮은 듯 했다. 딴 건 괜찮은데 남편의 야간 출근날이 좀 걱정된다 했더니, 이제 차도 샀고 하니(오빠는 최근 한달 사이에 면허를 취득하고 새차를 뽑았다)그때까진 잘 연습해 비상상황은 본인에게 맡겨 달라고 하길래 참 고마웠다. 믿을만한 운전 실력은 아니니 택시를 부르겠지만, 그말은 아껴두었다.


21.6.7 (9개월, 34주 4일)


배가 슬슬 땡긴다. 아기가 커서 움직일 때 방향성이 잘 느껴진다. 손은 위로 발은 아래로 이런 식으로 움직이면 좁은 뱃속 안에서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하니 배가 땡길 수 밖에. 그래도 아직 갈비뼈가 아프다거나 발차기에 놀라 잠을 깬적은 없다. 잠을 자기 전에는 배가 좀 땡겨서 이리저리 돌아눕기도 하지만 한번 잠을 자면 어지간해선 깨지 않는다. 아침에도 열두시까진 충분히 자고 오늘 아침도 남편 출근길 아침상을 차려주고 다시 누워 12시까지 잤다. 알람이 세번이나 울렸는데 오후 두시 요가를 예약하지 않았다면 아마 계속 잤을지도 모르겠다.

일주일 열흘새 느끼는 새로운 건, 걷는 것이 길어지면 자꾸 화장실에 가고싶어진단 것이다. 분명 출발 전에 들렀음에도 배가 무거워지고 출렁출렁하는 것이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리라. 지하철이나 차를 타고 멀리 돌아다니는 것이 아직 어렵진 않지만 그 이후 익숙치 않은 공간에서(화장실 위치가 파악되지 못한) 얼마가 걸릴지 모르는 걷기는 조금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1.6.11(9개월, 35주 1일)


요새 테니스 때문에 낮밤이 바뀌어 잠을 늦게 자버릇 해서인지 부쩍 밤에 뒤척인다. 배가 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베개나 필로우 없이 이불을 뭉쳐서 다리 사이에 끼워서 자곤 했는데 잘 때 너무 덥고 선풍기를 틀어놓아도 어느새 머리에 땀이 흥건하다. 잠이 들고나면 잘 모르지만 잠 자기 전에 한 자세를 오래하면 배가 딱딱해지고 땡긴다. 아마 임신 말기에 가끔 겪는다는 자궁 수축이겠지. 35주가 되었으니 이젠 증상이 안 오는 게 더 이상한 일이다.

이리저리 돌아눕지만 배가 계속 땡기면 한참 누워있다가도 벌떡 일어나 화장실에 들러서 상태를 점검한다. 화장실 가고싶은 기분과 수축이 비슷한 느낌이다. 보통 방광이 조금이라도 차면 수축감이 있고 비우면 좀 풀리는 경험 때문이다.


21.6.15 (9개월, 35주 5일)


손톱이 생각보다 빨리 자라고 자란 손톱이 평소보다 힘이 없다. 마치 젤네일을 떼어낸 후 약해진 손톱처럼. 이것도 단백질 부족현상의 하나인 것 같다. 머리카락에 윤기가 없는 것도 단백질 부족일 것이다. 단백질을 좀 보충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만삭에는 똑바로 누워자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아직 난 똑바로도 누워자기도 한다. 옆으로도 누워자고. 아직 자다가 깬적은 없고, 다리에 쥐가 난 적도 없다. 잘 자면 아기가 잘 큰다는데 , 두부가 제 주수보다 머리와 배가 큰 것이 혹시 내가 너무 잠을 잘 자기 때문일까?


21.6.21 (10개월, 36주 4일)


산전 마사지를 받는데, 관리사분께서 내게 이제부터는 슬슬 손가락 마사지를 자주 해줘야 할거라고 했다. 손목도 그렇고 손가락 발가락 관절이 벌어지고 약해지니 주먹을 꼭꼭 쥐는 손가락 운동을 수시로 하라고.

그날 이후로 인식하게 된 것인지 날로 손이 붓고 있다. 붓기가 심하지는 않지만 희한하게 자고 일어나면 손가락만 아플정도로 퉁퉁 부어있어서 침대에 누워서 가장 먼저 해주는게 손가락 스트레칭이다. 한칸한칸 접어주고 뒤로도 땡겨주고 양손을 깍지끼고 여러번 흔들어주고 나서야 주먹이 쥐어진다. 발은 그래도 아직까지 괜찮은 듯 하다.

원래 자주 붓는 체질은 아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살이 많이 찌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겠지. 생각해보면 체격도 작지 않고 임신기간 중 많이 찌지 않는 것이 다행이고 감사할 일인 듯 싶다. 출산하고 나면 이정도는 금방 빠지겠지 하는 믿음도 있고 의외로 욕심내어 원 몸무게보다 더 빼고 싶은 마음도 요샌 많이 든다. 까짓 거 술만 좀 줄이면 쉬울거 같기도 한데. 임신 기간중 술을 안먹다보니 술자리 폭음과 과식 숙취가 얼마나 불편한 것인지 강제로도 좀 느껴지는 중이다. 과연 출산 후에도 이 마음이 이어질지는 의문이지만.


21.6.25 (10개월, 37주 1일)


더위를 잘 타고 온도 변화에 취약해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손발이 뜨거워졌다는 것이다. 난 원래 수족냉증으로 유명했는데, 손바닥과 발바닥을 내 몸 어디에 대보아도 그보다 뜨뜻한 게 역대급 높은 온도임이 분명하다. 남편은 원래 손이 뜨거워서 늘 나와 온도 차이에 서로 놀리곤 했는데 이젠 내가 더 뜨겁다 하하

소파에 누워있다가도 갑자기 더워져서 참을수 없어지고 선풍기든 에어컨이든 당장 틀지 않으면 머리가 펑 하고 열이 나 뚜껑이 열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리고 가끔 더워서 손으로 머리카락을 그러쥐어 잡고 있으면 마치 맥을 짚는 것처럼 심장 박동이 정수리에서부터 느껴진다. 신비한 경험!


21.6.28 (10개월, 37주 4일)


37주에 들어서니 기분 탓인지 실제로 그런 것인지 배가 꽤 많이 땡기는 느낌이다. 태동이 간격이 조금 줄어든 것 같기도 한데 강도는 더 세진 것 같다. 이정도의 센 움직임이면 좀 겁이 날만도 한 정도인데, 의외로 아기의 움직임이 커진 것은 별로 겁이 나지 않는다. 오히려 뭔가 태동의 세기로 마지막이 다가왔다는 실감이 난다고 해야하나. 배가 센 힘으로 양쪽으로 땡겨지기도 하고 꾸물럭 대기도 하는데 배의 껍질 바로 밑까지 훑고 지나가는 느낌.

의자에 앉아있는 것으로도 불편한 것은 벌써 오래되었고차를 타면 몰라도 혼자 걷거나 버스를 타고 먼거리를 움직여 누구를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것이 사실. 5일전에 상암동에 친구를 만나 점심을 먹었는데 갈때는 택시를 타서 몰랐지만 올때는 첨단산업센터 앞까지 걸어가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까지 거의 한시간이 걸렸다. 버스가 좀 늦게 오고 이거저거 기웃거리며 오는 걸 감안해도 느린 걸음과 조심스러운 운신자체가 가장 큰 요소였다는 것을 부인하지 못하겠다.

요새는 그래서 소파에 누워있는 것이 가장 편한 자세인데 머리맡에 쿠션을 베고 옆으로 비스듬히 눕거나 정면으로 누워있는다. 정면으로 누우면 좀 숨이 막힐 수도 있는데 그건 배 사이즈가 커서 그런지(?) 아직까진 괜찮고 요샌 옆으로 누워있을 때 좀 불편감이 오기도 한다. 갈비뼈 아래로 지나다니던 태동이 이제 갈비뼈에 걸쳐서 오기 때문 같다. 이게 거의 멱에 찬 무렵의 태동 (이제 더이상 공간도 없겠지) 이라고 생각하면 체격과 배 사이즈가 작은 미니미한 친구들의 임신은 이보다 훨씬 힘드리라고 짐작이 간다. 내 임신기간이 수월했던 것은 내 큰 체격 덕분이기도하니 키크게 낳아준 부모님께 감사해야겠다는 생각.


21.7.1 (10개월, 38주 0일)


7월이 되었다. 결전의 달. 휴직할 때만 해도 시간이 언제 가나 했는데 , 어차피 올 시간은 오게 되어있다. 37주가 넘고 38주가 되어서부터는 조금씩 진통 비스무리한 것도 오는 것 같다. 배 뭉침이 가벼운 수준이 아니라 찌릿한 통증을 동반하고 , 아침에도 마냥 편히 자는게 아니고 불편감에 깬 다음에도 일어나서 화장실에 갈 때까지 꽤나 오랜 자세잡기 절차가 동반된다.

산후조리원에 가서 푹 쉬는 모습을 꿈꾸는 것이 왜 필요한지 이해가 가기 시작했고 임신기간이 끝나면 마사지를 조금 받고 싶다고 생각했다 (가격으로 왜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지 자신이 좀 슬퍼졌다) 손가락마디부터 배의 출렁임 그리고 골반의 삐그덕댐까지 나아지겠지만 좀 시원스레 나의 원래 가벼운 몸으로 돌아오는 날을 꿈꾸게 되었다. 고백하건대 그 동안은 임신 상태로 운신 자체가 버겁고 힘들다고 크게 생각하지 않을 정도의 컨디션이었다.


21.7.6 (10개월, 38주 5일)

예정일이 10일 이내로 들어왔다. 7월 15일까지는 이제 열흘. 그마저 당일 디데이를 제외하면 9일이 남았다. 
아침에 일어나 첫 코스로 화장실에 갈 때 그때가 몸이 가장 쳐져 있는 기분이다. 직장인으로서 수많은 출근길에 일어나 늘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그건 대개 수면 부족 때문이었을 거다. 임신 기간 중에는 특히 휴직 후에는 푹 자고 일어나서 대부분 컨디션이 좋았는데 만삭은 만삭인가보다. 만삭은 러프하게는 마지막 두달 정도를 뜻하는 듯 한데 지금 시기 정도면 슈퍼만삭이다. 요맘때 몸이 말짱하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아침에 몸이 쳐지는 증상은 좌우로 돌아누울 때 배가 출렁이는 증상, 골반과 뼈가 어긋날 것처럼 삐그덕 거리는 현상, 그리고 밤새 뻣뻣하게 굳은 손가락 때문이다. 발바닥도 아파와서 슬리퍼도 필수다. 침대나 소파에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자세도 느리고 조심스럽고 걸음걸이 역시 천천히 떼기 시작한다. 조금 지나면 그래도 제 속도를 찾는다.

이렇게 느리면 느린대로 천천히 해도 되는 때가 언제였는지 그것이 가끔 이상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늘 늦어서 급하게 움직이던 내가 다른 세계에 오니 이렇게 느리게 움직이기도 한다니, 그리고 이렇게나 푹 자고 일어나는 (잠이 많이 필요한) 사람이었다니 그간은 정말 사회인으로서 속도를 닦달 당하던 것이 아닌가 돌아보니 참 나도 고생을 했구나 싶은 그런 시덥잖은 생각이 든다.


21.7.8 (10개월, 39주 0일)


일주일 남았다. 예정일 7일 전. 39주 0일이 되는 날이다.

사진을 옮기느라 옷방 컴퓨터에 쭈그리고 앉아 한시간 가량 있었더니 배가 많이 눌리는 기분이 들었다. 문득 아픔이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경험해보지 못한 고통이란 두려운 존재임은 분명하다. 앉아있으면서 느낀 불편감은 이러다 배가 터질 것 같다는 빵빵함과 어느쪽으로 자세를 뒤틀어도 편해지지 않는 괴로움이었다. 유일한 해결책은 일어나 소파에 가서 배를 펴고 하늘을 보고 눕는 것인데 오늘은 한시간도 못 앉아있고 포기하고 소파에 누웠지만 과연 결전의 날 진통에는 열몇시간 동안 그렇게 견딜 수 있을 것인지 내심 두려워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모두가 겪는 일이니 나라고 못 할 것이 없으며 우리 가족을 생각하면 좀더 힘을 내야한다는 다짐이 든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임신증상에 대해 물어봤는데, 일부러도 괜찮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이 그렇기도 했다. 사람들마다 증상도 가지각색이고, 증상에 대해서 불편감을 느끼는 것도 주관적이지만 나의 경우 이정도는 할만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늘 괜찮다고 이야기하는 통에 누군가는 나에게 '임신 체질'이 아니냐고도 말했지만, 그럴 때마다 그 말은 출산일까지 넣어두자고 했다. 그런 말은 섣불리 꺼내는 게 아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예정일에 나올 것인지, 더 늦어질 것인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늦어진다고 하여 조바심 낼 것도 빨라진다고 걱정할 것도 없다. 어떻게 되는가는 모두 하늘의 뜻이고 , 늦으면 늦는대로 이 남은 마지막 조용한 시기를 즐기고 빠르면 빠른대로 일찍 나온 기쁨을 누리면 되는 것. 여건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는 정할 수 있는것만 고민하고 , 정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는 미리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