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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할머니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지난 주말에 오빠네와 함께 강화도에 할머니 뵈러 다녀왔는데 눈에띄게 마르신모습이 너무 맘이 아팠다. 늘 또렷하고 정정했던 우리할머니, 끝까지 집에서 의연하게 마지막을 맞으셨다. 일주일전 나오는길에 오빠가 할머니께 금방또올께요 하던게 너무 거짓말 같았는데 달리 할수있는 말이 없어보였다.나역시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 이외에 할수있는 게 없었다. 엄마는 이게 삶의 한 순간이자 모두가 겪어야할 사이클일뿐이니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했고 아빠는 그날 가족들이 다 모인 가운데 오늘 저녁의 식사가 할머니가 주는 마지막 만찬이라고 했다. 작은고모는 계속 눈시울이 붉었고 하늘은 거짓말처럼 맑았다.
할머니는 판단이 분명하고 옳은 사람이었다. 아무 가진것 없이도 무엇이든 못해낼게 무어냐는 자신감을 가진 분이었다. 많이 말라서 더 작아진 할머니가 누워계시다 숨을 거두셨을때 엄마가 그런말을 해드렸다고 했다. "어머니 이 조그만 몸으로 험한 세상 사시느라 얼마나 힘드셨어요,그래도, 정말 잘 살아내셨어요."
장례식이 시작되고 시부모님이 오셨는데 두달전만 해도 정정한 할머니를 뵈었다고 믿을수 없다고 하셨다. 그땐 강화에서 우리오빠가 결혼을 하던 날이었지. 그때만 해도 할머니는 걸어다니시고 손님들과 말씀도 하시고 사진도 찍고 그랬다.올해초 병원에 다니며 한번 위기를 넘겼던 할머니는 오빠의 결혼식을 치르자마자 급격히 몸이 쇠하셨다. 마치 아꼈던 손자의 결혼식을 기다리시기라도 한듯.
할머니가 그 결혼식에서 시어머니께 "사돈댁, 우리 일로, 잘 부탁해요" 라고 하셨다는 말을 듣는데 참았던 눈물이 왈칵났다. 나도 할머니에게 고마웠다고, 그동안 예뻐해줘서 할머니가 너무 고마웠다고, 어렸을적부터 나에겐 할머니로 첨부터 있었어서 얼마나 소중한 사람이었는지 잊고 살았다고,,그렇게 말하고 싶었다.

우리 할머니, 지금쯤 밝은 곳에서 환하게 웃고계셨으면 좋겠다. 할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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