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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수복과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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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와 '잠수복과 나비' *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 책을 읽다가 책을 읽어주는 것의 매력은 무엇일까 문득 생각했다. 그 흔한 영화 속 장면처럼 우리 부모님은 내 침대 곁에서 책을 읽어주신 적이 한번도 없어서 나는 단 한번도, 누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소리에만 집중하며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기가 답답하진 않을까. 또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해서 책 내용을 귀로 들으며 머릿속에 그릴 세계가 특히 빈약하진 않을까. ** 몇주 후, 장 도미니크 보비의 '잠수복과 나비'책을 읽다가 문득 눈꺼풀을 깜빡여 글을 썼다는 그 속도에 조금이나마 맞춰보면 어떨까 하여 조그맣게 소리내어 책을 읽어 보았다. 한두장 정도밖에 읽지 않았는데도 소리내어 읽는 책이 은근히 매력있게 다가왔다. 쉽게 지나갈 문장..
로크드 인 신드롬 - 한의원에서 요샌 허리가 좀 안 좋아서 한의원에 다니는데 우리지점 옆 가까운 한의원에 가서 점심시간에 침을 맞고 부황을 뜨는 치료를 주로 한다. 한의사 선생님이 짧은 질문을 몇번 던진 후 치료대 위에 엎드린 내 허리를 두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본 후 침을 놓는데 허리에 대여섯개, 발목과 발가락, 손가락과 손등 몇군데에 대수롭지 않게 침을 툭툭 꽂아 넣은 뒤 허리에 뜨거운 원적외선을 쐬어주고 나가시면 나의 말없는 투쟁은 그때부터 시작이다. 바닥을 마주보는 내 얼굴을 받치는 베개는 친절하게도 아래로 뚫린 도너츠 모양인데 그 위에 일회용 위생시트(기름종이 정도의 표현이 적절)를 놓아주어 그런대로 괜찮다. 문제는 침을 놓아 감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는 내 몸인데, 시간이 가면서 이걸 조금씩 움직여야만 하는 고통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