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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태도에 관하여 워낙 유명한 책이어서 기대했는데 나쁘진 않지만 백퍼 와닿지는 못한 느낌이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허지웅이나 정문정의 글이 더 기억에 남는 걸 보니. (물론 정문정도 몇편의 글 이상의 감동을 에세이 집 전체에서 전달해주진 못했지만) 그러고 보면 나는 조금 더 엄격한 문체를 선호하는 것 같다. 이동진의 '기생충' 영화평과 같은 밀도있는 단어의 조합. 그러나 이 책이 꽤 오래전 책인데(2015년작) 최근에 이런 류의 자기 위안 힐링에세이를 너무 많이 봐서 그저그렇게 보이는 것일 수도 있겠다. 당시에 이렇게 솔직하게 '나'와 '관계'를 돌아보는 책이라면 당연히 주목받았을 것 같네. 에세이도 가끔 보면 마음이 말랑해지고 좋은 것 같다. 소설과는 다른 일상 문장의 향연들에 눈이 즐겁다. 좋은 에세이를 추천받아 .. 더보기
버티는 삶에 관하여 - 허지웅 허지웅의 책을 한권 주문해서 읽고 있다. 몇달 전부터 그의 인스타 팔로우를 하고 있는데 가끔 남기는 그의 글이 워낙 여러 주제로 빼곡히 매력적이라 더 읽고 싶은 마음에 책을 사게 됐다. 먼저 읽었었던 ‘살고 싶다는 농담'이 최근 겪었던 암 투병과정과 그로 인한 달라진 인생의 태도를 담았다면, 이 책은 그의 청년기 시절과 성격에 대해 알게 한다. 냉소적이고 비관적인 스타일로 유명한 겉모습을 고깝게 보았던 시선을 거두게 할만큼 그의 글은 설득적이었다. 책은 진지함만 가득하게 무겁지는 않았다. 특유의 시니컬한 유머와 언어적 유희가 섞여있기 때문이겠지. 그렇지만 가볍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솔직하게 개인사를 전부 쓴 것이 대단하게 보였다. 치부라 생각하면 하지 못할 일이다. 이만치 바닥까지 털어놓지 않으면 그의 .. 더보기
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허지웅님에 대한 편견이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행자언니가 전에 같은 책에 대해 리뷰를 했을 때 댓글을 달았었더랬다."허지웅씨의 글은 매력적인데 또 한편 질투나게끔 하는 양면성이 있는 거 같아 선뜻 안 집어들게 되더라. 왜 약간 넘사벽인 작가들의 글은 권위를 인정하고 그렇군요 끄덕끄덕 하는데 , 자칭 평론가들의 글은 권위를 스스로 부여한 것 같은 기분이라 “네가 왜?” 하는 기분이 먼저 든단 말이지. 근데 이번에 건강문제로 삶의 바닥까지 딛고 돌아온 걸 보니, 그에게 없던 권위가 생겼달까. 한마디한마디가 허투루 보이지 않더라고. 이렇게 생각하는 나 겸손치가 않은 것 같은데 그게 맞나요?" ​그러나 이번 책을 읽으면서 무려 50개의 문구를 캡쳐한 나 , 뭔가요? ㅋㅋㅋㅋㅋ ​아마도 이번부터 내가 자의적으로 .. 더보기
책, 이게 뭐라고 - 장강명 에세이 밀리의 서재를 구독했더니, 이런저런 작가분들의 책을 마음껏 들춰볼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장강명 작가님은 ‘책 읽어드립니다’ 에 패널로 나오셔서 알게 되었는데, 책을 보는 건 처음이다. 인류를 사랑하는 건 쉽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건 어렵다’는 명언이 있다. 내 기억에는 버트런드 러셀이 한 말 아니면 《피너츠》에서 스누피의 대사다. 어쨌든 나는 이 말에 썩 동의하지 않는다. 인류와 인간을 동시에 사랑하는 건 어렵다. 그러나 어느 한쪽만 사랑하는 것은 가능하다. 인류를 사랑하고 인간을 미워하는 것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인류를 미워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아주 더. 굉장히 더. 쓰는 장강명과 말하는 장강명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 -에세이 중 김영하님과 김연수님과는 또 다른 내성적이고 시니컬한 면이 좀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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