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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날 닮아 잘 자요 가끔 아는 언니 동생들이 연락와서 아기는 잘 기르고 있냐고 묻는다. 한 언니는 그 시절의 자기는 거의 좀비였다고 했고, 또 한 친구는 2년이 넘도록 새벽에 두세시간마다 깼다고 했다. 기적이 온다는 백일까지는 잘자고 잘먹으면 그것으로 백점짜리 아기라고. 그때마다 난 '아기가 날 닮아 그런가 잘 잔다'고 대답하곤 했다. 우리 아기는 신생아시절이 갓지난 한 45일 무렵, 그러니까 9월 들어선 첫 날 밤잠 8시간을 기록했다. 그날 새벽에는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 미동없이 잠자는 아기의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대보았지. 그날을 기점으로 하루가 다르게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날은 6시간 5시간 7시간. 불규칙 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초반엔 10시 가까이 되어 재우다가, 재우는 시간이 8시쯤으로 좀 일러지.. 더보기
우는 인간 제3의 인물은 과연 어떤 인간으로 자라날 것인가. 아직은 그 어떤 다른 수식어를 붙일 수도 없이 그저 우는 인간이다. 누가 내 애는 울지도 않을 것 같다고 했나. 임신 중 우리 부부조차도 우리 애는 얌전하겠지? 라는 막연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왜죠? 누가 뭐래도 아기는 운다. 밑도 끝도 없이 우는 생명체에 대처한 경험이 난 별로 없다. 1. 신생아의 울음은 몇 안되는 상황밖에 없다고 했다. 배가 고프거나, 기저귀가 젖었거나, 졸리거나, 지겹거나, 너무 산만하거나 명확한 알고리즘이 있으니 어떻게 보면 쉬운 일이다. 다섯가지 조건을 하나하나 점검하면 답이 나와야 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답은 늘 쉽지만은 않다. 2. 임신 전에 식당 같은 데서 엄마가 애를 울리면, 남편은 한 번씩 꼭 돌아보곤 했다. 징징.. 더보기
인간은 선하게 태어나는 것이 확실하다 예전에 난 아기를 볼 일이 별로 없었다. 더군다나 이렇게 작은 신생아는 거의 처음 보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러니 이전의 내가 아기에 대해서 뭔가 말했었다면 다 모르고 한 말임이 분명하다. 며칠째 아기와 가까이 지내다보니 아기를 점점 더 사랑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왜 어린 아이들을 보면서 천사같다 하는지, 아이는 선하다고 하는지 알 것 같은 기분이다. 배가 고프거나 졸리거나 안아줄 엄마를 찾는 것 말고는 다른 욕망이 없는 아기는 순수함과 심플함 그 자체다. 세상에 순수한 인간을 만날 일이 잘 없는 내 나이쯤 된 사람이 그런 순수함을 목격하는 일은 감동적인 일이다. 사람이 태어날때부터 선하니 악하니 이야기들 하지만 막상 태어난 아기를 직접 이리 보자니, 이 아이가 무슨 다른 뜻이 있어 악의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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