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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달리기 하여 실행력을 갖춘김에 쓰는 일기 트렌디하게 미니멀리즘까지 들먹일 필요없다. 궁상맞게 쌓아둔 물건들을 버리자. 오늘 만약 주변을 정리한다면, 아니 그게 좀 거창하면 나라를 떠나거나, 회사를 떠난다면, 집을 이사한다면 뭐든 좋다. 어떤식으로든 외부요소에 의하여 정리를 하게 된다면 내가 추릴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돌아보자. 시간이 나면 해야지. 그렇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바로 그것들을 지금 하자. 오늘이 바로 그것을 할 날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그렇게 깔끔한 기분으로 살수 있다. 정리된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 얼마나 즐거운지. 정리된 화장대를 보는 기분이 얼마나 깔끔한지. 등떠밀려 살았던 직장인 시절에 못했던 일들. 지금은 가능하다. 시간 날 때 기어나가거나 뻔한 티비를 보거나 인터넷을 보지 말고 아래 일들을 해보자. 그러지.. 더보기
아기와 노래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시간이다. 자장가에 익숙해진 것인지 아기도 노래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직 확실친 않지만 노래를 불려주면 울던 아기도 조용해지는 건 분명하다. 내가 늘 좋아했던 노래부르기를 이 때에 원없이 해볼줄은 몰랐다. 아기는 노래를 듣고 불안을 잠재우고 조용해지고, 나는 힐링이 된다. 2. 처음에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부르시던 섬집아기로 시작했는데, 그 노래를 듣고 난 뒤이어 등대지기, 보리수, 선구자, 봄처녀가 생각이 났다. (왜 주로 가곡이죠) 그리고 몇가지 동요도. 동요 가사가 가물가물하여 찾아봤더니 '초등교과서'란 카테고리로 많은 노래가 나온다 그래서 요새 완성된 최근 목록 보리수 / 등대지기 / 선구자 / 겨울나무 / 노을 / 아기염소 / 고향의 봄 .. 더보기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너 요새 아기는 부쩍 애착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아침에 깰 때 혹은 낮잠을 깰 때 침대에 가까이 들여다보면 여지없이 활짝 웃는 표정으로 날 반기는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으면 아기는 자기의 두 손으로, 내민 내 손을 양쪽에서 움켜쥔다. 그리고 자기 얼굴로 갖다대곤 눈을 감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얼굴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것이다. 본능적인 이 행동이 얼마만큼이나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인지. 그 해사한 표정과 따뜻한 고사리같은 손에 잡혀본 자만이 알 수 있다. 더보기
오랜만에 교외 마트 쇼핑몰이 금지된 지 두어달만에 나오기도 했고, 갑작스런 건강 염려증이 일단락 된 후로 나오기도 했고 그리하여 마음가짐이 좀 남다른 것 같다. 복작거리는 동네 골목에서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탁트인 아울렛이 (오버 좀 보태) 영미권에 여행온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공간의 매장을 둘러보는 것이 여유있는 기분이다. 얼마나 자주 왔던 아울렛인데 새삼스레 이런 기분이라니. 아무리 집에서 음악을 틀고 집안 정리를 하고 한강을 내다보아도 부족한 것은 이런 것이다. 바람과 공간. 주로 쇼핑에서 쾌감을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맘에 드는 모자를 하나 산 것도 좋았다. 그간 필요하다 노래는 불렀지만 구매 시도는 성인이 된 이후로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두산베어스 모자는 빼자) 그간 왜 그렇게 시도조차 해.. 더보기
애가 나에게 너무한다 싶은 순간이 오면 애가 나에게 너무한다 싶은 순간이 오면 그건 애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번아웃이 되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잠과 체력이 부족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 갑자기 못 견딜 것 같은 기분이라면 꼭 몸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마음의 문제랴, 가능한 마음을 다잡고 달리 먹어보려하지만 잘 안될 때는 스스로에게 자책하지 말고 인정해야 한다. 평소같은 옹알이도 견디지 못하고 소음으로 느껴질 때는 잠시 떨어져 있어야 한다. 부모의 편안한 마음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 더보기
연말정산 때문에 집앞 지점에 갔다가 팬을 만났다 뻘쭘하게 은행 직원 공간 뒷쪽 구석에 스캔피씨 쓰고 연말정산 서류를 인사부에 전달해주십사 근처 있던 직원에게 행낭 봉투를 건넸다. 첨에 쭈그리고 컴퓨터 쓸때는 이상하게 쳐다보던 직원이 봉투에 쓰여진 내 이름을 보고는 화들짝 놀라며 “어머 윤** 과장님이세요?” 라며 말을 걸었다. 나의 지난 역사인 외센과 충정로도 알고 있는 이아이는 자기 신입 때 내가 강의 연수도 하러 왔단다. 나는 모를 테지만 자기는 안다고. 휴직은 언제했냐 첫째냐 둘째냐 묻는 것이 어색했지만 사실 좀 반가웠다. 들어갈 땐, 업무적으로 이름만 알고 있던 한 차장님한테 "저 아시죠?"하고 사원증 들이밀고선 반응이 시큰둥하여 뻘쭘했는데 나올 땐 조금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나왔다. 아주 조금 아주 조오금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 더보기
쉽게 설득 당할지라도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 지인에게 선물을 하려고 덴마크산 꽃병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직구를 하기엔 일정이 촉박하여 3일이면 배송해준다는 국내 공식 판매처를 찾아 회원가입까지 하고 주문했다. 며칠 후 박스로 배달되어 온 걸 뜯어보았는데 이런, 화병 박스가 구겨지고 더럽혀진 것은 물론이고 새것이라 하기엔 택도 없고 지문도 덕지덕지 묻어 좀 중고 같은 느낌? 근데 이것이 그릇을 판매하는, 특히 상품 검수차 여러 번 박스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그런 것들의 특징인지 (브랜드 있는 그릇가게에서 포장해줄 때 상상을 해보면 그렇다) 고민이 됐다. 그렇지만 오프라인에서 여러 사람 손 닿은 상품조차도 정품 스티커는 딱 붙어있는 편인데, 이건 새 상품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인 1센치가량의 스티커마저 떼었다 붙여낸 흔적이 있는 것이다. 선물용.. 더보기
아껴주세요 무릎에 누워 우유를 받아먹는 아기를 보고있자니 아기는 정말 한없이 작고 연약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왜 결핍의 어른들이 이런 작은 아이에게 학대를 하는 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서야 실감이 난다. 아이들은 작고 약하다. 물리적으로 폭력을 행사하면 맞받을 수 없는 게 아이들의 힘이고. 정신적으로도 어른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어 두려움과 간절함으로 공포에 질린 눈이 그렇다. 어떤 이는 아이를 보고 있으면 책임감이 무한대로 증폭되어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스런 마음이 드는데 어떤 이에게는 그게 자신의 권력과 존재감이 무한대로 증폭되어 무엇이라도 된 듯한 느낌을 겪는 것이 아닐까. 현실에서 눌린 존재일수록 아기와의 세계에서는 군림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그런 생각을 하는 나는 요새 부쩍 아기와 아이들..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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