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al & Pic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금까지 이뤄놓은 것 새해를 맞아 친한 언니와 연락을 주고받았다. 언니는 내게 안부를 물으며 본인은 요새 괴로운 것도 아니지만 행복하지도 않은 것 같다고 했는데, 그 이유를 물으니 정신적 육체적 기능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이뤄놓은 게 없는 것 같기 때문이란다. 새해를 맞으며 앞자리 나이가 바뀐 나 역시 언니와 비슷한 생각이었기 때문에 적잖이 공감했다. 그리고 언니의 입장이 되어보면 더더욱 그럴 것 같았다. 특히 결혼과 아이, 독립된 집 그리고 도무지 보람차지 않은 직업적 성취 부분에서였다. 10년 전 회사에서 만난 언니는 인원이 백 명씩 되는 부서에 3년간 함께 있었던 것 말고 나와는 같은 팀도 아니고 겹치는 업무를 한 것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부서를 떠나고 거리가 멀어도 일 년에 한두어 번 꼭 만났고 만나면 누구에게 선뜻 .. 더보기 결혼 7주년 우리 세가족 매년 결혼 기념일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더라. 올해는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1박2일을 시도했다. 전부터 가고 싶었던 네스트 호텔. 호텔은 영종도 깊숙하고 한적한 곳에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이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저수지 앞 들판에 바로 호텔이 서 있는 느낌이었다. 정돈이 안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였다. 보문호를 갔을 때처럼 호수 앞 숙소의 고요함이 좋았다. 깨룩거리는 새들과 뚝방길을 지나는 차소리 가끔 낮게 나는 비행기 소리만이 정적을 깨트렸다. 아기는 새로운 공간에 어리둥절하였다가 익숙한 장난감들에 용기를 얻어 소파를 구르며 적응을 시도하였다. 저녁을 구할 겸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붉고 큰 지는 해를 보았는데 가히 인생 최고 수준의 사이즈였던 것 같다. 어두운 길.. 더보기 시작이 반인 나 같은 사람의 끝 없는 악순환 너무 정성들여 쓰다가 시간을 놓친다. 좋은 글감이 생각나면 키워드 메모장에 적어놓지만 뭉그적대다가 몇달이 (심지어 몇년도) 지나간다. 너무 감명받은 책은 캡쳐해놓은 문장이 너무 많고 그 감동을 더욱 잘 정돈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오히려 독후감을 쓰지 못한다. (오히려 별로인 책이 쓸말이 별로 없어 블로그에 대충 쓰고 반납해버리거나 치워버리는 경향이 있다) 간혹가다 맘 먹고 착수해도 더욱 잘 쓰려다보니 문장이 꼬인다. 타이밍을 놓치면 가뜩이나 명분이 사라져 공이라도 더 들여야하니 어지간히 맘에 차지 않으면 또 업로드를 못한다. 그러다보면 쓰고 싶은 이야기는 쓰지 못하고 늘 쌓여있어 부담만 늘어난다. 피터드러커의 '모두가 어제의 일로 바쁘다' 라는 조언을 보고 실소했지만 뜨끔했던 나를 고백한다. 내 공간(.. 더보기 책테크 최근에 책장을 정리하며 삼년전에 산 잡지(보스토크 매거진 7호)를 알라딘에 내놨다. 가격 책정 때문에 기존 온라인중고를 찾아봤는데 두 명의 판매자가 각각 4만원, 5만원에 팔고 있다. 뭐지 이건? 이 책 정가가 16,000원이었는데..? (심지어 그분들 중고책 상태도 최상 아니고 상과 중) 간단히 검색해봤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한 나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35,000원으로 올렸는데, 올린지 일주일도 안된 오늘 주문 요청이 들어왔다. 하 요거 신기하네? 창간 초창기 시절이라 신간은 품절, 그래서 중고만 찾을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잡지 다른 호는 중고가 8천원-1만원 수준인데 이것만 무슨 일이죠?? 30여호 중 현재 품절된 것은 초반 몇 개이고, 다른 품절 호도 일부 2만원 수준 중고로.. 더보기 정형외과 병원기록 2 한달째 정형외과(신경외과)에 출석중이다. 8번의 체외충격파 치료와 2번의 도수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방문했는데 초반 1-3회는 현저하게 좋아지다가 이후 정체상태이다. 진료시간에 선생님께 어깨통증이 만성이 될까 우려하여 물었다. "환자분, 어깨는 나아질 거에요. 근데 만성이라는 건 심리적으로 '나는 으레 어깨가 아프지, 나는 원래 어깨가 아픈 사람이었지' 하고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요새 나는 어디가 아프면 곧 괜찮아지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지 겁부터 더럭 나는 것이다. 어깨통증 엉덩이통증 꼬리뼈 등등 산후에 맞이하는 몸풀기(몸조리)는 100일이 지나면서 갑자기 더 심해졌다. 이어 물리치료를 도와주는 물리치료사가 내 어깨를 풀어주면서 말.. 더보기 정형외과 병원기록 1 어느날 매트에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는데 남편이 보더니 양팔이 너무 차이가 심하다고 한다. 요샌 오만군데가 다 찌뿌둥하니 이게 다 퉁쳐서 출산통인줄로 알고 마냥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러고보니 조리원에서 요가할때부터 오른팔만 유독 이상하긴 했었다. 최근 들어 더 심해진 건 나날이 커가는 아기를 안는 자세와 몇달간 지속된 모유수유 자세 때문이기도 할 듯. 그래서 처음 정형외과에 방문했다. 통증의 느낌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찌릿하고 묵직한 통증이 한 삼사초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 생활 증상이 있었는데 바닥에 누워 양팔을 귀 옆으로 똑바로 올리면 오른팔은 바닥에 안 닿는다거나, 오른쪽으로 누워자면 묵직한 통증이 있고, 팔을 앞으로 뻗어 창문 여닫는 동작. 팔을 대각선 뒤로 뻗거나 접어 물건.. 더보기 세상의 모든 친절함에 대하여(부제: 본질은 어디 가고 친절함에 매몰된 나를 본다) 정형외과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친절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몸이 힘들다. 피곤한 컨디션으로 인한 것. 그런 날에는 누구에게도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기본 에너지로는 주어진 일만 간신히 할 수 있을 때) 스페어 에너지가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가 있는 법이다. 뭐 이건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두 번째, 과중하게 많은 매스 고객을 상대 하는 것. 출근하여 초반 대여섯 명을 대할 때는 괜찮지만 열 명 스무 명 백 명을 넘는 사람을 상대하게 되면 아무래도 친절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일하면서 지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체력소모로 인한 피곤함이 주는 문제이니 어쩔 수 없긴 하다. 해결책으로 이 문제는 한 사람당 대응하는 사람 수를 줄여 .. 더보기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중 하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소음” 이었다. 누군가는 픽 웃으며 두려울 것도 많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 자평해왔던 내가 '소리'에 평균이상으로 긴장하고 영향을 받는다는 걸 깨달은 것은 큰 발견이었다. 내게는 연남동 골목이 너무 시끄러웠어서 강화도 조용한 곳의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는 엄마와, 드라이브할 때 틀어놓은 음악소리도 소음이 되는 오빠도 있으니 '소리민감도'도 가족력이란 게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렴풋이 예상만 했던 소음은 아기가 우는 소리, 아기가 맥락없이 빽빽 지르는 소리, 그리고 아기 장난감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소리였다. 앞의 두가지야 아기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일이지만 마지막 소리는 내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것..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