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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수유를 하다가 1. 수유를 하며 핸드폰으로 뉴스를 보다가 문득 이 아이의 작은 어깨로 혼자 앞으로의 험난한 삶을 살아가게 하는게 실감이 났다. 지금은 배고프면 울고 잠이 오면 자는 젖먹이일 뿐이나 이 아이가 커서 말을 하고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돈 걱정을 하고 병이나 죽음의 상실의 아픔을 겪고 인생을 살아간다 하니, 갑자기 마음이 짠해진다. ​ 좀 더 나아가자면 세상이 좀더 희망적이라면 왜 내 마음이 아플까. 아이에게 거짓말 없이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으니 세상을 좀더 나은 곳으로 바꿔야 한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2. 새벽 수유를 하다가 이 시간이 마치 지하철 출퇴근 시간 같다는 생각을 했다. 피곤하지만 꼼짝없이 버티고 있어야 하되 애는 오히려 조용하여 나에겐 두 손이 자유로운 시간 너무 졸려도 누워잘 순 없고 .. 더보기
사람 쓰는 건 처음이라 출산전 신생아에 대해 1도 모르던 시절, 나의 단순한 플랜은 '병원 + 조리원 2주' 코스였다. 들은 풍월이 그것 뿐이라 그랬을 것이다. 그런 나에게 친구들은 "아, 산후 도우미는 안한다고? (무식이) 용감하네 " 라고 얘기하곤 했다. 몇번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진짜 무모한 일을 벌이는 걸까 싶어졌다. 평소 어떻게든 되겠지, 유난 떨 거 있나 생각하는 스타일이었지만, 왜인지 모르게 이 육아만은 두렵고 무서운 세계였다. 산후도우미 관리사분을 쓰기로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올해 5월부터 뚫린 정부 지원 때문이었다. (정확한 명칭은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올해 봄부터 소득 150% 초과도 일부 지원가능하게 바뀌었다) 비용이 2주에 120만원 가량 되는데, 그중에 반절정도 지원을 받게 되었다. 여차저차 신청하고 .. 더보기
삼주만에 집에 돌아온 날 병원에서 나오던 순간도 감격적이었는데, 조리원에서 나오던 순간도 마찬가지였다. 바깥 세상을 처음 보는 아기에게 감정이입을 하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느릿느릿 흘러가고 새롭게 보이는 기분이 든다. 신생아실에서 곱게 싸주신 겉싸개를 폭 안고 차에 타서 조심스레 운전을 시작하는 순간. 아기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차창 바깥의 지나가는 광경을 살피고 돌연 조용해지는 순간. 나도 새삼스레 하나씩 새롭게 보이는 것이다. 작은 도로도, 하늘과 가로수와 늘 건너던 한강도, 강변북로도 모두. 집에 오는 첫 순간을 오래전부터 고대했다. 앞으로 우리가 그려낼 삶의 모습들이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집에 오자마자 안방에 있던 아기침대를 꺼내어 거실에 옮겼고 그 위에 아가를 눕혔다. 선물받은 침대가 온 것도 3개월이 넘었지만 그간.. 더보기
벌써 일탈 날이 너무 좋아서 그랬다. 그래 날씨가 그랬어. 아기의 수유시간에 맞춰서 평소 나답지 않게 일찍 일어나고 있는 요즘, 창밖으로 펼쳐지는 맑은 아침 하늘에 감탄할 때가 있다. 오늘 아침이 그랬다. 여전히 폭염경보였지만 뭉게구름이 예쁘게 가득한 새파한 하늘에 가을 바람이 슬며시 묻어오는 공기. 아침나절 잠시 밖을 바라보다가 다짐했다. “아 오늘 좀 나가야겠어” 점심을 먹고 산후도우미 관리사님께 볼일이 있어 잠시 외출하겠다고 얘기했다. 갑작스런 통보에 놀래실까봐 없던 볼일을 몇개 만들었다. 오늘 아침에 쌀이 떨어졌다 하셨으니 쌀을 사러간다는 것도 그중 하나. 그동안 없는 반찬과 물건을 마켓컬리와 비마트 배송으로 눈앞에서 시켜왔는데 굳이 쌀을 사러 홈플러스까지 나간다고? ㅋㅋ 마침 남편이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다.. 더보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는 육아일기 육아일기.. 이런 제목을 쓰게 되는 날이 올 거라고 상상 못했다. 음- 이런 서두 지난번에도 쓴 것 같은데... 난임일기였나? 출산을 하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조리원을 거쳐 집에 돌아온 지금까지 24일이 되었다. 아, 우리 아기가 태어난 지 24일이 되었단 이야기다. 10개월간 임신의 증상과 사건들을 몇배로 축약해놓은 것 같은 3주의 시간이었다.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예상만큼 기록을 남기진 못했다. 처음 겪는 일이 너무 많이 닥치면 한개 한개의 임팩트가 약해지는 그런 느낌이랄까.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든다. 많이들 겪는(그리고 내 주위는 대부분 이미 겪은) 임신과 출산과 육아인데 나의 미미한 한개의 경험 이야기를 더해서 무엇이 달라질까. 이제 알았어? 우쭈쭈. 그래 원래 그런거야. 그런 피드백을 당할 .. 더보기
코로나 시대의 조리원 라이프 목동 라테라 조리원 후기 2021.07.21~ 08.03 산전 프로그램 3월달에 조리원을 예약할 때 몇군데 조리원을 유선&방문 문의 해보았는데, 산전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했다. 코로나로 프로그램 운영이 조심스러운 와중에도 별관/본관이 나눠져 있어 산전은 별관, 산후는 본관으로 완벽히 분리가 가능했기 때문인 듯 했다. 산전 프로그램은 요가와 마크라메 치발기 홀더, 차량용 차양막 만들기 등이었는데 각 수업마다 인원이 3-4명이 맥스여서 예약이 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상담시에 원장님은 산전 프로그램 운영하는 분이 따로 연락주신다고 했는데, 기다리다가 예약하면 원하는 시간에 예약이 좀 어려웠고, 특히 요가 시간을 택하려면 미리 먼저 연락해보길 추천한다. 다른 프로그램은 한달에 한번인데다 날짜.. 더보기
임신일기 11 (최종회) - 태교란 것이 따로 있나, 마음이 편하면 장땡이지 휴직 후 하고 싶었던 일들과 태교는 내게 별개의 일이었다. 내 평생 처음으로 쉬라고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은 일과, 태교로서 해야하는 일은 목적 자체가 달랐으니까. 그렇지만 내 생각과는 다르게 원데이 클래스를 해도, 음악을 하나 들어도, 여행을 가도 태교 중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애초에 태교를 하겠다고 작정한 것이 많이 없으니 임산부로서의 성실한 태교를 말한다면 나는 낙제점일 것이다. 그렇지만 무엇을 하든 편안한 마음이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꽤 높은 점수일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딱 하나 대표적인 태교행위를 꼽자면 음악태교의 왕이라는 클래식을 자주 들었다. 원래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임신을 하고 나서는 여유가 더 생겨서 아침 출근 준비시간에 유튜브를 틀어놓고 많이 들었다. 휴직 후에도 아침마.. 더보기
임신일기 10 - 휴직라이프 직장생활 14년간 꿈 꿔온 휴직라이프. 휴직 후 출산 전까지 약 100일의 기간동안 누가봐도 잘 놀았다 싶을 정도로 알찬 나날을 보내는 것이 나의 휴직 목표였다. 이하는 그 100일간의 기록 (이 글을 포스팅하는 오늘은 나의 출산예정일, 새벽이다😊) [ 여 행 ] 1. 경주 + 정선 5박6일 연초부터 계획하고 휴직하자마자 떠난 본격 태교여행. 따스한 봄날씨에 잘 놀고 잘 먹고 여한 없이 돌아왔다. 후기는 국내여행에 남겼으니 생략 2021.05.16 - [Travel/국내여행] - 태교여행 1 - 경주 2. 송도 오크우드 호캉스 2박3일 휴직전에 마지막 기회를 불살라 신청한 휴양소. 신혼 첫날밤 묵었던 추억의 장소인데 7년만에 방문했다. 휴직 예정이니 투숙기간을 주중으로 골라 무려 오크우드가 미달인 주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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