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최근 몇가지 운동을 하면서 관통하는 메세지가 있다. 무너진 코어를 바로잡는 것의 기본은 골반 경사를 바로하고, 늑골(갈비뼈)을 조이는 것이란 거다. 어정쩡하게 서 있거나 희한하게 걷는 걸 본 엄마 친구와 지인이 내게 제대로 된 자세를 잡는 운동을 권했을 때 설마 그렇게 이상한가 했는데 이제 왜 그랬는지 좀 알것 같다.
늘 늑골이 풀어진 채로 살아왔던 나는 처음에 도대체 그걸 어떻게 조이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뼈는 뼈잖아. 움직여지지 않는 딱딱한 것? 장기 다치지 말라고 갈비뼈가 그렇게 둥그렇게 공간 품은 모양으로 생겼는데 도대체 어떻게 조인다는 건가. 게다가 펴면 펴고 말면 마는 거지 늑골만 조이라는 것도 의아했다.
거북목에 습관적 롸운드 숄더인 나는 어렸을 적부터 '가슴을 펴라'는 말을 자주 들었는데 그래서 가슴을 활짝 펴면 허리는 젖혀지고 늑골도 함께 열린다. 근데 늑골은 또 조이라니 그렇게 조이면 어깨가 말리는 것이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깨달은 것은 상체를 분리해서(어깨와 늑골을 따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갈비뼈 안쪽 근육에 힘을 주면 마주보고 있는 두 뼈의 사이가 살짝 좁혀지며 수축하는데, 튀어나온 갈비뼈를 집어넣으며 전체적으로 윗배를 평평하게 만드는 느낌을 준다고 생각하면 좀 쉬웠다. 그럼 밑가슴은 등쪽으로 붙고 윗가슴은 상대적으로 좀 돌출하며 꺾인(과신전된) 허리가 조금 펴지고 골반경사가 바로잡힌다. 여기에 꼬리뼈를 엉덩이쪽으로 당기고 엉덩이에 바짝 힘을 주어 아랫배도 최대한 평평하게 펴면 완성. 이것이 최근 운동을 여럿 하면서 처음으로 깨달은 몸의 바른 자세이다. 갈비뼈 안 근육에 의식적으로 힘을 주어본 건 40년이래 처음이다.
운동을 계속 하다보니 몸 전체를 이루는 근육들의 유기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껴진다. 마치 웨이브를 처음 배우는 사람이 몸의 한부분씩은 움직여도 전체적으로 연동은 어렵듯이 운동센터의 선생님의 지도를 받는 나도 마치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리며 여러 근육을 종합적으로 움직이지 못해 민망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비싼 가격이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서 있는 법, 제대로 걷는 법, 척추를 세우는 방법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배운 것을 잘 유지하여 앞으로는 어디서 사진이 찍혀도 우아한 자세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길. 우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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