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엄마 아빠에게 연락하여 1박2일 여행 계획을 잡았다. 일전에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는 춘천 이상원 미술관으로, 꼬맹이와 부모님과 함께 가는 첫 여행이다.
갑자기 생각이 났고 갑자기 진행했지만 다행히 모든 사람과 여건이 잘 맞아 반나절만에 모든 일정과 숙소를 예약했다. 아직은 추운 날씨와 코로나가 압박하지만 벌써 4월이다. 작년 휴직할 때쯤을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좋은 기억이었다. 따뜻한 날씨와 더할 나위 없는 기분, 편안한 마음 모든 것이 좋게 남았다. 작년을 돌아보는 포스팅을 남기면서 1년 만에 그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깨달았다.
아까워만 하고 있기엔 올해라고 그렇지 못 하는 법이 어딨냐 싶어 갑자기 여행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떠나야겠다. 남은 1년 동안 계속해서 꾸준히 더 많이 가야겠다. 여행하기엔 아기가 아직 많이 어리지만 모든 게 착착 맞을 때까지 나와 가족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계속 무한 하지 않다. 기회가 언제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가능할 때 해야한다. 하지 않았으면 아쉬울만큼의 추억을 충분히 남기고 올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운동을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여덟시에 잠이 깬 아이에게 우유를 주고 나는 어제 남긴 쌍계 차 티백을 한번 더 우려먹었다. 작년 태교여행 때 정선 브리즈에서 가져온 차이다. 요새는 하루에 한 번식 차를 마시는 것 같다. 그 정선 숙소의 마지막 날 아침에 없는 틈을 짜내어 창가에서 차를 마시면서 이런 곳에서조차 왜 조바심만 나는가를 포스팅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돌이켜보면 지금은 이런 여유를 어색하지 않게 누리고 있으니 일년동안 바뀐 것이 없진 않은 것이다. 코스모스 한 챕터를 읽으려고 꺼내들었고 잘 읽히지 않는 부분은 낭독했다. 아기는 거실 매트에서 뒹굴러 다니며 놀고 있고 남편은 30분 뒤 귀가 할 것이고 나는 바톤터치하고 오늘 두번째로 테니스 레슨을 받으러 간다.
시간의 소중함을 날이 갈 수록 많이 느낀다. 내 20대 중반 부터 30대까지가 삭제됐다고 느끼는 이유 중에 하나는 그동안 나의 여유시간이 매우 적었기 때문일 것이다. 휴직 일년간 바쁘지 않아 너무 좋았지만 아직까지도 시간을 마구 흘려보내는 기분은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
바깥 환경을 탓할 것이 아니다. 하루의 시간을 어떻게 구성 하는지는 나에게 달렸다. 마치 일하는 것처럼 남은 시간을 컴팩트하게 열심히 즐겨보자. 하루를 48시간처럼 쪼개도 분명 더 재밌게 보내지 못한 것에 미련이 남을 것이다. 그래도 할만큼 했다고 후회는 남지 않게 남은 1년 동안 최선을 다 해 보겠다.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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