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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2021 생활정리

독서생활
01. 이기는 몸
02. 지적생활의 즐거움
03.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04.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05. 내머리사용법
06. 미니멀라이프 청소와 정리법
07. 자료 찾기가 어렵습니다
08. 클래식가이드
09. 합정과 망원사이
10. 습관의말들
11. 북킷리스트
12. 당신이 원하는 치유의 시간 , 컬러테라피
13. 올바른 산후조리
14. 똑게육아
15. 베이비위스퍼골드
16. 아무튼, 망원동
17. 버티는 삶에 관하여
18.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19. 태도에 관하여
20. 어린이라는 세계
21. 휴먼카인드
22.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23. 파이어족이 온다
24. 골든아워
25. 토끼의 아리아
26. 공간의 미래
어쩌다보니 '방법'에 대한 책을 자주 읽었다. 휴직을 하면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배가 나오면 의자에 똑바로 앉아 책을 읽는 게 어렵다는 걸 간과했다. 오히려 누워서 밀리의 서재로 읽기가 더 편했다는 반전.
이기는 삶, 버티는 삶에 관하여, 어린이라는 세계,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정도가 올해 내게 꼽을만한 책이다. 책 권수는 좀 있지만 어째 영양가가 별로 없는 느낌이네. '어린이'에 대해 가치관을 바꾸게 해준 김소영의 에세이 '어린이라는 세계'는 정말 쉽고도 잔잔한 울림이 있는 책이었다. 나의 일상생활에서의 행동과 견해에 변화가 생겼으니 책이 주는 영향이란 대단한 것이다. 아기가 생겨서 더 몰입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렇지 않으면 어린이를 주제로 한 책을 읽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유토피아 플랜은, 올해의 주목할 신간 휴먼카인드를 읽기 전에 작가의 전작을 구해서 먼저 읽어본건데 오히려 더 좋았던 케이스였다. 암담한 한국사회의 현실과 무력한 직장의 권력구조에 지친 내게 시원시원한 필치로 안타를 날리는 책. 특히 7장 '어째서 은행가에게는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는가?'에서 홈런을 날렸다. 이런 주제에 흥미를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으니 앞으로 몇 권 더 심화독서를 해볼 예정.

가끔 책을 읽다보면 한 단어 한 문장 한 구절이 훌륭한데 그저 책을 끝내기에 급급한 나를 본다. 책을 마치고 싶다는 욕심. 시간 내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 그렇지만 나는 글을 빨리 소화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며 길지 않은 텍스트를 차곡차곡 천천히 읽는 것이 나에게 맞는 템포다. 메모장이나 블로그에 적어놓고 가끔 되새김질 하는 것이 딱 나에게 적절하다. 번뜩이는 전개나 든든한 논리는 내게 잘 없다. 부화뇌동 하지도 않지만 탄탄한 베이스도 잘 없다. 내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서 다독보다는 정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생활 & TV생활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싶어 실사판
이웃집 토토로

(TV)
나의아저씨
이태원클라쓰
뭉쳐야찬다2
슬기로운의사생활2
술꾼도시여자들
쇼미더머니10
싱어게인2
슬기로운산촌생활
극장에 못간지 삼년이 넘은 것 같다. 그나마 TVING으로 지루한 시간에 드라마와 예능들을 틈틈히 보았다. 많이 회자되었던 나의아저씨, 현실감 높은 드라마가 내 스타일이라 재밌게 보았고, 이태원클라쓰는 옛적에 김탁구를 보는 것 같은 화끈한 낯빛이 되었지만 그래도 왜 화제가 되었는지 알만했다. 술꾼도시여자들도 귀엽게 재밌었지만, 역시 가장 좋았던 건 슬의생❤️

여행생활


1박2일 결혼기념일 여행 설악 켄싱턴
5박6일 태교여행 경주 포항 정선
1박2일 송도 오크우드
1박2일 산정호수
임신&코로나 더블공격으로 많이 떠나지 못했다. 그래도 태교여행 다녀온 것이 기억이 많이 난다. 따뜻한 봄날에 처음 휴직하자마자 떠나는 태교여행이라니 좋지 않을수가 있을리가!
6주년 결혼 기념일에 갔던 설악 켄싱턴 리조트도 예쁜 산책로와 스위스 겨울 산장 같은 낭만적 분위기가 너무 좋았는데 둘이서 지내기엔 방이 너무 커서 아쉬웠다. 임신 중 방문했으니 나중에 꼬맹이랑 기념으로 다시한번 방문하고 싶은 곳!
공연전시


미메시스 아트뮤지엄 앤디워홀 앤 바스키아 전시보다 미술관 건축물이 더 보고 싶어 들렀던 곳. 생각보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초록초록한 잔디와 하얀 곡선 건물이 어여뻐서 기억이 난다. 앤디워홀은 .. 어디 없는데가 없는 기분??

특이생활


신년맞이 사진정리
단축근무
부서 조직개편 및 이사
휴직
지갑 1회 분실 (찾음)
가방 1회 분실 (찾음)
원데이클래스 2회
만삭촬영 3회
애프터눈티 1회
네덜란드 치즈공구
브런치 시작
브런치 작가 통과
코로나검사 1 회
중학교 친구찾기 요청 1회
초등학교 친구찾기 요청 1회
출산
수유
조리원
백일잔치
당근마켓
알라딘 회원에게 팔기
정형외과 10회
아펠 운동센터
건강검진
대학병원
다수의 산책
행복했던 한해였다. 2008년부터 14년을 연달아 다니던 직장을 처음으로 휴직하고, 출산까지 백일의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날씨는 따뜻했고 사람들은 친절했고 마음은 평온했다. 임신 내내 컨디션이 좋은 편이었고, 아기도 예정일에 맞춰 건강히 태어나 감사했다. 힘들다는 신생아 시절도 순하고 잘 자는 아기 덕에 수월히 지나갔고 나는 몸을 추스렸다.
연말쯤 건강검진에 나온 몇가지 지표 때문에 추가 검사를 하고 걱정을 안으며 병원에 좀 다녔는데 외적으로 내적으로 많이 약해져 있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검사가 일단락 된 후 건강한 몸과 단단한 마음을 만들기 위해 전문 운동센터를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를 가질 것을 고민한 때가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나니 이 선택이 더 나에겐 좋았던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는 다른 무엇과도 다른 새로운 기쁨이었다. 남편과 나는 출산 후 더욱 돈독해졌고, 단 둘일 때와는 다른 조금 묵직한 기분의 세 가족이 되었다.

휴직하고 육아를 하는 기간.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 육아기간에도 난 여유를 많이 느낀다. 그동안 직장인으로서 지내온 세월이 억울할 정도. 휴직을 해보니 일에 매몰된 삶의 문제가 무엇인지 너무 심히 느껴져서 인생관이 바뀔 지경이다. 경제적인 여유도 중요하지만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봐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새해의 계획을 몇가지 세워보았다. 첫번째는 바른 자세 - 1.다리를 꼬지 않고 2. 상체를 곧게 펴는 것이다. 두번째는 꾸준한 운동 - 작년에 사둔 라켓으로 테니스를 시작해야지. 런데이도 꾸준히 하여 임신 전 몸무게를 회복하고 거기서 4kg 더 감량하는 것이 목표다. 마지막으로는 정기후원 - 오랫동안 잘 유지할 수 있게 숙고하여 시작할 예정이다.

얼레벌레 40이 되었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시간은 계속 흘러간다. 30을 맞을 때도 믿을 수 없었는데 그건 기본값이고, 이번엔 감정적 동요가 동반되었다. 39말에 아이가 생기고 호르몬과 앞자리 바뀜이 동시에 오면서 복잡미묘한 기분이 더 들었던 것 같다. 외부에서 보는 내 나이와 내가 내부에서 느끼는 나이의 갭이 점점 커져간다. 그러나 마냥 멈춰있을 수 없으니 행동해야될 때이다.


새로이 맞는 40대는 몸과 마음이 건강하기, 그리고 부지런히 살기가 목표이다. 고민과 걱정은 줄이고 시간을 아끼기로 하자. 활력을 갖춰 에너지를 확보하자. 하루를 살아도 충만하게 살아야지. 비로소 여러가지 만사를 경험하기엔 시간이 아깝다는 엄마의 말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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