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째 정형외과(신경외과)에 출석중이다. 8번의 체외충격파 치료와 2번의 도수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방문했는데 초반 1-3회는 현저하게 좋아지다가 이후 정체상태이다. 진료시간에 선생님께 어깨통증이 만성이 될까 우려하여 물었다.
"환자분, 어깨는 나아질 거에요. 근데 만성이라는 건 심리적으로 '나는 으레 어깨가 아프지, 나는 원래 어깨가 아픈 사람이었지' 하고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요새 나는 어디가 아프면 곧 괜찮아지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지 겁부터 더럭 나는 것이다. 어깨통증 엉덩이통증 꼬리뼈 등등 산후에 맞이하는 몸풀기(몸조리)는 100일이 지나면서 갑자기 더 심해졌다.
이어 물리치료를 도와주는 물리치료사가 내 어깨를 풀어주면서 말하길 건강하고 근육을 잘 쓰는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어깨가 아플일이 없다고 했다. 누워있던 나는 얼굴이 붉어졌다. 나 역시 중년의 오십견 이야기를 들으면, 허리나 무릎은 몰라도 어깨가 도대체 왜 아프지? 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운동을 안하고도 20-30대는 버틸수 있지만, 그 이후의 몸은 스스로 책임져야한다는 말이 떠올랐다.
나아짐이 지지부진 답보상태인 채로 이렇게 얼마나 계속 다녀야하나 고민하던 어느날 오른쪽 어깨를 스트레칭하는데 통증이 약간 가라앉은 느낌이 들었다. 허리든 목이든 무릎이든 (평소) 근육강화운동이 답이라지만 아플땐 운동하면 안된다고 하니 막 다친사람은 아파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게 문제인데, 지금 딱 그 경계를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찌릿한 건 좀 사라지고 뻐근한 느낌만 남았다고 하나. 아 지금부터는 스트레칭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가동범위를 넓혀도 되겠다는 직관적 확신이 든다.
그러나 지금 나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너무 멀리 와버려서 어느 운동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상태. 서고 걷는 것도 희한한 자세라 남이 보기에도 내가 보기에도 매우 이상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최근 괜찮은 운동센터를 찾아서 아주 기초부터 시작하고 있는데 이 이야기는 다시 또 써볼 예정. 새해엔 몸과 마음이 굳건한 사람이 될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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