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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아기 앞에서 춤을 추었다

계절이 바뀌어 옷장정리를 하다가 미국에 여행갔을 때 샀던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글씨가 샛노랑색이라 알록달록해보여 그런지 아기가 내가 입은 티셔츠를 유심히 바라 보았다.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비치에서 산 기념 티셔츠. 정면엔 서핑하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정확히 무엇이 써있는지 몰랐던 나 역시 고개를 내려 읽어 보았고 핸드폰을 열어 정해진 운명처럼 Surfin USA를 틀었다. 그리고 아기 앞에서 춤을 추었다.

처음엔 내 몸짓에 반응하는 아기가 귀여워서 팔을 조금 흔드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 노래가 그렇게 호락호락한가. 어느새 거의 막춤에 가까워졌다. 아기 가재 손수건을 깃발처럼 한손에 들고 저녁무렵 어두워진 거실 한가운데서 온몸으로 춤을 추었다. 비치보이즈와 비틀즈 척베리 듀란듀란의 음악에 춤을 추었다. 너무 신이 났다.

아기가 나를 순수한 시절로 돌아 가게 하고 있는 것 같다
잊고 살고 있었지만 난 춤추는 걸 정말 좋아했다.
우리 아이도 춤을 즐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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