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은행에 처음 들어왔을 때 외국환거래법을 강의하셨던 하늘같은 과장님께서 해외지점을 거쳐 최근 지점에 발령이 나셨다. 가끔 전화가 오는데 오늘은 다짜고짜 관계도를 그려보라 하시면서 현지금융 직접보증 대지급에 대한 상황을 물어보셨다. 원래 워낙 잘 아시던 분이니 나는 사실 배우던 입장에서 말씀드리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으나,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말씀드린바가 다행히 만족스런 결과셨나보다.
"일로 많이 배웠네. 니가 말한게 맞는 것 같다." 라고 얘기하시는 칭찬이 나에게 정말 큰 자부심이 됐다.
더 많이 공부해서 부끄럽지 않은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야 겠다는 의지가 솟아나는,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선순환 사이클이다. 조금 더 길게, 조금만 더 길게 가자. 이 사이클.
2. 새로 대리님이 오면서 마치 꼭 작년의 나를 보는 것 같은 열정이 느껴지는데, 그 열정이 그 당시에 낳았을 부작용과 부담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리고 지금 나에게는 전임자로서 밀리면 안된다는 불필요한 자존심과 오지랖이 발동하여 새 대리님의 '업무지식 순서로 추켜세우기'에 "나는요? "라고 관여할 지경이다.
생각해보면 전 지점 있을때 6개월 후임 남직원에게- 나이도 학벌도 금융지식도 어리고 부족한 내가 끝까지 그리 딱딱하게 굴었던 건, 어줍잖은 나의 전임자의식과 오지랖이 동시에 발동했으나 그땐 경력도 업무능력도 선배로서의 후광도 전혀 뒷받침 되지 않아 화만 씩씩 내며(하지만 마땅히 어찌할 수 없어) 돌아섰던 상황.
3
도대체 난 내가 뭐그리 중하길래 자존감에 상처라도 날까 불을 켜고 달려드는지. 겸손이 필요할 것.
+쁠라스
오늘과 같은 자발적 동기가 한껏 길게 발현되어서 업무적으로 더 우뚝 서는것. 자신있는 내공을 갖추는 것.
그것이 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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