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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브런치 입성기

그러니까 마지막 마무리는 이렇게 썼다.

“그간 혼자 여러 기록을 남겼지만 공허한 외침 같아 좀 외로웠는데, 브런치를 통해서는 글과 사진에 함께 웃고 분노하는 독자들을 만나고 싶네요. “

그게 심사자의 심금을 울렸던 것일까? 🤭




개인적인 블로그를 지향하는 나는, 정보 리뷰 위주의 네이버 블로그로 노출되는 건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티스토리 블로그의 공허함 때문에 적잖은 고민을 해왔다. 블로그가 더이상 유행하는 매체가 아니라는 사실은 받아들이겠지만 그렇다고 클럽하우스로 갈아탈 얼리어답 마인드도 없는 나. 가끔씩 검색에 걸리는 브런치 글들을 보면서 여기가 적절한 건가 고민만 한지도 일년여째.

갑작스런 계기는 의외로 나혼산에 나온 브런치였다. 나라고 못할건 뭐냐. 작가 신청이라는 불편한 심정을 선사하는 절차에 빈정 상하여 시간 끌어봤자 내 손해 아닌가. 그리하여 갑자기 삘받아 신청을 올려보았다.



신청 단계는 네단계.
1. 자기소개 2. 활동계획 3. 글샘플 4. 블로그나 sns주소 이렇게 올리면 된다.

먼저, 자기소개를 쓰는 건 마치 한때 자소서를 쓰는 기분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삼백자 제한이 있어서 생각보다 많은 걸 담지 못하는 양이었는데, 어떤 이야기를 하여 나를 표현할지 고민하는 건 의외로 오랜만에 신선한 재미를 주었다. 퇴고 전 첫줄에 ‘어릴적으로’ 시작하는 걸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문장채 지워버리고는 자소서의 늪에서 한발 빠져나왔다.

활동계획은 줄글이 아닌 목차형으로 작성했다.
지인이 예전에 내게 어울린다며 추천한 글감(기획)이 있었는데 그건 내가 그동안 모은 사진들을 색깔을 재배치하여 깔별로 해설하는 색감여행 컨셉이었다.
실제 제출한 내용에는 색감여행과 일상에세이 요렇게 두개를 담았다.

세번째, 샘플글
일단 내 브런치에 저장해놓은 글이 있어야 작가 신청 자체가 되는데 그래서 다음 블로그에 있던 글을 몇개 옮겨서 저장 후 그중 세개를 골라 샘플글로 정했다. 샘플 글들이 매우 일상적 에세이라서 활동계획과 결이 맞았다.

마지막으로, 블로그주소
요새 너무 여행기만 업뎃러쉬중이라 좀 걱정하기도 했는데 뭐 10년차 쌓인 글들도 무시는 못하겠지.

가장 공들인건 샘플글의 제목. 이른바 브런치 스타일의 제목으로 고민하여 다듬었다. 수년간 교보 에세이 코너를 둘러보며 다져진 내공이다.


~했을 뿐인데
~이면 이렇게 됩니다
~한 이유
~하지만 ~ 않잖아요?
~하면 좀 어때서

같은 문장들 말이지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틀 뒤 !!!


하두들 칠전팔기 한다길래 몇번 떨어질 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방에 통과 왓😁

그리고 이삼일 뒤에 그냥 샘플글 발행이나 해보자 싶어 프로필 소개도 사진도 없는 상태에서 저장글을 발행으로 바꿔 등록했다. 근데 하루만에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조회수??!


알고보니 다음 메인 페이지에 걸린 것. 오호라
근데 나라도 저런 제목이면 한번쯤 클릭해볼 것도 같은데?? 역시 제목 낚시가 제대로구만요

하루만에 조회수 3만을 돌파하고


3일만에 6만9천명이 되었다. 허허
생판 모르는 사람의 글에 구독자도 6명이나 생겼고 댓글도 달아주는 따뜻한 관심덕에 외로움 사무치던 티스토리 블로거는 웁니다.

아마 그래도 여전히 브런치와 블로그는 다르게 운영할테지만, 뭐라도 시작하고 뿌듯함을 느끼는 건 오랜만에 느끼는 신선함이다. 아우 좋아!

https://brunch.co.kr/@uniquero

로로의 브런치

로로의 브런치입니다.

brunch.co.kr

살포시 얹어보는 주소 ㅋㅋㅋ
아직 사진도, 소개도 없다는 것이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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