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근황을 적을 기력이 늘 별로 없지만 ( 공간적 심적 케파) 사실 남의 블로깅에서 젤 잼나는건 근황이다. 예전엔 만나서 얼굴보며 웃고 떠들던 에피소드를 , 서로 잘 못 보다보니 모니터에 대고 떠들어대는 격이다. 그래도 떠들어 놓은 것이 공중에 휘발되지 않고 나 개인의 역사로 남는 것은 맘에 든다. 간혹 주절댐이 지나쳐 인터넷에 뿌린 공해 같을 때도 있지만.
2.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신천에 두산팬들이 많다는 실내포차에 야구를 보러 갔다. 남들에겐 싱거웠겠지만 우리에겐 재미만 있던 경기. 마지막날중계는 지상파 전채널 Top20에도 못들었다며? 하지만 집결한 두산팬들의 삼거리포차 앞 응원열기는 월드컵이 따로 없었다.
3. 사촌오빠 결혼식이 있어 가족들과 순천도 다녀왔다. 카니발을 빌려 오빠네부부와 엄마아빠와 우리부부가 함께 타고 갔다. 차가 막혀 결혼식에 조금 늦었는데 우리보다 더늦은 전세버스가 도착하기도 전에 결혼식이 끝났다. 세상에..오후엔 여수로 출발, 여수바다를 구경하고 새로 오픈한 리조트에 묵으며 아빠와 밤에 세븐오디를 치고 바둑이도 전수받았다. 다음날은 이름도 핫한 화태섬에 들렀다가 하동 구례를 드라이브했는데 시간이 되면 꼭 다시가보픈 예쁜 섬진강 화엄사길이 인상적이었다.
4. 예전에 아애가 준 500피스 퍼즐을 다 맞추고 2000 피스 세계맥주 컬렉션을 또 다 맞추고 시뇽이 샌프란서 사다준 어린이 야광퍼즐(?)도 다 맞추고 잠시 쉬고있다. 옛날에도 퍼즐 좋아했지만 , 요샌 주기가 짧아지는 것 같다. 아저씨에게 낚시가 있고, 아줌마에게 뜨개질이 있다면 , 나에겐 퍼즐이 있다. 퍼즐하는라 멍때리는 시간에 내 뇌가 진짜 쉬는 건지 궁금하네.
5. 최근 토요일마다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연수를 받고있는데 줄창앉아서 수업듣는게 여간 오랜만이 아니다. 듣다보니 여전히 나는 수업은 열심히 듣는 학생이지만, 크리티컬한 질문을 날리는 수제자는 아닌걸 깨달았다. 좋은 커리큘럼에 비싼수업을 듣는 건 감사할 일인데 시험을 잘보는 편은 아니라서 결과가 신통치않으면 날불러준 윤차님께 면목이 없어 어쩌나 걱정이다. 이와중에 금융연수원의 정원은 어찌나 예쁜지 단풍놀이를 여기서 하고 있네. 신나는 하교길에는 한복입고 끼리끼리 재잘거리는 여자애들과 끼리끼리 줄선 의경들이 서로 스쳐지나가는게 참으로 묘하다. 경복궁역 효자동 다닐땐 미국산소고기 촛불시위였는데 안국역 금융연수원 다닐땐 최순실게이트 촛불시위라니. 담정권엔 뭣을 하려나
6. 블로그를 하고 싶으면서도 집에 오면 책상에 도통 앉지를 앉는다. 책상의자를 너무 딱딱한 걸로 샀나 싶기도. 그보다 컴퓨터가 VOD용도로 24시간 가동되느라 티비옆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서 인터넷은 안되는 마냥 잊어버린지 오랜가.
7. 시시때때로 드는 생각들을 끝도없어 적어두는것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마치 여행지에서 쉬지않고 찍는 사진처럼 말이지. 또 가끔은 머릿속에 뭐가 들었나 싶을 정도로 모두 잊어버리는게 걱정이된다. 몇년전 읽은 추리소설은 대략의 줄거릴 들어도 전혀 기억도 나질 않는다. 한번을 다 훑는것도 많지 않지만 적어도 두번 통독하면 내것이 되지않을까. 정리하는 시간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고 중요하다.
8. 삶이 너무 팍팍하게 단조로운 것 같아서 뭐라도(블로그,영화,책) 하려고 하는데 호흡이 너무나도 짧아진 요즘이다. 메모를 켜고 간단한 다이어리를 적는 것도 , 포스팅 하나를 올리는 것도 , 심지어 feedly로 남의 블로그를 보다가 댓글을 달고 싶은데 로그인을 하는 게 번거로와 글만 읽고 나오는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페북의 긴 글은 더이상 세 페이지 이상 읽지 않는다 . 재밌다고 생각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저장할지 누구를 보내줄지는 생각하면서 정작 나에게 어떻게 습득시킬지는 고민하지않는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또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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