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통성을 발휘하는 것과 업무처리를 똑바로 하는 건 좀 다른데 , 오늘 아침 첨보는 사람 실명확인을 제대로 하기 위해 굳이 저사람의 불평을 참아가며 원래 고객이 가져와야 할 서류를 은행에서 돈들여 열람해 처리해주려고 준비하던 와중에 고객이 불편하다 시간없다 뭐라뭐라 불평하는 거 보고 책임자가 나더러 먼저 해주고 나중에 등기부 떼서 확인하라 했다. 법인 대표자라고 왔는데 이름만 똑같지 대표자인지 아닌지 주민번호가 안나오니 알수가 없는데 성하고 이름이 특이하니 맞을거다 하면서 해주라는 거다.
뭐 해주라니 해서 돌려보내고 나니 그사람 내려가자마자 나보고 "윤대리 오늘 무슨 일 있어? 딴땐 안그러다 갑자기 오늘 아침은 융통성 없이 굴어서 아침부터 싫은 소리 듣고 그래"
나야말로 아침부터 어처구니가 없었다. 절차라는게 엄연히 있는데 고객이 불만을 토로한다해서 고객시간을 뺏는다고 끝나고 확인하라는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 그래서 나중에 서류 떼 봤는데 저 사람이 아니고 나면, 떼준 서류를 다시 회수할건가?
물론 어지간하면 맞겠지. 사기치는 수가 보통의 수보단 적으니까. 그래서 나중에 맞춰보니 맞더라 , 그거봐라 맞지 않냐 하니 어처구니가 없고 주객이 전도인 거다. 이렇게 떼쓰는 고객한테 원칙적 처리 없이 상황만 회피하려는건 다음번에 대한 빌미도 더불어 주는 격이다.
아니 게다가 오늘 무슨 일 있어는 또 뭐야 , 그냥 업무에 대한 얘기만 하면 되지, 뭘 자꾸 상황에 엮는 것도 짜증난다. 어제 술먹어 그러네, 요새 주기가 어쩌네, 주말에 신나게 놀았다더니 거봐라 정신못차리네 뭐 이런거. 그래서 아예 아무 정보도 주지 않고 사적인 이야기를 차단해야 기분 나쁠 일이 줄어드는 순환을 만든다.
아무리 하루종일 생각해도 융통성이란 단어, 국어가 무슨 문제가 있지 않고서야. 때맞침 아까 우연히 지나가다 사건을 목격한 다른 일층 책임자에게 메신저가 왔다. '그분 인사이동시기라 예민할거야. 조심해라 아무것도 아닌 거에 혼나지 말고' 라고
거참. 고맙기도 하고 생각해보니 이 또한 상황에 엮어 해석하는 거이기도 하고. 시위할까 하다가 메신저 받고는 그것도 관뒀다. 뭔 의미가 있어. 나나 후배한테 그러지 말아야지.
Journal & Pic/회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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