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서늘하지만 바깥에 나오니까 훨씬 좋다. 따뜻한 햇빛도 구름한점 없이 맑은 하늘도, 도심과 어울리지 않는 선명한 까치 소리가 신선하다.
공사기간 주말 당번이라 어쩔 수 없이 주말 출근하긴 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오후까지 이 공간에서 하루를 충만히 보내는 경험은 처음으로, 사실 티냈던 것보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벌써 일년 넘게 이곳 충정로로 출근했지만 여기서 나의 시간은 언제나 불안정하고 바쁘고 다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주변에 환경이 그렇게 썩 나쁘진 않은 것은 아이폰으로 아침저녁으로 하늘 사진을 남긴다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구름이 잘 보이고 하늘이 맑고 소나무가 많은 이곳은 분명 아름다운 곳이다. 지금 앉은 할리스카페도 하루에 대여섯 번씩이나 지나가지만 한번도 제대로 앉아 창안으로 쏟아지는 햇빚을 누려본적이 별로 없다. 상암과는 달리 나에게 주어진 어엿한 점심 시간에도 여기 앉아 커피를 마시는 것은 눈치보이는 일이다 보니 이 건물에 엄연한 주요 직원임에도 불구 객처럼 쫓기듯이 사는 것이 불만이었다.
그래 그래서 오늘 아침에 일어난 것은 짜증나지만 오늘 하루로 나는 이제 하루라도 충정로 이 공간의 주인이 되었었다는 것에 위안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마음껏 날씨를 즐기는 하루. (강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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