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주간일기를 언제까지 쓸런지. 크게 의무감은 없지만 그래도 이번주도 한번 적어본다.
팀장님이 중반쯤 돌아왔고 내겐 목요일에 또 한건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쯤되면 목요일포비아 생길지경. 난 이번주 휴가간 다른 팀원 대직을 하고 있었는데 그 대직업체가 주초부터 자꾸 이거저거 급하다고 물어보긴 했는데 순차적으로 처리해주던 상황을 무시하고 목요일 오후쯤 금요일에 무조건 실행이 되야한다고 윗선을 통해 거꾸로 통보해왔다. 특이케이스의 외화지급보증이라 하루만에 실행될 수 있는 게 아니었는데 정말 어거지로 꾸겨서 밀어넣었다. 게다가 내가 그 업무를 마지막으로 했던 2017년에는 없었던 절차가 또 생겨서 사전에 투트랙으로 진행했었어야 했고 나는 사죄할 부서가 늘었다.
와중에 다행인 것은 긴급한 업무수행이 예정된 금요일 오전, 뜻밖의 귀인이 찾아와 큰 도움을 주었다는 것. 수년전 업무로 친분을 쌓은 사이이자 전 외화지보 담당자이자, 현재 나의 업무의 키를 쥔 직원과 같은 부서에 재직중인데 우리 지점에 마침 설문조사를 하러 딱 그 날 아침 내 눈앞에 나타날 확률 무엇? 그분이 흔쾌히 서류 검토를 해주고 워크도 올려주고 해당 파트에 설명도, 빠른 처리 부탁도 다 해주었다. 덕분에 쾌속진행되어 오후2시도 안되어 마무리. 팀장님이 이렇게 빨리 됐냐며 다 놀라시던 결과.
나는 요새 자신감을 많이 잃은 채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지난 퇴직연금 사건때도 그렇고 선물환 정산 사건 때도 그렇고 이번 건도 포함 십여년전 어릴적 부서에서 일하며 맺은 인연들이 여러모로 애틋하고 든든하게 힘이 된다는 것이 꽤 고무적이다.
아는사람이라 봐주고 빼주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좋은 마음으로 열일 제쳐놓고 마음을 기울여 문제를 들어주고 해결을 함께 모색해주는 그런 것. 밥먹고 술먹으며 맺은 인연보다 함께 일해오며 봐온 업무에 대한 능력 사명 진정성 같은 것들을 공감한다는 것.
나는 예전부터 관계가 좋은 사람보다 본인업무에 능통하고 책임감있는 사람을 존경하고 따라왔다는 것. 오랜만에 그런 가치들이 기억이 났다.
첫 주 사고때 누구도 내게 확답을 해주지 못할 때 해당 부서 부부장님이 내 전화를 받곤 걱정하지 말라며 설명도 단호히 해주시고, 그래도 정 걱정되면 내 권한 안에서 네 순서도 빼주마 하던 것이 그중에서도 무척 기억이 난다. 결국 그 전화 이후 나는 습관성 불안감이 좀 사라졌고 , 일에 집중할수 있었고 말씀대로 예상보다 훨씬 빠른 5시 15분에 모두를 놀라키며 스무스하게 처리됐기 때문에. 그 위력도. 부탁 싫어하지만 반갑고 다행스런 마음에 다짜고짜 전화한 내 마음도. 그분의 기꺼운 응대도. 예전에 둘 모두와 같이 일했던 친한 언니한테 퇴근하며 감동을 나누려 전화했더니, 내 전화라면 다들 그리 기꺼이 받아줬을 거라는 그 말도 다 고마웠다. 남은 게 이 네트웍 뿐이라면 나도 꼰대 중 왕꼰대가 된게 분명하지만. 퇴근하는 마음만은 충만했으니 그걸로 되었다.
이번주 있을 월말과 월초를 무사히 헤쳐나가면 그래도 50%정도는 적응완료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듯. 나 자신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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