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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임신일기 9 - 임신 축하 선물과 물려받기 (자랑 좀 합시다)

1. 축하선물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에 넘치는 축하와 축복을 받았다. 나만 이 사건에 마음의 적응 시간이 필요했지 사람들에게는 누가 봐도 그냥 좋은 소식이었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대가 없이 많은 것들을 받게 되어 한편으론 얼떨떨하기까지 했는데 내 생에 거의 압도적인 양과 질이었다.

대학교나 동네 친구들은 코로나로,육아로 못 본 지 좀 되어서 최근 얼굴 보기가 좀 힘들었지만 매일 출근하여 얼굴 보거나 점심 먹거나 메신저 하는 회사 동료와 친구들이 여러 선물들을 초반부터 많이 해주었다. 몇 번째 받는 선물인지 사람들을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특히 멀리서 카톡이든 행낭이든 선물을 챙겨 보내주는 마음에 많이 놀랐는데 평소 이렇게까지 챙겨주는 사이라고까지 생각지 않았던 데다 나는 그네들이 임신했을 때 아무것도 해줄 생각도 못했는데, 내가 베풀지 못한 것을 깨우치라고 하는가 싶기까지 했다. 덕분에 의례히 주고받던 축하 선물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되었는데 단순히 어떤 값어치로 표시되는 물건이라기보다 그 속에 담긴 애정을 진심으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까. 특히 예상치 못한 사람에게 오는 마음은 곱절로 감동을 받았다.

받다보니 이 많은 고마움을 어떻게 갚을까 처음에는 막막함이 몰려왔는데, 어느 순간 이것 역시 내리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교때 선배에게 얻어먹고 후배에게 사주는 그런 사랑 같은 것. 아이가 없는 사람은 임신한 사람에게 어떤 선물을 어떤 때 해줘야 하는지 감도 잘 안 오는데, 아이가 있는 사람은 조금의 친분이라도 기꺼운 마음으로 편하게 선물할 수 있는 그런 느낌. 내게 베풀어주신 고마운 분들께 다 돌려주기는 이미 망한 것 같으니 이제 내가 베풀 사람들을 부지런히 찾는 수밖에 없겠다.

회사에서 단축근무 때문에 서무에게 이야기한 날, 카톡 선물하기로 첫 선물을 받았다. 루이보스 차 포함
ㅅㅇ언니의 카톡선물,같은 루이보스티가 있어 필요한 것으로 바꿨다. 양배추 쿨링 케어세트
팀장님이 임신 소식 듣자마자 사주신 버츠비 튼살 오일+튼살 크림 세트. 크림은 벌써 다 쓰고 없네용
전소가 보내준 튼살오일 세트. 이것도 한개는 이미 다 씀
회사 거래처 업체 이사님이 선물해주신 캔들워머
황언니와 백화점에 같이 들렀을 때 언니가 직접 골라준 예쁜 외출복 세트
백다가 진주에서 보내준 꽃다발
같은 부서의 ㅅㅎ이가 선물해준 치약세트
팀장님이 선물해주신 고운 차렵이불
대학교 같은 과 패키지 언니들의 스와들 속싸개 선물
동기 ㅁㅎ가 선물해준 토이북과 백일 장난감 세트
같은부서 ㅅㅈ과장의 무냐무냐 내의 선물
ㅎㅅ부부장님이 휴직날 손에 쥐여준 바디워시, 비누세트
ㅅㅇ언니의 클라란스 튼살크림 선물
ㅅㅇ이의 브라운 체온계 선물
동문ㅅㅁ가 행낭으로 보내준 블루독 베이비 여름옷 모자 세트
거래 로펌 실장님의 축하 조선 델리 파운드 케익
임신하면 소고기 마니 먹어야 된다고 한우 사주는 이쁜 ㅅㅇ언니
ㄱㅇ 지점장님의 이솝 클렌저 세트
휴직때 부서에서 송별 선물로 사준 에르고 아기띠
전 동료 ㅇㅈ이의 비오템 튼살케어 세트
ㅂㅈ차장님의 딸랑이 선물세트
동기 ㅅㅎ의 밤부베베 손수건과 천기저귀 세트
ㅇㅇ가 휴직날 축하파티하며 들고온 스와들업
분홍 테이프 발라 우체국 택배로 날라온 ㅇㅊ과장님의 태교서적
ㅁㅎ이네 부부 방문 선물 에뜨와 목욕 가운
ㅅㅊ이네 부부 방문 선물 낮잠이불 세트
ㅈㅅ이네 부부 방문 선물 딸랑이와 옷가지들
남편 친구들 방문 선물 베이비 브레짜
ㅅㅎ이의 내복 세트
ㅅㄴ언니와 ㅎㅇ부부장님의 수유쿠션 선물
동기 ㅎㅈ의 귀요미 압소바 내복
둘째 사촌 오빠네가 선물해준 미키 하우스 여름 옷
ㅇㅎ 언니가 유축기도 빌려주고 옷도 사줌!
계뇽이의 물건너온 우주복
휴직중인 ㄱㅎ가 잊지 않고 선물해준 오가닉 뉴본 옷 세트
ㅇㄴ의 압소바 내의 세트+ 물려줄 것도 쇼핑백 한가득 들고 왔는데 사진이 없네;
아이 동화책과 포스터 선물 삥뜯기 (feat ㅂㄱ)
선물받은 새옷 중 바로 입을 것들, 세탁 전 모아놓고 한컷
준배가 선물해준 쁘띠라뺑 아기침대
오빠와 새언니가 사준 트립트랩 + 베이비 세트
상암동 동지 ㅎㄱ언니와 ㅇㅈ언니가 점심도 사주고 옷도 사줬네
ㅈㅇ이 퇴근하고 울집에 놀러온날 들고온 타르틴앳쇼콜라 내복
대구에서 온 반가운 ㅇㅈ이의 밍크뮤 내복 선물
뿅의 센스 돋는 아베다 얇모용 샴푸 컨디셔너 세트 선물
ㅎㅈ 언니의 젤리캣 애착인형 , 우주복 선물

선물을 받고 감탄하거나 또 교환하거나 살펴보다보니 아가들 선물을 할 때 여자아이 물건의 선택지가 열 배 이상 된다는 걸 실감했다. 올해 벚꽃을 많이 봐서 그런가 분홍이 이렇게 이쁠 줄은 몰랐다. 난 아이를 가져도 중성적으로 키우자고 생각했는데 벌써 핑크가 몇 개야. 망할 조짐이 보인다.


2. 정부지원
많진 않지만 나라에서 받아본 것을 적어봅니다.

임산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
마포구 보건소 임산부 지원물품 - 철분제 외
21년 5월 22일부터 극적으로 대상자가 된 산후도우미 지원금 일부 수령



3. 물려받기

선물도 선물이지만 옷이나 장난감들을 물려준 것은 절친들이 더 많았다. 오랫동안 못 보았는데 옷을 보내주겠다고 먼저 연락해 온 대학교 선배언니부터, 회사 동기들, 동네 친구들, 선후배들까지. 필요한 대부분의 물건들을 받아서 우리가 살만한 물건이 거의 없을 지경이었다. 챙겨준다고 만나면 우리 집 작은 차 트렁크가 부족하도록 한아름씩 안겨줄 때마다 어떻게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해야 할지 말이 떼어지지가 않을 정도였다. 인생이 짧으니 좋은 마음을 받고 보내는 데 어색함을 핑계로 인색하지 않은 내가 되길 다짐했다.

초기에 전소가 무려 택배로 보내준 책. 이후로 이 책들 있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ㅋ
조소의 둘째딸 옷 물려 받으러 그집 갔다가 신랑들끼리 신나게 놀았네
조소가 집에 놀러오며 들고온 두번째 옷 뭉탱이. 모자 덕후 조소
ㅈㅇ 언니가 인스타로 소식 듣고 양평에서 보내준 아들래미 옷들, 정성들여 써준 편지까지 감동
사촌오빠네서 보내준 유달리 핑크핑크했던 옷 보따리

ㅈㄱ이 7년간 보관하던 소중한 옷.
중성적으로 키운다며? 원정형제 의류지원
물려받고 선물받은 방수요만 다섯개
물려받고 선물받은 스와들업 네개
엄마친구가 보내주신 젖병 소독기
수시로 택배 보내주는 김밍
수시로 택배 보내주는 김밍2
ㅇㅎ언니가 연수날 지점까지 다시들러 챙겨준 메델라 유축기 ( + 사진에 없는 아기체육관 타이니 모빌 장난감 등등 )
동기 ㅅㅇ이가 물려준 로토토 역류방지쿠션
역방쿠 받으러 갔다가 더 많이 받은 장난감
역방쿠 받으러 갔다가 더 많이 받아온 육아책
ㅈㅇ오빠가 쿨하게 주고간 스토케 디럭스 유모차
조소네서 온 점퍼루와 바운서와 점보의자, 사촌오빠네서 온 이불더미, ㅈㅇ오빠가 준 아기띠와 겨울용덮개 등 방이 점점 창고가 되어간다 ㅋㅋㅋㅋ
바쁜 와중에 용인에서 카시트 들고 날아온 준배


4. 출산 후 축하선물

원종동 잉꼬부부가 출산 다음날 병원에 들고온 꽃바구니
ㅅㅎ가 보내준 몸에 좋은 제주 주스 3종
효자동 모임에서 지원받은 출산 축하 선물
나팀장님의 끝 모르는 축하 선물 - 치발기 2종
ㄱㅅ 차장님 보내주신 신생아 옷 세트
귀여운 두부에게는 귀여운 것만 ! 행자언니가 선물한 쪽쪽이 살균기
은행 생색내기가 이정도… 출산 축하 미역
ㅇㄱ오라버니의 두번받은 딸랑이 세트, 같은 게 있어 모빌로 교환!
ㅎㅇ언니가 따로 보내준 너무 예쁜 겨울 의상
조통지 언니의 아토팜 바디워시 로션 세트
ㅈㅅ언니 부부가 출산 전에도 출산날에도 출산 후에 놀러올때까지 선물을!!
ㅅㅎ가 보내준 곰돌이 내복
ㅅㅈ과장 화장품 선물
익산탑 ㅅㅎ의 내복 안목
알고지내던 동갑 동반 임신 로펌 ㅂㅈㅎ변호사 출산축하선물
계뇽이 아들래미 명품 우주복 물려받기
ㅇㄱ부부가 선물해준 걸음마보조기+ 간식거리
ㅎㅅ부부가 광클 끝에 마련하여 선물해준 귀욤 옷들


축하해주고 응원해준 모든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나 진짜 열심히 육아해야겠다ㅋㅋㅋㅋㅋ

이자리를 빌어 친구들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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