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클로징을 두고 내게 불거진 죄책감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완벽한 클로징을 위해 시간적 압박 업무적 압박을 견뎌가며 열일하면서도 굳이 내색하지 않는 황과장님의 마음과 표정, 말투를 느끼면서 모른척하는 내 스스로가 너무나도 비열하여 기분이 좋을수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참여자들의 공던지기식 업무토스와 의존현상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진다. 나는 여전히 너무나 소극적인 사람이다. 시간이 갈수록 어쩔수 없이 부서에 녹아들고 동화되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나를 보게 된다. 내가 원하는 바인가, 아니면 다잡아야 할 때인가. 무른 내가 할수 있는 것이 있을까.
내가 왜 수동적인 인간이 되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7살 이래로 계속해서 스케줄을 정해줬던 학교와 회사 때문이었다. 학교는 교육이니 그렇다치고 회사는 성인이 되어서 돈과 바꾼 내 시간이나 마찬가지이다. 그것마저도 폐쇄적인 곳을 선택하여 나는 이 회사를 마치 내 인생처럼 받아들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회사가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것도 아닌데, 내 기분과 컨디션, 그리고 의욕적인 시기와 휴식을 취하고 싶은 시기, 재개시기까지 강제로 정한다. 하루하루의 출퇴근과 주중 주말도 그러하고, 사무분장도 그러한데, 심지어 일하는 장소(사무실위치) , 인적구성, 일하는 분야 까지 다 제멋대로이다. 그런 곳에서 모두들 아무 불만 없이 (공식적으로는) 순응하여 다닌다는것이 가끔 생각하며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일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요새는 회사에서의 일들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 자꾸생각하게 되는것 같다. 자꾸 이렇게 선과 악을 분리하면 안되는데. 요새는 자꾸 회사에서는 악을 쌓고, 나머지 회사 외 시간에서 그걸 최대한 없애는 기분이다. 이렇게 이원화된 체계에서는 행복할수가 없다.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을까. 어떻게 하면 괜찮아질수 있을까. 더 고민해봐야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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