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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회사생활

 

은행에서는 로테이션 때문에 가까이는 1,2주 길게는 1,2년 사이에 같이 일하던 사람과 떨어지게 된다. 그중에는 하루라도 더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제발 좀 떨어지고 싶은 사람도 있지만, 역시 전자의 아쉬움이 후자의 시원스럼을 넘지 못할 때가 많다.

유독 사람 욕심이 많은 나는 別앞에서 늘 자유롭지 못했다. 이별이든 사별이든 외면하고 도망가고 인위적으로 괴로움을 줄이려 애쓸 뿐이다. 그런데 은행에서는 이별연습을 할 수 있다. 수없이 반복되는 로테이션 시스템 내에서 내 감정 정리하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 근무날 빨개진 눈으로 건네는 그녀의 눈물섞인 인사를 보고 있자니 내 모습이 오버랩된다. 첫지점에서 나도 똑같았지만 이곳이 두번째 근무지라 해도 이곳을 떠날 때 눈물을 숨기긴 힘들거라는 건 이미 알고있다.

하지만 조금은 수월할 것이다. 만 4년간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고 친해지고 멀어졌다. 헤어짐은 꼭 끝이 아니라는 것도 알았다. 그동안 나에게 그녀의 존재가 다른 사람들과 특별히 다르지 않게 보여왔다면, 이제 그녀가 떠난 이후에도 지속될 우리의 관계로 인해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을 증명하는 일이 남았을 뿐이다. 앞으로 일상은 그녀와 함께하지 못해 아쉬울지라도 내 사람으로 품는 단계라는 생각에 아쉬움보다 기대를 더한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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