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그런 점심식당이 지겨워 새로운 곳을 찾아나서 보았다. 강남역 근처를 싸돌아다니다 우연히 입장한 한 멕시코식당.
오 너는 잘하는 메뉴가 뭐니?? 메뉴판좀 볼까??
LUNCH 메뉴가 세가지 등장-
칠라킬레스
란체로스 달걀
계란에 문제가 있다...???
읭? 뭐지 이건?
알수가 없다. 아무래도 직원분께 여쭤보아야겠다.
“이 런치 메뉴들은 어떤 음식인지 잘 모르겠는데 ,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
“아, 런치쪽에 있는 메뉴들은 계란으로 만든 덮밥 같은 거에요. 간단하게 드실수 있는 거구요. 칠라킬레스는 또띠아에 같이 나오고 , 란체로스는 나초칩이랑 같이 나오는 거구요, 계란에 문제가있다 같은 경우는....”
와 자연스러웠다. 내가 한국인이랑 대화를 하고 있는 게 맞나 다시 쳐다봤는데 그녀는 눈도 꿈뻑하지 않는다.
그 뒤는 뭐라고 설명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녀를 보내고 난 뒤 , 스페인어로 추정되는 단어를 사전으로 찾아보았다.
.......?????????
올해 들은 단어들 중 가장 놀라운 조합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요리가 나올때 계란 위에 뿌리는 소스가 두 색깔로 분리되어 얹어진다니 ‘나눠진 계란(장식)’ 같은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다시 생각해보니 ‘이혼한 달걀’ 도 이상하지만 ‘계란에 문제가 있다’고 추가로 얹은 해석이 더 죽여주는 거 같기도 하고. 외국의 한식당 같은데서 희한한 한국어 직역은 많이 봤지만 , 강남 한복판에서 보는 건 또 처음일세 . 오늘은 놀래서 미처 못 먹었지만 담에 오면 한번 맛 봐야겠다. 이혼한 달걀맛은 과연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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