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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회사생활

복귀 2주차 : 불비불명의 마음으로

불편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한 주. 월화수에는 일이 몰려드는 것도 지난 주보다 적었고, 전산 화면도 적응해가며 가지고 있던 일을 하나씩 쳐낼 수 있어 불안감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며 일이 쌓이는 게 아니고 점점 줄어드는 기분. 물론 어려운 일들은 차근히 살펴보고 해야 했기 때문에 뒤로 밀려 약간의 불안요소는 있었다.

문제는 또 목요일에 터졌다. 이날 아침 7:00에 지정감사문자로 포문을 열었는데, 불시감사 특성상 늘 마음이 쫄리는 것은 여전히 어쩔수 없었으며 감사자로서 잘 마무리되나 싶을 때쯤 잠시 쉬러갔나 생각했던 팀장님이 종이 한장을 들고 나타나셨는데 코로나.

나 복직 첫주 첫날부터도 옆직원이 코로나라 어렵게 시작했는데 열흘만에 이연타. 여긴 나빼고 5명뿐인데 40%의 확률이다. 게다가 팀장님 대직은 빼박 나라서. 다행인지 팀장님이 화요일에 연차였어서 하루 예행연습을 해볼 수 있었고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

목요일 점심. 던킨 브이아이피 될지경

여긴 워낙 작은 조직이라 승인 가능한 책임자가 팀장님 빼면 나 포함 둘 뿐이다. 내가 조작할 땐 내 거래를 승인 올릴 수 있는 사람이 단 한명 뿐인데 나의 데일리한 업무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 분이 6시 오분전쯤 시각에 일이 있다며 퇴근을 하겠다는 것. 업체의 업무는 원래 빠르면 6시 늦으면 6시 40분에 처리되는 일이다. 매일 그 시간에 승인이 필요하고 그도 그걸 알고 있는데?  옆에서 듣던 내가 곤란하다 하자 이미 마감한 다른 행원을 시켜 마감을 풀고 조작을 대신하여 나에게 승인을 올리도록 하는 식으로 업무가 가능하다고 했다. 양해는 고사하고 팀장님 불시 이탈로 단 둘 남은 책임자로서 퇴근해도 되는지 상위직급자인 내게 상의조차 없었고 그는 심지어 늦게 출근한 유연근무자였다. (8시간 근무하면 6시반에 퇴근하도록 되어있다)

그날 아기 재우며 어두운데 누워있자니 머리가 번잡하고 내 업무의 두고온일. 나의 업무적응도, 인간관계 대처, 불안요소 , 팀장님 대직과 다음주 다른 친구의 휴가. 나의 미래 남편의 미래 별 시덥잖은 생각이 꼬리를 물고 들었다.

그치만 요새 계속 되뇌이는 것 중 하나는 고민을 길게 할 필요 없다는 생각. 특히 이 부서는 그렇다. 깊은 생각보단 빠른 행동이 중요한 자리. 그냥 빨리 착수하고 잘못되면 수정하고 , 필요하면 여기저기 물어보고 해결하면 된다. 불안은 고민만 커질때 하는 거고.

답답해서 자전거 타고 오다가 아무도 없는 골목에 소리도 한번 질렀다. 쓸데없는 그놈 행동때문에 내가 번잡하게 영향받을 필요없다. 별일도 아니고. 꼬리가 길어지면 이상한 방향으로 혼자 상상하는 법이니 그러지 말고 또 그러면 대놓고 말하는 걸로.

일단 내 할일 잘 적응하는게 최우선이고 싸우더라도 지금은 좀 지켜봐야할 때라고 본다.

금욜날 서울로 걸어 업체 다녀온 아침. 바빴지만 마음은 편했다. 날씨는 완전 여름 -

금욜날 본부장님이 사주신 점심. 그 와중에 이 전체 조직에서 대빵인 이분만 일면식이 있었고, 나의 업무이해도와 열정을 알아주는 분이라(3년전 같이 잠시 일을 도와드린 적이 있었다) 좀 반가웠다.

오늘 출근하면서 생각했다. 이번 한주만 잘 마무리하면 그래도 한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같은 기분. 나자신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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