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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포르투갈 7 - CABO DA ROCA : 홧김에 호카곶 피리퀴타에서 나와서 식당 옆에 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갔다. 잘 꾸며놓은 돌바닥을 따라 나란히 상점이 이어져있었고, 처음엔 구경도 할겸 헤갈레이아를 향해 걸어 가보려고 했다. 그러나 점차 언덕배기가 나타난데다 거리가 아주 가까웁지도 않아서 곧 우리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아까 아래쪽에 대 놓은 차를 가져갈 것인지 말 것인지 말이다. 우리 차는 신트라 궁전에서도 한참 아래쪽에 있는데 헤갈레이아는 그것과는 반대방향이었다. 지도상으로는 2KM내외로 걸어갈만도 한 거리인 듯 했는데, 고저를 몰라서 주저했다. 평지였다면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늘 앞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주차된 차로 돌아가는 걸 선택했다. 오기 전부터 신트라가 주차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었는데, 아침에 쉽사리 .. 더보기
포르투갈 6 - 신트라 : 높은 산속에 숨겨진 왕실의 신비한 궁궐 여행 넷째날 벌써 넷째날이라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새벽녘에 깼는데 시간이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아침의 햇볕은 좀 흐렸다. 조식을 먹고 얼른 출발하려고 부지런히 준비를 했다. 렌트카를 확보했으니 오늘은 차를 타고 리스본 근교 ‘신트라’ 를 구경하고 또다른 근교 도시인 ‘카스카이스’ 에 묵기로 계획했다. 어제 렌트카를 수령할때 이동시간이 생각보다 짧아서 차에 적응할 틈이 없었다. 아침에 호텔 직원이 발렛으로 빼준 차에 탔는데 또다시 처음 타는 느낌. 도로와 네비게이션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고속도로가 바로 나오는 것 같아서 난 좀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운전자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아 보였다. 내가 운전자라면 훨씬 적응이 어려웠겠지. 갈수록 퇴화하는 나의 능력을 어찌할고 ..? 신트라로 가는 길은 멀지 .. 더보기
포르투갈 5 - 리스본 : 코메르시우 광장에 오르는 단 하나만으로도, 리스본에 머무를 이유는 충분하다 바뀐 방은 6층, 한참 창밖 뷰 감상에 빠져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마 아까 맡긴 발렛차량 차키를 가져다주다보다 싶어 무심코 문을 열었더니 “서프라이즈~~!! 해피벌쓰데이!!” 상냥한 미소의 직원이 눈을 찡긋하며 들고온 자그마한 케익과 샴페인을 내밀었다. 와..! 오늘 남편 생일인 거 까묵고 있었다!!! 농담으로 내가 시킨 거다 둘러대보려 했지만, 나 역시 서프라이즈에 너무 당황한것을 이미 들켜버렸다. 게다가 생일주간 놀러오면서 미리 준비한것이 아무것도 없어 부끄럽고 미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언제쯤 준비력이 갖춰진 사람이 될까. 다시 태어나야 되나 ㅋㅋㅋ) 어쨌던 기분좋게 샴페인을 받았으니 이걸 다 먹고 나가기로 했다. 잠시 쉬기도 하고 풍경도 보면서. 시원하고 상큼한 샴페인은 금세 훌라당 .. 더보기
포르투갈 4 - 리스본 : 일곱개의 언덕과 일곱개의 전망대가 있는 도시 여행 셋째날 리스본에서 눈을 뜬 첫날. 이제서야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아무리 스탑오버로 많은 곳을 들러도, 여정을 풀고 가벼운 몸가짐으로 아침에 숙소를 나서는 기분과 같을 수는 없다.우리의 숙소인 사하 호텔은 폼발광장 근처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장의 회전 교차로를 지나 내려오니 검은 망토를 입은 학생들 여럿이 구호를 제창하며 지나가고 있다. 졸업식 시즌인가. 여튼 그들 덕분에 응원이라도 받은 듯 힘찬 발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어제는 뒤늦게 벨렝 지구를 다녀오느라 리스본 시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벨렝에서 저녁무렵 트램을 타고 히게이라 광장에 내려 어둑해진 길을 걸어 올라온 것이 전부다. 오늘은 아침부터 시작이니까. 그 유명하다는 28번 트램부터 타보기로 했다. 일단 숙소근처에 있는 메트로.. 더보기
포르투갈 3 - 리스본 벨렝 : 대항해시대 용사들은 가고, 따뜻한 햇살만이 남아있는 곳 날이 꽤나 더웠다. 햇볕이 말도 못하게 따가운 기분. 쨍한 날씨에 화면조차 잘 보이지 않는 핸드폰으로 우버를 켜서 목적지로 벨렝지구를 찍었다. 두번째 우버기사를 기다리면서 벌써 더워서 지치기 시작했는데, 도착한 그는 우리를 한층 더 지치게 만든 것이 분명하다. 이분, 일단 말이 많았다. 포르투갈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내뱉기 시작한데다가 (포르투갈 우버기사들은 관광객 대처 교육을 따로 받는것인가..), 운전이 너무 거칠기도 했고, 무엇보다 구글지도로 봐도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게 골목길을 디귿자로 돌고 회전교차로도 쓸데없이 도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긴장했던 것. 알고보니, 시내가 파업인지 뭔지 차량 운행이 막혔고, 차가 막히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이 아저씨가 고속도로를 타고 외곽길을 지름길로 돌아 벨렝쪽 .. 더보기
포르투갈 2 - 리스본 : 여기서 돈 많이많이 써주세요. 여행 둘째날 잘잤다. 새벽에 다섯시에 샤워실소리로 한번 깬 거 빼곤- 두시간정도 더 자다가 일곱시에 알람듣고 바로 깼다. 어제 무지 졸렸던 것 치곤 일어나는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유럽은 한국보다 시차가 느려 그런지 잘때는 미친듯이 졸리지만 일어날땐 눈이 잘 떠진다. 시차란 정말 신기한 것 같단 말이지. 방 바로 옆에 붙은 샤워실에서 후딱 사워를 하고 정비를 했다. 민박이라고 방안에 샤워실이 붙어있지 않지만, 이 방은 다행히 문열면 바로 코앞이 샤워실. 뭐 좀 멀다고 하여도 그리 불편할 건 없다. 도미토리는 아니어도 어렸을 적에는 시골에서 그런 생활도 잘만 했었는데 나이 좀 들었다고 못하겠다 까탈스럽게 구는 건 내 취향은 아니다. 영훈이는 친구들끼리가 아니라 나랑 같이가면서 민박을 잡는 것에 그부분을 유달.. 더보기
포르투갈 1 - 포르투갈 가는길 19.09.28 ~ 19.10.06 포르투갈 여행 지난 가을, 남편 생일 주간을 명분삼아 다녀온 유럽여행 : 8박9일 포르투갈 여행기 - 올해는 어지간한 해외여행은 힘들테고, 유럽은 더더욱 어려워 보이니 추억팔이라도 하면서 심심함을 달래볼까나 -——-——- 여행 첫째날 출발 당일이다. 어제 저녁, 여행전날 급 신남을 주체하지 못하고 ㅇㅇ 님을 불러 새벽까지 먹고마신 벙개 여파로 머리가 아픈 와중에 짐을 다 못싸서 갤갤대다 아침부터 쿠사리를 들었다. 마지막 한식으로 라면을 한그릇 끓여먹고 짐은 뭐 까이것 대충 욱여넣고 집을 나섰다. 그나저나 짐싸기 필수품 중에, 여행지에서 DSLR SD카드 사진을 폰에 바로 옮기는 아이폰 악세사리 잭이 있는데, 갑자기 어디로 갔는지 그걸 결국 못 찾았다. 그리고 여행앞두고.. 더보기
어느덧 봄 양양여행 (2) 2020.03.07-08 아침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9시에 눈떴을 때 다시 자지 않으려 노력했다. 일단 파도소리가 들리는 베란다에 들락거리며 사진을 찍고, 아침갬성으로 메모장에 일기를 쓰다가, 가져간 책을 또 들춰보다가, 근데 이번엔 꼭 아침산책도 나가고싶은데, 그전에 차분히 따뜻한 차도 한잔 마셔야겠고, 이와중에 엄마는 코로나로 취소된 주일 예배 대신 온라인 예배 동영상을 보라고 카톡이 왔다. 바쁘다 바빠. 힐링은 어디에...? 그래도 방에서 보는 바다 뷰가 탁 트이고 좋은 편이라 가끔 답답하면 방의 통유리창문을 열고 테러스에 나가서 숨좀 쉬다 들어오면 적당히 서늘하고 적당히 따뜻한 기온이 딱 기분좋게 좋았다. 10시가 다 되어 남편을 깨우고 해변산책로를 걸을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애매해진 터라 그..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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