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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정형외과 병원기록 2 한달째 정형외과(신경외과)에 출석중이다. 8번의 체외충격파 치료와 2번의 도수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방문했는데 초반 1-3회는 현저하게 좋아지다가 이후 정체상태이다. 진료시간에 선생님께 어깨통증이 만성이 될까 우려하여 물었다. "환자분, 어깨는 나아질 거에요. 근데 만성이라는 건 심리적으로 '나는 으레 어깨가 아프지, 나는 원래 어깨가 아픈 사람이었지' 하고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요새 나는 어디가 아프면 곧 괜찮아지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지 겁부터 더럭 나는 것이다. 어깨통증 엉덩이통증 꼬리뼈 등등 산후에 맞이하는 몸풀기(몸조리)는 100일이 지나면서 갑자기 더 심해졌다. 이어 물리치료를 도와주는 물리치료사가 내 어깨를 풀어주면서 말.. 더보기
정형외과 병원기록 1 어느날 매트에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는데 남편이 보더니 양팔이 너무 차이가 심하다고 한다. 요샌 오만군데가 다 찌뿌둥하니 이게 다 퉁쳐서 출산통인줄로 알고 마냥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러고보니 조리원에서 요가할때부터 오른팔만 유독 이상하긴 했었다. 최근 들어 더 심해진 건 나날이 커가는 아기를 안는 자세와 몇달간 지속된 모유수유 자세 때문이기도 할 듯. 그래서 처음 정형외과에 방문했다. 통증의 느낌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찌릿하고 묵직한 통증이 한 삼사초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 생활 증상이 있었는데 바닥에 누워 양팔을 귀 옆으로 똑바로 올리면 오른팔은 바닥에 안 닿는다거나, 오른쪽으로 누워자면 묵직한 통증이 있고, 팔을 앞으로 뻗어 창문 여닫는 동작. 팔을 대각선 뒤로 뻗거나 접어 물건.. 더보기
세상의 모든 친절함에 대하여(부제: 본질은 어디 가고 친절함에 매몰된 나를 본다) 정형외과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친절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 첫 번째, 몸이 힘들다. 피곤한 컨디션으로 인한 것. 그런 날에는 누구에게도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기본 에너지로는 주어진 일만 간신히 할 수 있을 때) 스페어 에너지가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가 있는 법이다. 뭐 이건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 두 번째, 과중하게 많은 매스 고객을 상대 하는 것. 출근하여 초반 대여섯 명을 대할 때는 괜찮지만 열 명 스무 명 백 명을 넘는 사람을 상대하게 되면 아무래도 친절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일하면서 지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체력소모로 인한 피곤함이 주는 문제이니 어쩔 수 없긴 하다. 해결책으로 이 문제는 한 사람당 대응하는 사람 수를 줄여 .. 더보기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아기를 갖기 전에 두려워 했던 것 중 하나는 “수없이 반복되는 소음” 이었다. 누군가는 픽 웃으며 두려울 것도 많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예민하지 않은 사람이라 자평해왔던 내가 '소리'에 평균이상으로 긴장하고 영향을 받는다는 걸 깨달은 것은 큰 발견이었다. 내게는 연남동 골목이 너무 시끄러웠어서 강화도 조용한 곳의 생활에 만족감을 느끼는 엄마와, 드라이브할 때 틀어놓은 음악소리도 소음이 되는 오빠도 있으니 '소리민감도'도 가족력이란 게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어렴풋이 예상만 했던 소음은 아기가 우는 소리, 아기가 맥락없이 빽빽 지르는 소리, 그리고 아기 장난감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소리였다. 앞의 두가지야 아기와의 상호작용에 따라 달라질 일이지만 마지막 소리는 내가 어떻게 해볼 수도 없는 것.. 더보기
달리기 하여 실행력을 갖춘김에 쓰는 일기 트렌디하게 미니멀리즘까지 들먹일 필요없다. 궁상맞게 쌓아둔 물건들을 버리자. 오늘 만약 주변을 정리한다면, 아니 그게 좀 거창하면 나라를 떠나거나, 회사를 떠난다면, 집을 이사한다면 뭐든 좋다. 어떤식으로든 외부요소에 의하여 정리를 하게 된다면 내가 추릴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돌아보자. 시간이 나면 해야지. 그렇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바로 그것들을 지금 하자. 오늘이 바로 그것을 할 날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그렇게 깔끔한 기분으로 살수 있다. 정리된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 얼마나 즐거운지. 정리된 화장대를 보는 기분이 얼마나 깔끔한지. 등떠밀려 살았던 직장인 시절에 못했던 일들. 지금은 가능하다. 시간 날 때 기어나가거나 뻔한 티비를 보거나 인터넷을 보지 말고 아래 일들을 해보자. 그러지.. 더보기
아기와 노래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시간이다. 자장가에 익숙해진 것인지 아기도 노래를 좋아하는 것인지 아직 확실친 않지만 노래를 불려주면 울던 아기도 조용해지는 건 분명하다. 내가 늘 좋아했던 노래부르기를 이 때에 원없이 해볼줄은 몰랐다. 아기는 노래를 듣고 불안을 잠재우고 조용해지고, 나는 힐링이 된다. 2. 처음에는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가 부르시던 섬집아기로 시작했는데, 그 노래를 듣고 난 뒤이어 등대지기, 보리수, 선구자, 봄처녀가 생각이 났다. (왜 주로 가곡이죠) 그리고 몇가지 동요도. 동요 가사가 가물가물하여 찾아봤더니 '초등교과서'란 카테고리로 많은 노래가 나온다 그래서 요새 완성된 최근 목록 보리수 / 등대지기 / 선구자 / 겨울나무 / 노을 / 아기염소 / 고향의 봄 .. 더보기
내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너 요새 아기는 부쩍 애착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가끔 아침에 깰 때 혹은 낮잠을 깰 때 침대에 가까이 들여다보면 여지없이 활짝 웃는 표정으로 날 반기는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으면 아기는 자기의 두 손으로, 내민 내 손을 양쪽에서 움켜쥔다. 그리고 자기 얼굴로 갖다대곤 눈을 감고 기분 좋은 표정으로 얼굴에 부비며 냄새를 맡는 것이다. 본능적인 이 행동이 얼마만큼이나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인지. 그 해사한 표정과 따뜻한 고사리같은 손에 잡혀본 자만이 알 수 있다. 더보기
오랜만에 교외 마트 쇼핑몰이 금지된 지 두어달만에 나오기도 했고, 갑작스런 건강 염려증이 일단락 된 후로 나오기도 했고 그리하여 마음가짐이 좀 남다른 것 같다. 복작거리는 동네 골목에서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탁트인 아울렛이 (오버 좀 보태) 영미권에 여행온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공간의 매장을 둘러보는 것이 여유있는 기분이다. 얼마나 자주 왔던 아울렛인데 새삼스레 이런 기분이라니. 아무리 집에서 음악을 틀고 집안 정리를 하고 한강을 내다보아도 부족한 것은 이런 것이다. 바람과 공간. 주로 쇼핑에서 쾌감을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맘에 드는 모자를 하나 산 것도 좋았다. 그간 필요하다 노래는 불렀지만 구매 시도는 성인이 된 이후로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두산베어스 모자는 빼자) 그간 왜 그렇게 시도조차 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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