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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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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일상으로 돌아온 첫 출근일. 사람들은 똑같이 붐비고 , 세상은 흘러간다. 마치 꿈을 꾼 것이 아닌가 아침에 일어나 다시금 되짚어 생각하고 슬픔에 잠기는 것도 이제 조금 익숙해질 지경이 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날이 휴가 포함 열흘 남짓. 무언가를 정리한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없었다면 그냥 모든 것을 내팽개쳐버리고 방안에 주저앉아 울기만 해도 부족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상투적인 말이 이만큼이나 유용한 말인지 몰랐다. 그래 ,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났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어떤 것이든 정신을 팔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을 하였다. 늘 아까웠던 시간인데, 지금만큼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흘러가게 내버려두었다. 그럼에도 너무 벅찬 슬픔은, ..
질문하기게임 최약체 오후 집중력을 더해줄 커피를 뽑으러 간 탕비실 앞, 황과장님과 간단히 나눈 10분여의 대화속에서 나는 그녀의 가벼운 호기심(본인은 모르는 자의 오지랖이라 하였지만)에조차 대응하지 못하여 버벅였다. 그녀의 질문에 횡설수설하며 얘기하던 중간에 오류를 깨닫고 다시 내 대답을 화급히 정정했다. 이러한 복잡한 거래구조의 업무에서 모든 작은 가능성까지 상상하고 답을 미리 내려놓는 그러한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상상력이든 꼼꼼함이든 어떤 이름을 달았든지간에 그것이 나에게 필요한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나는 예상조차 못한 질문을 , 그것도 다른 업무의 주 담당자가 , 그것도 커피뽑으면서 떠올릴 줄 아는 건 다 뭔가! 짧은시간이었지만 감탄한 나는 돌아와 몇분후 그녀에게 감동의 톡을 보냈다. “과장님은 쟁점 캐치가 빠른거 같..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왔다 꿈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나왔다.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을 지켜보는 할머니는예전과 변함없는 모습이고 담담한 표정이었다.분명한 목소리로 내게 이야기하셨다.여기까지만 하고 이제 모든걸 정리할테니 당신을 도와달라고,다른이들은 다시 보지 않고 마지막은 혼자서 맞이하겠다 했다.여전히 담대한 모습이었다. 나는 할머니를 품에 꼭 안았다.작아진 키의 할머니의 이마가 내 턱끝에 와 닿았다.그 이마는 주름살 하나 없이 매끈하고 팽팽했다.할머니를 이렇게 안아본 건 처음인 것 같았다.
내가 왜 수동적인 인간이 되었나 다음주 클로징을 두고 내게 불거진 죄책감이 쉬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완벽한 클로징을 위해 시간적 압박 업무적 압박을 견뎌가며 열일하면서도 굳이 내색하지 않는 황과장님의 마음과 표정, 말투를 느끼면서 모른척하는 내 스스로가 너무나도 비열하여 기분이 좋을수가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참여자들의 공던지기식 업무토스와 의존현상을 보면서 마음이 착잡해진다. 나는 여전히 너무나 소극적인 사람이다. 시간이 갈수록 어쩔수 없이 부서에 녹아들고 동화되면서도 움직이지 않는 나를 보게 된다. 내가 원하는 바인가, 아니면 다잡아야 할 때인가. 무른 내가 할수 있는 것이 있을까. 내가 왜 수동적인 인간이 되었나 곰곰히 생각해보면, 7살 이래로 계속해서 스케줄을 정해줬던 학교와 회사 때문이었다. 학교는 교육이니 그렇다..
감정다루기 12년째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는 지리한 회사생활속 쉽게 흘러가는 나날 중에서도 간혹 밀도 있는 인간관계를 경험할 때가 있다. 가끔 내가 그분에게 왜 이렇게까지 감정이입하였나 생각할때가 있는데, 아마도 그것은 그분의 말과 글에 내면의 감정을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인것 같다. 나는 그간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무언가. 그건, 남들이 언뜻 보기에는 별다를것 없는 말로 비슷하게 표현되지만, 사소한 단어나 미묘한 타이밍으로도 분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진심이 담겨 있는 말은 작아도 엄청난 힘이 있는 법이다. 그분으로 인하여 나는 많은게 바뀌었다. 그 중 가장 큰 건 내 감정을 소중히 다룰 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저 부정적인 기운이라 몰아내려고만 했던, 약해빠지고 나약해서 도망가거나 극복해야만 하는 ..
행복 결혼 이후로 집에 사람들을 여럿 초대하여 먹고 마신적이 꽤 있지만 언젠가부터는 방에 먼저 들어와 쉬는 적이 많았다. 합정근처에서 놀다가도 일차만 하고 난 먼저 들어와 쉬거나 잠이 들었다. 둘이함께 있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억지로 누군가가 기다리거나 억지로 끝내기보다, 서로의컨디션에 맞추어 원할때까지 편히 노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일차가 끝나면 날 집에 데려다주었고, 나는 다시 그들끼리 편하게 놀게 두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체력이 점점 고갈되는 게 느껴졌다. 자꾸 끝을 잊어버리는 술자리의 기억 역시 하나의 증거이다. 내 해마들은 벌써 많이 없어졌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편의를 추구하는 나의방식은 누군가에게는 서운하게 느껴질수도 있을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다. 십여년전쯤에, 아니 20대초반부터..
진로 그간 미래를 위해서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았다는 아니, 치열히도 아니고 그냥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는 시간조차 별로 갖지 않았다는 자각. 서가를 정리하러 서재에 들어갔다가 짝꿍의 책중에 '신 행정학' 이라는 두꺼운 책이 보이길래 그걸 열어봤다가 한시간쯤 앉은채로 한 챕터를 읽게되었다. 은행서 외국환 법관련된 일을 하다보니 법대들과 법률 기관, 민사법과 더불어 행정학이란 학문과 행정학과라는 생소한 내용만 듣다가 요 책을 보다보니 국가분립의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에서 마지막이 행정이라는 단어가 겹치는게 나 나름으로는 충격이었다. 은행에서 일하며 겪는 각 대외기관들, 선임기관들 국가의 부서들을 늘 귀납적으로 엮어서 생각해왔다면 그걸 이미 이런 책에서 연역적으로 상세히 서술해놓은 것이 충격적이었고, 그간 나의 전반적..
만남 내 넋두리를 말없이 들어주는 그녀를 보자니 , 역시 이 친구는 오래전부터 그릇이 크다는 기분이 든다. 집에 오면서 더할나위없이 즐거웠다는 그 친구의 소회처럼 나역시 그러했지만, 사실 나의 무기력한 회사일들을 늘어놓다가 그 친구가 문득 던진 송곳같은 질문에 넉다운 되었었다. "그런데 말야. 그렇게 별로인데도 그만둘 생각을 해본적은 없어? " "그래도 .. 은행이 특성상 인적구성이 2-3년마다 바뀌어서 좀만 버티면 또 지나가 "뒤돌아보니 어찌나 변명 같던지. 그냥 자위하는 수준이다. 그녀가 최근 만난 하루라는 친구 이야기는 그중에서도 화룡점정이었다. 그 친구의 북토크에 찾아가 반하게 된 매력, 같이 여행하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 헤멘다는 일상. 처음 만나는 이들도 매력에 금세 빠지는 걸 보며 자극받는 이야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