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 Life2

(43)
책 고르기 어제는 가져온 책이 없어 오랜만에 교보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이리저리 들춰보았는데 보고싶은게 많았다. 그동안 제목만 적어놓았던 “아무튼 발레”도 들춰봤는데 한 1/4보았나 , 역시나 글도 좋고 내용도 좋아 살까하고 선뜻 집어들었으나 그 책을 품은 채 또 다른 책들을 훑어보다보니 그것보다 훨씬 중하고 노력과 고민이 담긴 책들이 많아서 과연 이 구매가 최선의 가치있는 선택인가 하는 생각에 도로 책장에 꽂고 말았다. 발레 책도 잘쓴 글인데, 이 책도 사고 그 책도 사면 안되는건가 싶다가도, 독자로서 ‘작가의 노력과 고민’ 을 인정해 주는 것이 단 한권 고를 때 그 책을 선택하고, 그 책만을 사는 것을 통해서 ‘책을 통한 성취’를 이룬다는 기분이 들어서 꼭 고민하게 된다. 사실 출판계 전체로는 나처럼 고작 한권..
회사를 떠나는 동료를 보며 상을 치르면서 홍 생각이 많이 났다. 남편이 계속 아프고, 회사 부서는 너무 늦고 힘들게 하여 그저 가족에게 충실하고 싶어했던 그녀. 회사를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그 친구에게서 처음 들었을 때 , 분개했던 건 나였다. 오히려 억울하게 네가 왜 관두냐며 회사의 그 부조리함에 분노했던 건 아무 액션도 하지 않고 있던 우리 부서의 나였다. 그러나 시부모님을 보내면서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다. 그친구의 입장에서 도움이 되는 소리랍시고 지껄였지만 , 다 부차적인 것이다. 마음을 보듬어주는 그런 말을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했다. 그친구의 마음, 배우자를 그저 바라보고 기도밖에 할 수 없는 그 어처구니없는 상황의 마음에 대해 난 들어주지 못했다. 홍은 결국 그만두는 걸 택했다. 그녀..
교보문고 음악 좀 바꿔줘 제발 두번씩 끊어서 울리는 무미건조한 전화벨소리가 벌써 10번 넘게 울리고 있다. 미스테리한 마법사의 집을 연상케 하는 이 동화적인 클래식은 어제 저녁에 들렀을 때도 들었던 음악이다. 점심먹고 남는시간에 교보에 앉아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30분인데 오늘은 벌써 정신팔린거 보니 망한 것 같다. 아니 여기는 반나절만에 이렇게 같은 음악을 돌려가며 트나, 고객으로서 내가 지루하다고 이야기하면 너처럼 자주 올필요는 없으니 괜찮다고 대답할까? 적어도 여기서 일하는 직원은 저 음악을 매일 들어야 할텐데 너무 괴롭지 않을까. 그냥 93.1 라디오만 틀어도 한달내 같은 음악을 반복해 들을 확률은 굉장히 적을거 같은데.
식사시간 한시간에 정신을 다 뺏기는 것 같은 불편함 점심시간이 되어 11시반에 oo김밥으로 향하면서 오늘은 말하리라 다짐했다. 오늘도 에어컨 앞 일인석에 앉히면 꼭 이야기하리라. 지하1층 아케이드에 자리한 좁디좁은 이 분식집은 작은 테이블을 다닥다닥 붙여놨는데, 그중에도 맨 구석에 에어컨을 마주보고 붙여놓은 일인석자리가 하나 있다. 나머지는 다 이인석이고 상황에 따라 띄었다 붙였다 하지만, 저 구석 저 자리는 항상 혼자온 손님의 몫이다. 유리문을 열었더니 오늘따라 왠일인지 주인아저씨는 없고 아내분과 보조하시는분 이렇게 둘만 있었는데 손님은 내가 처음이었다. 역시나 예의 그 일인석으로 가볍게 안내하길래 나는 재빨리 이야기했다. 저 자리는 싫다, 차라리 반대편 벽쪽 이인석 구석에 앉겠다. 내가 제일 먼저 왔고 자리가 이리 많은데 혼자 온 손님이라고 무슨 벽보..
풍경화 & 초상화 문득 영어버전으로 되어있는 노트북의 출력버튼을 누르다가 가로는 landscape, 세로는 portrait로 되어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낭만적이기도 하지, 우리도 가로세로 말고 풍경화, 초상화 이렇게 쓰면 안되나?
단정할 수 있나 과학적 실증 결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하여 물리학 박사조차도 혹시나 이것이 단정적 문장일까 우려한다. 점심나와 이런 훌륭한 문장의 과학잡지를 보면서도 회사의 부조리함 생각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나도 한심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모르겠다. 회사의 그 인간들은 매사에 뭘 보고 그렇게 단정적으로 구는지? 되도 않는 망발을 늘어놓는 사짜타입 인간들 레알 극혐.
성격과 염치 윗사람 몇이 자리를 한번에 비웠다. 예상은 했지만 훨씬 더 조용하고 일 할만 하였다. 영업점에서 물어보는 질문들에 대응하여 차분히 생각하고 이곳저곳 물어보기도 하고 대답을 정리할 수 있었고 훨씬 생산적으로 일할수 있었다. 물론 무기한 이런 상황이면 이렇지만은 않겠지. 내게도 관리자와 책임자의 역할이 추가로 부여될 것이다. 원래 그들이 있다가 지금만 잠시 없는 시간이라 편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그런 걸 접어두고도 귀마개따위 생각나지 않는 오랜만에 너무도 정말 일 할만한 날이었다. 피신을 떠나지 않아도 마음이 어지럽지 않았다. ​ 전에 친구와 함께 만났었던 한 차장님이 휴직을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육아나 건강으로 인한게 아닌, 퇴직 대신 어쩔수 없이 선택한 자발적 휴직이다. 벌써 경력 2..
기본 식당에 갔을때 덜마른 냄새가 나는 행주로 상을 닦아줄 바에는 그냥 닦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건 별게 아니다. 회사에서도 보면 어떤 친구는 자리가 굉장히 너저분한 채로 어떤 친구는 잘 정돈된 채로 일을 하는데, 자리가 사람의 모두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손님쪽 자리에서 지나가다 보더라도 그 기본(이 회사에서는 믿을만한 직원)이라는 것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건 금방 느낄 수 있다. 간혹 회사의 어떤 이는 단정한 몸가짐과 청결에 대해 나의 (반성과 더불어) 지각과 인식의 경계가 넓어지는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깨끗히 세탁되고 잘 다려진 옷과 소지품이, 단정히 닦이고 가지런히 나열된 물건들이 그 주인의 품격을 올려준다. 그런 주인은 여지없이 해야할 일과 하지않아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