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680)
내가 이렇게나 집중력이 없었던가 내가 이렇게나 집중력이 없었던가 몰입할 때의 효과가 이거밖에 안되나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눈을 반짝 뜨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 순간이 그렇게 쉽게, 자주 흐트러지나 오랜만에 나에게 정말 실망했다. 그동안 너무 해이한 상태로만 있었나보다.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지 않아서일까 몸과 마음이 너무 늘어진 느낌이다. 영민하진 못할지라도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기반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따라가기는 커녕 받아적기에도 급급하다. 원래 어려운 거라고 위로하기에는 혼자 하나하나 뜯어서 이해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소비된다. 마치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 몇장 읽어내리는데만도 꽤나 긴 시간이 걸리듯. 절대시간이 부족한데, 절대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이건 집중력과 효율의 문제이다. 언제나..
카페 마실. masil 상암동으로 출근했다가 갑작스레 안산에 있는 농구장까지 동원된 날, 멀리 나들이 간 김에 산본에 있는 민아를 만났다. 산본까지 납셨다며 홈플레이스에서 턱을 약속한 민아씨, 본인이 일하는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대접하겠다며 잔뜩 들뜬 마음으로 이곳까지 날 안내했다. 카페 masil - 산본역에서 오분정도 거리에, 건물 이층에 자리잡은 아담한 카페 사장님은 아마 오랜 여행 매니아이신듯 본인이 다녀오신 여행지로 꾸민 책과 사진이 여기저기 그득했다. 가게 안은 조금 어두운 감이 있지만, 왠지 곧 크리스마스 파티라도 열릴 것만 같은 설레는 기운이 감도는 그런 곳이다. 무엇을 드시겠냐는 물음에, 뭐, "사장님이 주시고 싶은 걸루 주세요." 라고 했다가 정작 어떤 놈을 마셨는지 커피명을 기억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신맛이..
경복궁 앞 카페에서 경복궁 앞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앞에 두고 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이날 이 시간을 곱씹어 본다. 팔십년대 팝과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높은 나무 의자에 혼자 멍하니 걸터앉아 있는 지금 시간은 마치 정지한 것만 같다. 옆구리에 끼고 온 작은 책 한권과 지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영화속 주인공들이 테이블에 물건 하나를 올려놓고 한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장면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은 시작부터, 그동안 일어난 사건들과, 이미 엎질러진 일, 돌이킬 수 있는 일 내 말에 대한 여파,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결과.. 내가 그러지 못해서, 난 늘 잠잠히 앉아 가장 현명한 방법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려깊은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늘..
'더 리더'와 '잠수복과 나비' *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더 리더' 책을 읽다가 책을 읽어주는 것의 매력은 무엇일까 문득 생각했다. 그 흔한 영화 속 장면처럼 우리 부모님은 내 침대 곁에서 책을 읽어주신 적이 한번도 없어서 나는 단 한번도, 누가 읽어주는 이야기를 소리에만 집중하며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성격이 급해서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기가 답답하진 않을까. 또 나는 상상력이 풍부하지 못해서 책 내용을 귀로 들으며 머릿속에 그릴 세계가 특히 빈약하진 않을까. ** 몇주 후, 장 도미니크 보비의 '잠수복과 나비'책을 읽다가 문득 눈꺼풀을 깜빡여 글을 썼다는 그 속도에 조금이나마 맞춰보면 어떨까 하여 조그맣게 소리내어 책을 읽어 보았다. 한두장 정도밖에 읽지 않았는데도 소리내어 읽는 책이 은근히 매력있게 다가왔다. 쉽게 지나갈 문장..
천안함주 천안함주라고 들어보셨나 반쯤 채운 맥주잔 안에 소주잔을 띄우고 소주를 찰랑찰랑 따른 뒤에 젓가락을 양쪽 손에 쥐고 맥주잔 중간을 가볍게 치면 안에 든 소주잔이 거품을 내며 맥주잔 안으로 가라앉는 폭탄주 복분자주로 소주잔을 채우면 그 핏빛 색깔이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천안함주 한 나라를 들썩이는 비극적 사건이 이렇게 희화화되어 술판위에 벌어지고 있다니 그리고 나는 그 술판에 둘러앉은 한 사람으로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박수를 치지도 화를 내지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이거 나만 이상한 거니, 사람들이 무감각한거니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
뷰티클래스 뷰티클래스 다니고 싶다. 좀더 우아한 신녀성으로 태어나기 위해 누구 나랑 같이 다닐 사람?
쥰배님 birthday party 설을 일주일 앞둔 주말저녁 지난 추석을 함께했던 준배님의 생일 파티 샷을 더이상 미루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때는 2010년 9월 22일, 추석 당일 두둥. 추석 당일날에도 회사에 출근하신 그분을 특별히 위하는 뜻에서 준비한 투썸 케익 30임을 깜빡하고 29개를 준비한 생일 초에 불을 붙이다가 긴 초 하나가 불이 붙어 중간이 꺾이는 바람에 졸지에 (큰초1+ 작은초 10) 스무살 생일이 되어버렸다. 근데 진심으로, 좋아하더라 생일 축하 별게 있나.. 주인공이 좋아하는 거 해주면 그만인거다. 허허 생일날까지 출근하신 준배님은 회사에 대한 분노를 '법인카드 결제'로 표출해주셨는데 신촌을 수없이 들낙거리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스시엔'에서 은색 특접시를 마음대로 시킬 수 있는 권한을 주셨더랬다. (십..
쓰는 게 아니라 쌓는다 에너지를 허튼 데 쏟지 않는다. 예를들면 CS회의, 실적회의, 남 흉보는 시간, 말초적인 고객 응대, 업체와의 기싸움 등등 모름지기 직장인이라면, 6+ 3+ 3+ 4(+1or2) = 다년 간의 공력으로 이제는 그만 '배운 것 좀 발휘'해야 할 때이지만 대개 그 발휘는 16여년간의 학습내용과는 판이한 일주일정도짜리 업무능력에 16여년간 갈고닦은 인간성을 '소모'하는 모양새가 될 때가 많다. 충전은 그저 체력충전. 근데, 여기서 난 배운다. 아침 8-9시도 통채로. 매일.시간중에도. 응대전화를 통해서도. 저녁 연수 시간에도. 하루하루 쓰는 게 아니라 쌓는다. 아 이건 정말 엄청난 플러스이다. 지난주 내내 10시 넘어 퇴근했지만 이렇게 쌓아가는 기분. 공부하고 커가는 느낌. 도전하는 느낌. 아주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