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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스패로 레드스패로 사실 이영화의 감상평을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그보다 스타일리시함 이상의 쓸 내용이 있을까 했던 영화였는데, 없는 감정도 누군가의 감상평을 보다보면 생겨나는 법인가. 그냥 시원한 영화를 보고 싶었다. 너무 유치하지도 않고, 너무 울음나지도 않고(난 영화보다 잘 우니까), 너무 빤하지도 않은 약간은 특별한 영화. 게다가 제니퍼로렌스는 아메리칸허슬과실버라이닝플레잉북 이후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중 하나가됐고, 뭐든 극한의 훈련을 거친 여주인공이(남주인공도물론) 슬픔을딛고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류의 영화를 나는 늘 좋아했으니. 극한의 예술(?)훈련이 예상외로 너무나 직접적이라서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 사실 그 학교에서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인간은 욕구의 퍼즐이라 빈 자리를 찾아서 조각.. 더보기
추석이 끝나고 ​ 추석이 끝난 월요일. 출근 지하철에 꽉 끼여가면서 전광판에 나오는 광고를 보았다. 판촉물 홍보 같은 걸 하는 것 같은데,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 상품의 경쟁력 같은게 아닌, 그저 가련한 마음이다. 거의 두달여간 지겹게 팔이하던 추석도 끝났으니 대목도 사라졌는데, 각 회사에서 오늘부터는 또 어떤 명분으로 사람들을 갈굴까. 새로이 시작되는 날에 기강을 다잡는답시고 아침부터 어떤 식으로 모양새를 만들 것인가. 유통업계면 다음 타겟은 아마 할로윈과 블랙프라이데이가 될것이다. 여긴 다행히 그러한 상술의 대목 같은건 없지만, 새롭게 시작되는 것의 화이팅은 분명히 있을테지. 적어도 오늘은 안심전환대출 접수시작일이라는 무시무시한 상차림이 있다. 이런 날을 앞두고는 연휴도 휴일이 아니다. 어제 ‘휴식의기술’이라는 E.. 더보기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작가의 잘 쓰여진 '여행의이유'를 읽고나니, 나 역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싶다는 욕구가 밀려온다. 여행을 주제로 한 비소설을 읽는 것은 주제선정이 좀 가볍다는 편견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캐주얼한 느낌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나와 가까운 기분. 그냥 일반적인 보통사람의 삶과 어울린다는 기분. 굳이 타인과 오딧세이를 언급하여 여행을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여행은 어찌보면 샤넬백과 비슷한 중독이자 취미(혹은 사치)생활로 돈을 쓰는 하나의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포장되어있을뿐. 그래도 뭐 거창한 철학적 성찰은 그만두고, 그냥 나에게 주는 사소한 의미들을 나열해볼 순 있다. 이 부분엔 누구 못지않게 풍부한 사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 시간을 .. 더보기
작가와의 만남 (19.08.19) ​ 작업실이라지만, 빌라 꼭대기에 붙은 익숙한 공간이었다. 오빠가 연남동 빌라에서 작업실을 차렸듯이. 청년쯤 젊어보이는 흰 면티 입은 남자가 골목 어귀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차를 타고 골목에 진입했지만,수월히 차를 댈 곳은 없어 보였다. 차를 어떻게든 대고 나서 연락할까 하던 중이었는데 옆에서 그냥 전화를 걸었다. 역시 그 서성이던 사람이 전화를 받는다. 차는 그냥 빌라 앞 골목에다가 잠시 주차하면 된다고 했다. 어색한 순간이 찾아왔다. 사실 작가가 작품양도를 위해 만날 날을 잡으면서 연락을 해왔을때 함께 저녁을 먹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너무 뻘쭘할듯 하여 완곡히 거절했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진다. 그래도 연락처를 주고받고 이야기한던 건 내가 아니라서 , 나는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되었다. 차에서 내.. 더보기
뉴스로 만들어지는가 , 뉴스를 만드는가 기자에 의해 쓰여지는 ​뉴스를 읽고나서야 현황과 실상을 알게 되고, 그것을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이고, 그 정보에 맞춰 움직이는게 그동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면 오히려 나 자체가 뉴스를 만드는 자가 되는 것은 어떠한가. 내가 가는 길이 뉴스의 내용을 바꿀수 있다면 그건 어떠한가. 부서장에게 간택받는게 아니라 그사람이 버릴수 없는, 내가 원하면 박차고 나가도 스스로 아쉽지 않은 직원이 되는 것은 어떠한가. ​ 그간 그런것이 가능할것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 나는 그런 인물과 그런 삶을 원하는가? 나의 삶은 스펙타클하기를 바라나, 소소하더라도 안온하게 흘러가기를 원하나? ​ 나는 소시민의 그릇인가? 아니, 소시민의 간뎅이인가? 더보기
아무것 뭔가를 몰래 바꿔놨길래 왜그랬냐고 물으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니라면 그럴 필요자체가 없는 것이거늘, 생각하면 이 행동 자체가 곧 아무것도 아닌것이 아니라는 반증인 것이다. 더보기
고래 ​ 몇년전부터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았던 소설인데, 막상 그 두께감 때문에 선뜻 읽지 못하다가 엊그제 누군가의 기사에서였나, 다시금 그 소설에 여럿이 경탄해마지 않길래 나도보겠다 작심을 했다. 최근 사하맨션에서 다시금 시작한 소설읽기가 탄력을 받기도 했고 , 마침 그 책은 회사의 친구가 가지고 있는 걸 알아서 , 빌려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두께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이정도 두께이긴 하나(대략 5백여페이지) 민음사 세계문학 특유의 가로로 좁고 위아래로 긴 편집 때문에 단순 글자의 양만으로 비교해보면 그리스인조르바가 더 글자량이 적을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괴도루팡이나, 람세스 같은 것들이 생각나는 본격 소설이었다. 이런 류의 소설은 초반에 쭉쭉 치고 나가지 않으면 곧 이도저도 못하고 정체에 .. 더보기
사하맨션 ​ 조남주 작가님 책은 처음 읽었다. 82년생 김지영이 하도 유명하여 82년생인줄 알았는데 작가님은 78년생이셨다. 전편의 유명세 때문인지 출간후 교보에 한면을 전부 차지하고 진열된 신작이 눈에 잘 들어왔었다. 남색의 표지가 깨끗하고, 은색으로 반짝이는 맨션의 작은 그림이 너무나 예뻤으며,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SF소설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책뒷면에 몇줄 나열되어 읽어본, 가정의 세계가 꽤 흥미로웠다. 언뜻 들춰본 소제목과 그에 따른 전개는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있었다. 서사적 흡입력도 상당하여 이틀만에 출퇴근길에 금세 읽었다. 그러나 고조된 기대만큼 마지막 결말은 그만큼 유기적이지 않았다. 마지막이 의외로 밍숭맹숭하다는 표현이 그럴싸했다. 왜일까. 문장은 비교적 단문들로 산뜻했다. 근래에 읽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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