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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마이 10 - 환상의 쿠킹클래스2 이전의 동남아 여행에서도 쿠킹클래스를 찾아본 적이 없진 않지만 첫 클래스를 이 같이 훌륭한 곳으로 택할 수 있었던 건 언니의 공이 크다. 치앙마이 물가 치고는 싸지 않은 가격이었으나 이 정도 레벨은 되어야 제대로 된 클래스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걸 분명하게 느꼈다. 모닝 클래스 가격은 일인당 1280바트 (우리돈 5만원가량) 게다가 점심 끼니도 태국 전통식으로 풀코스 해결하는 것 생각하면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하나 우려는 과연 내가 만든 태국 음식들이 그정도 맛을 내느냐…! 였는데 돌이켜보니 이건 별 일이 아니었다. 재료와 레시피가 이만큼 정해져 있으니 내가 조절할 수 있는건 그저 냄비에 주걱 휘젓는 속도 정도. 메뉴는 총 다섯가지였는데 같이 서빙되는 것 빼고 내가 본격적으로 만드는 건 세가지. 1... 더보기
치앙마이 9 - 환상의 쿠킹클래스 1 이번 태국 여행의 하이라이트를 꼽으라면 단연 쿠킹클래스를 꼽겠다. 언니가 유튜브로 미리 찾아보고 나도 같이 예약해줬는데 예상치 못한 호화로운 환대에 완전 뿅 반해버림. 쿠킹클래스는 모닝과 디너 둘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 만드는 메뉴는 같고 모닝은 시장 투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으로 픽! 당일날 목적지 근처 재래시장에 들러 자세한 설명을 들었는데 설탕 하나부터 코코넛 밀크 팜 슈거 쌀까지 방대한 정보였다. ㅎㅎㅎ 나처럼 심심풀이가 아니라 태국의 음식을 진정 탐구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과정이 꼭 필요할 듯. 역시 현지의 맛은 현지의 소스를 사야하는 법. 그냥 몇봉지 업어오면 집에서 팟타이 쌉가능 ㅋㅋㅋ 클래스 시작 전에 시간을 주고 정원 구경을 맘껏 하라는 걸 보니 비주얼에 힘을 준것이 분.. 더보기
나는 어렸을 때 가장 싫어하는 음식이 콩이었다. 그 중에서도 검은색 서리태 콩. 엄마가 밥에 콩을 섞어주면 몰래 콩만 먼저 꿀떡꿀떡 삼켰었는데 덕분에 알약을 잘 삼키는 목구멍으로 단련되었지. 남편도 콩을 썩 좋아하진 않아서 결혼 후 우리 식탁에서 콩은 거의 자취를 감췄었다. 그런 우리에게 콩순이가 태어날 줄이야..! 더보기
갑자기 기분이 요상해서 적어봄 아까 저녁에 들었는데 나 담주에 밥먹기로 한 친한 회사 언니가 ** 발령났단다 근데 그언니가 진짜 내가 휴직전 최근 3년 사이 완전 가까이서 친하게 지내던 언닌데, 진짜 훌륭한 사람이거든 언니랑 나랑 그때 같이 세트로 일하면서 이래저래 좋은일 궂은일 성취감 많이 있었는데.. 나는 우리의 기억이 참 즐거웠고 소중하고 언니에게도 물론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그 언니가 나보다 서너배는 족히 나은 인간인거 분명하고 그때 나도 알고 있었지만 이런 발령이 나고 나니 나와 같이 뭉개면서 지내던 것들은 그냥 그녀의 진흙탕시절은 아니었을까 갑자기 그런 기분이 드네 함께 지지고 볶고 해서 남아있던 일체감이 약간 사라진 기분? 그러면서 지난 2년간 잘 잊고 살았던 회사의 일들이 갑자기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내 가슴이 계.. 더보기
치앙마이 8 - 딱 한 곳 골라 구경한다면 그 곳은 바로 도이수텝 산 중턱에 조성된 대규모의 황금사원. 치앙마이에서 유적지 딱 한군데만 구경한다면 바로 이곳이란다. 치앙마이 대학교 앞에서 모집, 출발하는 성테우를 타고 둘째날 오후를 할애하여 도이수텝에 다녀왔다. 차타고 올라오는 길에 멀미가 나서 내리자마자 휴식이 좀 필요했다. 다행히 사원주변정원이 잘 조성되어 있어서 먼저 한바퀴 휘 둘러보며 두통을 달랬는데 구경하며 하품을 쩍쩍 한 거 지루해서 그런거 절대 아님. 멀미 때문입니다요. 근처에서 제일 높은 지역이라 일품이라는 전망대도 역시 좋았다. 근데 오늘따라 미세먼지 농도 무엇 ㅎㅎㅎ 드디어 메인스테이지 입장. 한낮의 뜨거운 태양과 사정없이 반짝이는 금빛은 조화롭다기보다 비현실적이었다. 경건한 느낌을 갖기엔 사람이 너무 많았기도 했지만 한편 뭐랄까. 낮은 하늘 아래 천.. 더보기
상대방 말의 자잘한 뉘앙스나 상황에 상대방 말의 자잘한 뉘앙스나 상황에 너무 몰입 상상 하지 말자. 붙잡고 있는 내 시간 아까움. 할말만 제대로 하면 그만. 더보기
치앙마이 7 - 살랑살랑 걷다가 카페에나 들릅시다 날씨가 좋으니 그저 살랑살랑 걷다가 마음에 드는 서점이나 카페를 들어가 휴식을 취하는 여행이 이곳의 일상이 아닌가 싶었다. 질 좋은 커피도 많고 귀여운 카페는 더 많은 곳. 한낮의 산책은 좀 덥고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했다. 추운 날씨에 있다가 갑자기 따뜻하고 화사한 길을 걸으니 갑자기 봄이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무들도 싱싱하고 푸릇푸릇해서 상콤하기도 하고 활력이 절로 솟았다. 저 수많은 엉킴 속에 과연 질서가 있는 것일까. 사진 좀 찍으려 하면 프레임에 빠짐없이 등장하던 무지막지한 전깃줄 뭉치가 기억에 남는다. 빅 관광 포인트인 사원은 의외로 많이 가지 않았다. 유명하고 큰 사원들이지만 막상 들어가서 본격 살피기엔 입구부터 너무나 눈이 부시게 휘황찬란해서 약간 부담(?)된 까닭이랄까. 어차피 이.. 더보기
잠버릇 아기는 잠이 들 때 이불 끝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는 버릇이 있다. 차렵이불의 겉감만 살짝 들어올려 꼭 중지와 약지 사이에 넣고는 조그맣게 원을 만들어 살살 굴리면서 부드러운 촉감을 느낀다. 아기의 잠버릇을 알고 나서 우리는 아기의 손가락 앞에 이불 끝자락을 열심히 대령하기 바빴다. 여행을 할 때도 애착이불을 가지고 다니면 쉽게 잠이 들었다. 어느날 아기의 이 모습을 보고는 부모님이 놀라며 말씀하셨다. 너도 어릴적에 손가락으로 이불 만지며 잠들었는데 어쩜 닮았냐며. 그러자 오래된 기억이 파듯 떠올랐다. 갑자기 어릴적 이불 무늬 감촉과 색깔까지 선명히 기억이 났다. 맞아 난 손가락 사이에 이불 자락을 끼는 걸 좋아했었지. 가끔 발가락 사이에도 이불을 끼고 옴싹이며 놀곤 했다. 마치 간지러운 곳을 긁듯이 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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