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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골 조일 줄 아세요? 출산 후 최근 몇가지 운동을 하면서 관통하는 메세지가 있다. 무너진 코어를 바로잡는 것의 기본은 골반 경사를 바로하고, 늑골(갈비뼈)을 조이는 것이란 거다. 어정쩡하게 서 있거나 희한하게 걷는 걸 본 엄마 친구와 지인이 내게 제대로 된 자세를 잡는 운동을 권했을 때 설마 그렇게 이상한가 했는데 이제 왜 그랬는지 좀 알것 같다. 늘 늑골이 풀어진 채로 살아왔던 나는 처음에 도대체 그걸 어떻게 조이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뼈는 뼈잖아. 움직여지지 않는 딱딱한 것? 장기 다치지 말라고 갈비뼈가 그렇게 둥그렇게 공간 품은 모양으로 생겼는데 도대체 어떻게 조인다는 건가. 게다가 펴면 펴고 말면 마는 거지 늑골만 조이라는 것도 의아했다. 거북목에 습관적 롸운드 숄더인 나는 어렸을 적부터 '가슴을 펴라'는 .. 더보기
사십을 맞이하기 때문인가, 산후에 오는 우울감인가 기분이 이상하다. 이게 산후에 오는 특유의 감정인가 생각해보았다. 계획과 다짐과 미래를 그려야 할 때에, 착 가라앉아 마지막을 자주 상상하는 스스로가 그렇다. 몸의 이상신호를 느끼면서 난생처음 몇몇 검사와 진료를 거치면서. 간절함으로 잃어버렸던 신을 다시 찾는 나를 보면서. 남편의 회사에서의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는데 온갖 생떼를 써가며 기어이 가로막는 스스로를 목격하면서. 그 와중에 40을 맞으면서. 한달 사이에 마주친 여러가지 감정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그간은 그저 지루하고 행복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불안하다. 그간은 나이가 드는 것이 그냥 좀 짜증이 났다면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슬픔과 조바심이 같이 찾아왔다. 갑자기 할일이 늘었고 갈길이 먼데 나는 나이가 많고. 아이가 겪을 미래가 암담한 느낌.. 더보기
남편의 본사 부름기 남편의 인사이동을 앞둔 어느 쉬는 날 아침, 평소 남편이 가고 싶어하던 본부부서의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서에 올거냐 묻는 물음에 그는 알겠다고 대답했고, 몇 시간뒤 만난 나에게 이야기했다. "나 본사에 갈거 같아" 대부분의 직원이 교대근무를 하는 남편의 회사는 일부 본사 업무로 일근을 하게 되면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령을 앞둔 직원과 미리 조율을 해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우리는 처음 겪는 출산과 육아를 앞두고 금번 발령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확보되는 교대근무를 계속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미리 말을 해 뒀었다. 그래서 남편은 가고싶은 본부 부서 한군데를 제외하면 나머지 부서의 제안도 어지간히 물리쳐 왔으며, 물론 평소 그 특정 부서 러브콜에 대한 의향은 표시해왔으나 그 부서.. 더보기
온 마을이 키우는 아이 오늘자로 미접종자 방역패스가 풀려서 아기를 데리고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아기와 함께 갈만한 곳을 찾는 건 역시 쉽진 않았다. 어렵사리 찾은 곳에 들어가서 그래도 수월히 먹은 편이었으나, 조그만 카페에서 아기가 중간중간 소리를 낼 때마다 신경이 적잖이 쓰이는 게 사실이었다. 도대체 이렇게 불편하게 먹을거면 왜 나오나 싶나 하다가도 오늘 여기 있던 사람들이(주인 아주머니와 손님1) 아기에게 환하게 웃어주는 걸 보니, 사람들의 배려를 조금 더 구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동시에 들었다. 노키즈존과 노배드페어런츠존이 꽤 많은 이 동네에서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앞으로도 수월친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어린 시절은 있고 아이 역시 사회구성원으로서 없는 존재처럼 취급받으면 안되는 법이다. 나는 오늘 그간 가.. 더보기
스몰토크는 아이스브레이킹 때만 쓰는 줄 알았습니다만 1. 최근에 다니는 정형외과에 담당하시는 원장님이 꽤 상냥하신 분이다. 동네 병원이라 손님도 많고 지칠만도 한데 늘 웃으시며 이런저런 이야기에 답변을 자세히 해주신다. 한달 넘게 다니다보니 이제 안면이 어느정도 있어 반갑게 아는척도 해주시곤 하는데, 갈수록 통증은 비슷하고 할말은 점점 떨어지는 느낌? "오 오늘보니 살이 좀 빠지신 것 같아요. " "아뇨, 비슷한데요." "그럼 몸이 좀 붓는 편인가요? 저도 좀 그래서요. " 얼굴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매직워드는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누가 살빠졌다는데 싫어하겠소만은 난 왜인지 그런 서두가 별로다. 뭐랄까 좀 가벼워보인다고 해야되나. 얼마 안되는 진료시간에 쓸데없는 시간을 잡아먹는게 싫은 건가. 그러고 보면 그런 말은 진심이 아니라고 확신하고 있는 건가. .. 더보기
너무 빨리 크지마 아기가 부쩍 활발해졌다. 아직 기지는 못하지만 굴러굴러 가는 수준이 매트 끝에서 끝까지도 가능하다. 엎드린 자세에서 방향 전환이 엄청 자유롭고 이제 슬슬 플랭크 자세도 가능해지는 걸 보면 곧 기지 싶다. '발달'로만 따지면 기지 못하는 율이는 느린 편이라고 하겠지만, 그 애가 최근 분명하게 달라진 건 상호작용이다. 이제는 어떤 표정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떤 행동에 어떻게 대응하고, 얼굴을 보이면 웃어주고, 티키타카가 가능하다. 예전의 나는 말 못하는 아이와 붙어있는 오랜 시간이 고역일 것이라고 예상했고, 얼른 그 시기가 지나서 이성적 대화가 가능한 나이까지 훌쩍 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와 반대로 '너무 빨리 크지마'를 실감하고 있다. 일단 말 못하는 아이와 붙어있지만, 말만 못한다 뿐 아기.. 더보기
감정을 나누는 사이 엊그제 신랑 친구네 놀러갔다 받아온 빨대컵. 한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던 터라 당연히 안될 것이라 예상했었다. 이유식을 주던 남편이 " 어 먹는다!" 하길래, 요리하던 나도 애 앞에 달려가 "어디 다시 한번 해봐!!" 했더니 처음인데 바로 성공하는 것이 아닌가. 안을 진공상태로 만들어주는 전용컵이라 그런지 훅 하고 손쉽게 빨려서 자기도 좀 놀랐나보다. 물도 차가워서 그런지 헥 하고 눈이 동그래진다. 신기해서 둘이 박수치며 크게 막 웃었는데 아기가 우리 때문에 갑자기 놀랐는지 아니면 놀림 당했다고 생각했는지 급 울먹이기 시작했다. 아이구 미안해, 아기 네게 잘했다 대견하다 눈맞춤도 말도 하지 않고 우리끼리만 신났구나. 미안해. 손사래치며 싱크대로 돌아갔지만 이 아이가 사람들의 반응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더보기
아이들은 즐겁다 -허5파6 몇년전에 선물받은 이 책을 며칠전 우연히 꺼내어봤다가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웹툰 단행본(만화)인지라 얼마 안걸린 것도 있지만, 내용도 너무 좋았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이는 9살 남자아이 '다이'이다. 엄마가 아프고 아빠는 바빠서 외로운 아이. 가정 환경도 변변찮아서 돌봐주는 이 없이 늘 심심하게 티비를 보거나 친구들과 놀거나 버려진 책을 주워다 읽는다. 주변의 어른들 행동을 보며 생각하는 것이나 학교와 동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이 만화의 주요 포인트다. 이 책은 아이들의 순수함 같은 걸로 어필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적나라한 어른들의 세계가 아이들의 눈으로 보여지는 것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다보면 마음이 몽글몽글 따뜻해진다. 그건 이 아이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