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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드디어 전화가 왔다. 복직을 알리는 전화. 동공은 흔들렸지만 몇주간 예상 시나리오 그렸다보니 생각보다 차분했다. 군대를 다녀올 수도 있는 꽉 채운 2년이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문득 의아하다. 자유를 빼앗기는 듯한 억울한 기분이 드는데 도무지 말이 안되니 원망은 시간에게 돌릴 수 밖에 없네. 미루기 대장은 마음이 급해져 우당탕탕 약속을 잡는다. 그래봤자 몇 되진 않지만. 기나긴 휴직 기간 동안 여러 인간관계의 시간을 많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두문불출하였다. 회사 사람들은 회사 일이 떠올라 자꾸 복직 후로 미루게 되었다. 혼자의 시간도 충분히 즐기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그리 내키지 않았다. 함께하는 건 피곤하지만 그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었다. 번개로 만나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더보기
크로아티아 15 - 자그레브, 이름도 건물도 보석처럼 반짝이는 곳 드디어 마지막 도시인 자그레브로 간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이동거리이니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고 점심쯤 도착시간 맞추어 출발했다. 길이 넓어지고 건물 사이즈가 커져 큰 도시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차를 근처 공영에 적당히 대고 숙소를 배정받기 위해 예약처를 찾아가니 마치 부동산 같은 사무실. 단기임대물건을 여럿 관리하는 곳 같다. 키를 받아들고 숙소로 향한다.노천카페들이 성업중인 골목을 지나 번쩍거리는 건물을 지나니 탁 트인 광장에 도착. 이곳의 이름은 반 옐라치치 광장이다. 자그레브의 여러 광장 중에서도 가장 큰 곳.첫번째로 들러보고 싶었던 자그레브 대성당. 크림색 고딕 성당이 너무 예쁜 느낌이라 기대했는데 보수중이라 조금 아쉽성당을 구경하고 언덕을 올라올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간다. 골목 어귀에.. 더보기
크로아티아 14 - 카를로바츠,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작은 도시라고 하니 숙소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모닝산책이나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그간 자전거를 타고 구경했던 도시들이 다 느낌이 좋았다. 부다페스트도, 산타바바라도, 오키나와도 그랬다. 그게 도시가 좋은 때문인지 자전거 때문인지 알 수가 있나? 적어도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의 조합은 실패할 수 없는 건 맞지. 그럼 쾌청한 날의 자전거 여행이 실패하기 어려운 것도 맞다. 준비하시고 출발해봅시당!! 시내로 보이는 곳에 진입하여 천막 밑에 세운 몇개의 부스를 구경하였는데 이른 아침이라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소소하게 모닝 마켓도 구경하면 딱 좋은데 아쉽.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그런지 사진이 죄다 급한 느낌 ㅋㅋㅋ 안장에 탄 채로 걍 찍어제껴서 로우앵글이나 광각 그런거 없음 ㅋ.. 더보기
크로아티아 13 - 카를로바츠 숙식의 조건 예상치 못한 숙소가 큰 만족을 주었던 경우를 꼽으라면 그간의 여행 이력중에서도 best3에 들만한 숙소. 카를로바츠라는 이름의 이 도시는 애당초 우리가 미리 가고자 정해 놓았던 도시가 아니었다. 플리트비체에서 자그레브까지 가는 길의 지도를 살펴본 뒤 적당한 위치에 있는 맘에 드는 도시를 픽한 것. 몇년 전부터 '즉흥적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중간 일정을 오픈해놓고 떠나왔었는데 여기도 그렇게 정해진 곳이다. 정재승 선생님이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고 했는데, 이 도시가 그런 셈이다. 플리트비체에서 넘어간 시간이 이미 늦었기 때문에 어두웠다. 밤에 새로운 도시에 진입하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유럽의 소도시들은 생각보다 일찍 문을 닫고 컴컴한데 조명도 밝지 않아 으슥한 편이니.. 더보기
크로아티아 12 - 재잘대는 방울소리가 들릴 것 같은 플리트비체 하이킹 멋진 자연을 보고 나면 특정한 디테일한 감상보다는 분위기로 기억이 남는다. 아마도 한눈으로 볼만한 작품, 혹은 소품, 커봐야 건축물 한두어개가 품은 공간과는 스케일이 다른 대자연의 압도감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내 온 몸을 둘러싼 공기와 소리와 빛까지 좌우한다. 높은 산 중턱부터 하단까지 층층이 형성된 호수들이었기 때문에 새로이 나타나는 장면과 분위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핫플이었던 대형 폭포 앞 뷰 포인트. 우리가 간 때는 수량이 적은 계절이었고 다른 땐 훨씬 웅장한 모습이라 했다. 그나저나 도대체 왜 이 아름다운 곳에 이렇게 칙칙한 검은색을 입고 돌아다녔는지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 어떻게 찍어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는 이 곳에 사람만이 티끌이요, 나는 그중에서도 두껍고 찐한 티끌이 되었다. 이.. 더보기
푸릇푸릇 제천 3 마지막날은 여주 산소에 들르기로. 체크아웃 전 방에서 한컷. 타이머로 셀카 찍은 것중에 젤 잘 나옴. 이럴 줄 알았으면 내 폰으로 찍는 건데, se로 찍어서 화질 지못미 제 가방을 챙겨 다니기로 한 첫 여행. 밖에 드나들 일이 없어서 나가는 날 처음으로 메보았는데 귀여움이 +10 추가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첫날 받은 풍선을 좋아해서 요며칠 계속 들고 다녔는데 이번 여행에도 가지고 갔다. 산소에 들고 온 분홍 풍선이라니. 어무니아부지 분명 웃으실 것 같다. 요새 꾸러기 모드인 아기. 개월수가 차서이니? 어린이집 영향이니? 궁금하다 궁금해. 또 늦게까지 시간 보내고 해가 어둑할 때쯤 서울로 출발했다. 아기가 있어도 부모의 여행패턴 어디 안가는구만. 우리집에 온 네가 적응해라 친구. 푸릇푸릇 제천 여행 마지.. 더보기
푸릇푸릇 제천 2 놀러와 리조트(혹은 호텔)조식을 이용할 때마다 한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아기 친화적 메뉴가 많기도 했지만 , 그래도 그렇지 이젠 세접시 이상은 힘든 부모보다 더 잘 먹는 거 같아. 아기는 테이블 중앙에 앉아서 눈웃음+먹보 콤보로 직원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온갖 관심과 귀여움을 받았다. 식당에 아기가 꽤 많았는데 달래고 보채고 정신없는 테이블과 다르게 여유 넘치는 식사를 아주 만족스럽게 했다. 8시 반에 들어가 10시 반쯤 나옴. 유모차를 끌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포레스트 동을 따라 이어진 산책길을 나섰는데 언덕이 좀 가파르고 구불구불하기로소니 이렇게 아무도 없기? ㅎㅎㅎ 아침 산책은 빼놓을 수 없는 여행의 매력포인트인데 여긴 다들 사우나 가느라 바쁜가 .. 지질학자가 되려나 싶은 아기는 나뭇잎과 돌수집에.. 더보기
푸릇푸릇 제천 1 8주년 결혼기념일 + 아기 600일 + 남편 휴직기념 으로 떠난 제천 리솜포레스트 2박3일 명분is 뭔들. 새해 들어 처음 떠나는 여행! 오예 어린이집 출석 3일차라서 오전 등원을 마치고 출발하기로 했다. 적응기간인데 일주일도 안되서 이렇게 빠지기 🤣 추억의 여주휴게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는데 ‘맛있는 휴게소’를 표방하는 이곳의 짜장면과 잡채밥은 …. 음 다시 안오고 싶은 맛. 월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별로 없어 한가한 건 좋았드. 4시쯤 도착. 체크인하는 웰컴센터와 방에 걸린 초록초록 그림이 내 스타일이었는데 작가명 찾기에 실패함. 제천 숲의 능선은 명성다웠다. 첩첩 쌓인 산의 굴곡은 언젠가 그림으로 꼭 그려보고 싶은 소재. 지난 가을에 잘 입었던 주황색 조끼를 오랜만에 꺼내 입었더니 겨우내 입던 두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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