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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제 3의 인물

날 닮아 잘 자요

가끔 아는 언니 동생들이 연락와서 아기는 잘 기르고 있냐고 묻는다. 한 언니는 그 시절의 자기는 거의 좀비였다고 했고, 또 한 친구는 2년이 넘도록 새벽에 두세시간마다 깼다고 했다. 기적이 온다는 백일까지는 잘자고 잘먹으면 그것으로 백점짜리 아기라고.

그때마다 난 '아기가 날 닮아 그런가 잘 잔다'고 대답하곤 했다. 우리 아기는 신생아시절이 갓지난 한 45일 무렵, 그러니까 9월 들어선 첫 날 밤잠 8시간을 기록했다. 그날 새벽에는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라 미동없이 잠자는 아기의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대보았지. 그날을 기점으로 하루가 다르게 시간이 길어졌다. 어느날은 6시간 5시간 7시간. 불규칙 했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초반엔 10시 가까이 되어 재우다가, 재우는 시간이 8시쯤으로 좀 일러지면서 요새 새벽에는 다소 일찍 깨고 있다. 새벽 서너시쯤? 그래도 할만하다고 생각하는 건 한밤중(자정-6시)에 두번씩 일어날 정도는 아니기 때문이다. 해가 진 뒤 8시쯤 침대에 눕히면 혼자서도 알아서 잘 잠들고, 새벽에 먹고 나서 다시 눕힐 때도 다시 잘 잔다. 그러니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우리 아기가 잘 자는 편이고 너무 보채지 않는 편인 것 같기도 하다. 밤중에 깨어 두세시간씩 연거푸 울어제끼면 진짜 지쳐나가 떨어지게 되고, 피곤함이 온몸을 점령하게 되니까.

내가 출산 전에 회사 같은 부서 황언니한테 "하루 대부분 잔다는 갓난아기랑 24시간이나 있는데, 여유시간 한두시간쯤 없겠어요? "라고 했을 때 그 언니가 짓던 어이없는 표정이 가끔 생각나는데, 의외로 아기 눕혀놓고 노트북으로 끄적거리는 시간이 하루에 한번 꼭 나는 건 아니지만 맘 먹으면 일주일에 서너번은 낼 수 있다구요. 그냥 체력 충전해야될 것 같으니 일찍 누워서 그럴 뿐이지. ㅎㅎ

그런 걸 생각하면 우리 아기는 참 고마운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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