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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사과양과 만남

며칠전 오랜만에 사과양을 만났다. 임신정도의 소식을 알려야 만날수 있는 레어템 그녀.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그녀의 언변은 여전했다. 화끈하게 사는 밥도 역시. 


세시간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꽤나 많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소식도 많이 알게되었고, 이제서야 알게되어 부끄럽고 미안한 일들도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그런 생각에 잠겼다. 지난 달 식빵이가 찾아온 것도,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사과양을 만난 것도 그동안 친구들이 나에게서 멀어진 게 아니라 내가 그녀들에게서 멀어졌구나 하는 것. 아이를 갖지 않은 집이 아이를 가진 친구와 어떤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갈지 시시때때로 어색해지는 것. 그만큼의 포용력을 적극적으로 갖추지 못하는 것.

 

몇년만에 만나도 편안함을 기반으로 깊은 이야기로 쑥 진입하는 걸 보니 과연 시간과 세월을 무시하지 못하는구나 하는 기분 역시 들었다.
그래서 고마웠다. 친구에게

임신하고 나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찾던 진정한 마음씀의 관계는 내가 눈가리고 보지 않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짙어졌다. 그게 과연 화제의 차이 때문만이었을까. 나의 자격지심 혹은 알량한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아이를 가져도 넌 여전히 그대로구나. 침착하고 똑같아. 나는 예전에 초기에도 많이 동요했던 것 같은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지만 이 말이 유독 기억에 남았다. 사실 예민하게 굴진 않아도 걱정은 많이 하는 편인데 오히려 친구가 걱정말라고 소소한 일들에 얽매이지 말라고. 어차피 본인 뜻대로 잘 되지않는 일일 뿐더러 조바심을 내도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알아서 다 잘 된다고 웃으며 말해주어서 위안이 되었다.

친구의 조언처럼 나다움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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