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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2020 생활정리

독서생활


1. 사랑이달리다
2. 읽고 쓴다는 것 ,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3. 시민의 교양
​4. 하루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5. 헝거게임1편
6. 상식밖의경제학
7.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8.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9.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10. 김상욱의 과학공부
11. 팩트풀니스
12. 자기앞의생
13.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14. 죽은자의집청소
15.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16. 지지않는다는 말
17. 시녀이야기 그래픽노블
​18. 위저드베이커리
19. 언젠가 아마도
20. 쓸만한 인간
21. 필사의 기초
22. 아무튼 발레
23. 책, 이게뭐라고
24. 표백
25. 지쳤거나 좋아하는게 없거나
26. 모든 순간의 물리학
27.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28. 오래 준비해온 대답
29. 코로나 재테크 제로금리 사용설명서
30. 나의 첫 다이어트 근육 홈트
31. 살고싶다는 농담
32. 포노사피엔스
33.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
34.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1
35.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2 - 박완서
36. 사이언스쿠킹
37. 와인심플
38. 미니멀라이프 청소와 정리법
39. 인간의 흑역사
40. 6주만에 끝내는 공황장애 치유법
41.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발터 벤야민
42. 투자유치전략
43. 책좀 빌려줄래
44. 수치심 권하는 사회
45. 뉴스 다이어트
46.19호실로 가다

올해의 독서생활 키워드가 있다면 단연 밀리의 서재이다. 전자책의 편견과 스트리밍 시스템의 의구심을 날려버린 편의성에 제대로 사로잡혔다. 평소 책 선정에 우물쭈물 고민하는 시간을 줄였고, 더이상 서점에서 몇시간씩 뺑뺑 돌며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구독일로부터 탄력받아 에세이와 소설을 몇권 격파한 이후로 과감히 밀리 일년권을 끊었고 요새 텐션이 좀 떨어진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독서(애호)가들에게 강추강추!!

올해의 소설은 박완서님의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로 하겠다. 올해의 에세이는 허지웅님의 ‘살고싶다는 농담’ 두권다 리뷰를 남겼으니 후기는 생략하기로 하고.

올해의 비문학은 꼽을게 많다. 팩트풀니스, 시민의 교양, 김상욱의 과학공부, 상식밖의 경제학, 수치심 권하는 사회 등. 경제학, 사회학, 과학, 인문학 다양한 분야에서 내 좁은 사고의 확장을 가져온 책들이다. 읽다보니 내가 비소설일지라도 문장과 문단에 예민하다는 걸 알게되었고, 치밀하게 논리적인 것보다 쉽고 설득적인 직관적 사례에 꽂히는 허술함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여러 분야를 막론하고 쉽게 설명하는 개념서 위주로 많이 읽었는데, 조금만 안 읽혀도(?) 가차없이 내던졌다. 쉽게 설명하지 못하면 본인도 이해못한 거라는 평소 주의 때문인데 내 이해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이런 무식함 어쩔?

채사장의 시민의 교양은 여기저기 추천도 많이 했는데, 인문대생인 나와 같이 사회학에 큰 줄기가 없는, 알고는 싶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막막한 사람들에게 제법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2019년엔 채사장의 인문서 ‘열한 계단’ 을 극찬했는데 이쯤되면 이분 매니아인듯 ㅎㅎㅎ(두권 다 리뷰를 남기기엔 내용이 방대하고 감동이 가라앉지 않아 차마 글로 옮기기 어려웠다는 후문)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강남교보타워 근무 덕택에 얻게된 소장용 벽돌책 중에는 유독 과학책이 많았는데(원더풀 사이언스, 빌트,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등) 덕분에 부서내에서 과학매니아로 괴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김상욱 선생님이 들으시면 얼마나 놀래실까.



영화생활 & TV생활

(영화)
엑시트
이터널선샤인

(TV)
이타카로가는길
대탈출
뭉쳐야찬다​
쇼미더머니 9
슬기로운 감빵생활
슬기로운 의사생활
비밀의숲1
부부의세계

초라한 영화생활은 비단 코로나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영상컨텐츠가 몇년동안 내게 흥미를 주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 것 뿐. 영화관에 갈 수 없는 게 줄어든 영화목록에 영향이 없다 할 순 없지만, 집에서 보는 영화채널이나 VOD 자체도 많이 줄었다. 차라리 유투브는 조금 더 보게 되었네.
가끔 웰메이드 드라마도 정주행하며 보고 싶은데, 의외로 시간이 나면 드라마 시청보단 다른 걸 하게 된다. 활자도 안보고 영상도 안보고 친구들에게 늬들은 시간남을때 뭐하니 물어보며 심심해하기만 하는 편. (정작 물어봄 당한 친구들은 애를 기르느라 혼자 있을 시간 좀 달라며 부르짖는 편)
슬기로운 시리즈의 에피소드 너무 좋았고, 명작으로 소문이 자자하던 비숲도 조승우 배두나 커플이 역시나 최고였다. 부부의 세계보단 밀회가 좋았다.



공연문화생활

이상원 상시전시
변대용 개인전 being inside

춘천 이상원 미술관에 숙박 잡았을 때 상설 전시 본게 전부....이누무 코로나



여행생활

1박2일 수안보, 문경
1박2일 춘천, 인제 자작나무숲
1박2일 양양 - 쏠비치
1박2일 예산, 태안 - 덕산 스파캐슬
1박2일 제천 - ES 리조트
4박5일 대구 거제 통영 남해
2박3일 평창
1박2일 메이필드
1박2일 강릉 초당동 오빠네 에어비앤비 더부살이
3박4일 전주, 계룡

2019년 12월 보라카이를 끝으로 매년 가던 해외여행은 올해 결국 가지 못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고 모두가 해외여행블루를 겪을 정도인데다 사실 몇년동안 많이 쏘다니기도 했으니 좀 못 간다고 해서 생각보다 서운함은 없었다.
대신 국내는 많아졌는데, 장기 해외여행대신 단기간 쪼개 쓴 휴가 탓일 거다. 1박2일 거리는 거의 호캉스나 콘도로 바람쐬기 수준이었고, 장거리라 하면 6월무렵에 떠난 거제도- 통영 과 11월에 떠난 전주 여행 정도였다.

자차를 타고 회사의 콘도나 휴양소를 이용한 적이 많았는데, 그래서 숙소의 특별한 기억이 별로 없는 점은 아쉽다. 올해 방문했던 숙소 중에는 춘천의 이상원 미술관 숙소와 제천ES리조트가 기억에 남는다. 이상원 미술관은 조용하게 가라앉은 분위기에 차분한 숙소가 품격이 있어 좋았는데, 함께 붙은 미술관까지 같이 볼 수 있는게 장점이었다. 제천의 숙소는 굉장히 자연친화적인 곳이었는데 독채로 여러채 꾸며진 곳 답게 프라이빗하면서도 넓직하고, 조용하고, 통창뷰가 시원스러웠던 것이 재방문의사가 매우 있다.

방문했던 장소 중에는 인제의 자작나무숲. 그리고 거제도&통영이 기억에 남는다. 자작나무숲은 워낙 유명한데도 그간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 춘천에 방문하였다가 연달아 가는 코스가 괜찮았다. 서울에서 바로 방문하려면 일찍부터 좀 많이 서둘러야 할 듯. 그러나 한번만 발을 들이면 정말이지 이국적인 기가막힌 설경에 감탄*200 하게 될 것이다.
거제&통영도 좋다는 말을 하도 많이 들어서 기대가 컸는데, 막상 우리의 여행철에는 장마기간이었다. 거제 앞바다 다도해가 그렇게나 이쁘다는데, 전망대의 사진과는 다르게 시야가 1미터 안개뿐이었다. 마치 캘리포니아의 그 때처럼. 언젠가 다시 오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로 ㅎㅎ

올해 블로그를 좀 활성화 해보고 싶어서 글을 많이 썼는데, 그중에는 국내 여행 기록이 꽤 많았다. 여행기 소스와 글빨이 바닥나서 거의 너덜너덜한 수준인데도 이렇게나 주구장창 남기는 건 그저 개인만족임이 분명한 듯 하다.



특이생활

호주오픈, US오픈 롤랑가로스, ATP파이널즈 관람​
로즈마리 기르기 11개월 생존​
크리스마스카드 오마쥬 찾기
로네펠트 차 매니아
블로그 활성화​
난임병원 다니기 - 인공수정3 시험관1 ​
영업본부 연수 3회
코로나
예술의전당 뚤루즈 로트렉展 문앞에서 실패
곽희문 선생님의 근황
지갑 분실 3회 - 장지갑 1회 분실, 카드지갑 2회 분실 - 카드지갑 2회 유실물 회수​
명품지갑 첫 구매
사원증 분실 1회
창문에서 러그 먼지털다가 창밖으로 날려먹기 1회
핸드폰 액정 깨먹음 1회
시어머니 장례
셔터스톡 시작 및 사진 유상 판매 3장
밀리의 서재 구독 시작
신상 보드게임 구매 (feat 재난지원금) - 카르카손, 셜록13, 스플렌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 정착
이사
펜드로잉 그림그리기 시작
랜선음주 1회
외국인직접투자유공 산업통상자원부장관상 포상
캘리그래피 온라인클래스 체험
두산 한국시리즈 준우승
임신
아이폰12프로 구매
디지털 피아노 구입 - 커즈와일


올 한해를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어느해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생에 처음 겪는 것이 많았다고 해야할까. 전반기에는 급작스러운 시어머니의 일에 대처하기 허덕거렸다. 마음을 추스리고 정리하려 부천집을 처분하고 살던집도 이사하고 옮긴지 한달도 되지 않아 임신이라는 큰 사건이 찾아왔다. 직장에 알려야하나 고민하고 이것저것 알아보는 사이 부서는 갑자기 조직개편이 되었고, 연말로 주변을 정리하고 사무실도 옮겼다.

내가 나의 근황을 업데이트하는 것에 굉장히 조심스럽구나 하고 크게 느낀 한 해였다. 연초부터 일년동안 병원을 내내 다녔는데도 임신에 대처할 마음의 준비가 너무나 되어있지 않았다. 준비는 물론이요, 덜컥 임신을 하고 나서도 그 사실을 가족을 포함한 주변인들에게도 한참 뒤에나 알렸는데 사실은 나 스스로가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데만도 두달이 넘게 걸렸기 때문이었다. 남들은 잘만 올리는 SNS에도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해야할 줄 몰라 (사실 아직도 하지 못)했고 꽤나 개인적이고 내밀하다고 생각하는 이 블로그에도 이제서야 겨우 하는 중이다. 이제 드디어 정식 고백하였으니, 향후는 쑥스럽지만 임신일기도 한번 써 볼까 한다.

올해 유례없는 전세계적 역병 창궐로 나와 우리 모두가 처음 겪는 일에 급작스런 도전을 받게 되었다. 그동안은 회사나 사회, 국가의 운영이 나와는 너무 먼 이야기 같았는데, 모두에게 처음이다 보니 똑같은 스타트선에서 시작하면서 각자 다른 결정을 내리는 걸 보는게 신기했다. 지역사회의 셧다운을 앞두고 라스트 파티를 열거나, 베란다에 나와서 냄비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거나, 주민을 대상으로 집단면역을 실험한다거나, 지역을 하루하침에 전부 강제 폐쇄하거나, 개인정보를 추적하는 방식 등 민족적 특성이 드러나는 것이 흥미로웠다. 각 나라 경제정책들의 시도와 실패를 실시간으로 목격하며 역사적인 순간에 서 있는 느낌, 그리고 세계가 나와 한층 가까워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직장인으로서 금융업의 요동치는 동향과, 시민으로서 일상생활의 측면,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의 변동까지 적잖은 영향을 받았는데 단순히 관찰자적 입장 정도로 살고 있던 나에 비해 많은 주변인들이 훨씬 더 고통스러워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 이런 때에 나도 재택근무 한번 해보고 싶다고 징징거렸지만, 사실 영향이 비교적 적은 업종이라 회사에 계속 출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회사 부서에서의 나는 18,19년보다 태도가 조금은 적극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날카로움을 드러냈던 시기이기도 했다. 한 사람의 생활반경을 뒤흔들수 있는 일을 마치 장기판 위의 말처럼 쉽게 생각하는사람들 때문에 진절머리가 났었고, 무한이기주의를 목격하면서도 그놈의 평판이 뭐라고 단호하게 내치지 못하는 조직에 대해서 크게 실망했다. 나는 무엇이 무엇에 대한 배신인지 정의를 바로 내려야 했고,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했으며, 그저 흘러가는 것이 어쩔 수 없는게 아니라 행동하지 않은 내가 모여서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적극적 행동은 커녕 일에 대한 흥미도 함께 떨어지는 시기도 허다했는데, 역경에서도 소처럼 일하는 같은 부서의 롤모델 황언니를 보면서 나도 ‘하라면 해야지’ 하는 마음보다 ‘할것을 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능동적으로 일해야한다고 스스로를 다잡곤 했다.

블로그에 성실하려 노력한 한 해였다. 내 필생의 숙제가 글쓰기가 될수도 있다는 것이 처음엔 놀라웠는데 점차 그럴수도 있겠다며 자연스러워졌다. 아직까지는 그 이상으로 싫증나지 않으며 재미있는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인 듯 하다. 2019년에 다녀온 포르투갈 여행기를 공들여 마무리했고, 오랫동안 중단되었던 스페인 여행기도 십년만에 마무리지으며 한껏 추억여행을 했다. 18,19년에 일기에만 비공개로 썼던 글들도 수면 위로 많이 올라왔다.

한편 블로그 외에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민을 많이 했는데, 나 역시 전화보단 문자가, 문자보단 푸시알림과 포스팅(블로그)을 통한 소통이 자연스러운 사람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임신 후에는 이미 아이가 있는 친구들에게 내가 먼저 안부인사를 전하는 것이나 마음을 전하는 것이 훨씬 수월해졌고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몇년간 인간관계가 점차 좁아진 건 조바심으로 가득찼던 내 좁은 마음 때문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인간관계를 고민하며 깨달은 건 내가 찾던 답이 새로운 사람을 갈망하는 게 아니라 이미 내 주변을 오래간 지켜온 사람들에게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가진 것이 있는데 갖지 못한 한두가지 것 때문에 집착할 필요가 없듯, 많은 좋은 사람들이 내 곁에 있는데 멀어진 사람들 몇 때문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도 했다. 이 현상도 자연스러운 것이겠지.

그동안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을 하기 위해서(찾기 위해서) 애써왔다면, 2021년부터는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됨을 소망하게 될 지 모른다는 예감이 든다. 한 인간이 겪는 스트레스가 한개의 큰 뭉텅이일지, 아니면 다른 종류(직장과 육아)의 스트레스는 각각의 한도가 따로 있을런지 이제부터 주목해 볼 것이다. 다만 바라는 것은 어느 쪽이 되더라도 조바심 내지 않고 나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내가 되는 것.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겁내지 말고, 뭐라도 하고 다시 또 판단하는 사람이 되길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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