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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Life2

강의

영업본부 강의가 있는 날이다. 아는 지점장님 부탁으로 나오긴 했는데, 영업본부 연수는 할게 못된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이게 다들 강제로 앉아있는데다가 내가 영업점에서 강제적으로 세팅해놓은 연수를 들어본 결과 좋았던 적이 별로 없다. 욕망이 필요를 낳는 법이다. 나는 일대다 연수보다 그냥 궁금한자에게 개별적으로 전하는 방식이 훨씬 마음에 든다. 

영업본부는 어수선했다. PB지점장과 영업추진지점장은 따로 방도 없이 아예 밖에 나와 앉아있고 본래부터 크지 않은 사무실은 강의자와 연수생들로 어수선했다. 강의를 할 공간은 생각보다 너무 컸다. 디귿자로 책상을 둘러쳐앉아있고 내가 그 나머지 한곳에 서서 칠판에 써가며 설명했다. 내가 생각한 건 이거보다 좀 작은 사이즈에 다닥다닥 붙어앉은 규모였다. 마이크까지 들고 하지 않아도 충분히 들릴만한 그런 규모. 마이크 때문에 행동반경이 제한되면 어쩔줄 모르는 몸짓이 눈에 띄게 되고, 그럼 안하던 실수도 하게 되고, 말도 혀도 꼬인다.

시간도 짧고 어지간히 아는 내용이었어도 강의를 하는 건 언제나 심장이 떨리는 일이다. 어떻게 서두를 풀어나갈지, 어떤식으로 구상하여 말을 이어붙일지는 모든 연수마다 다르다. 같은 연수를 여러번 반복하는 전문 강사에겐 그런게 좀 쉬울수도 있으나, 비정기적으로 다양한 구성의 내용을 , 불특정 대상자를 상대로 하는 나의 경우엔 그런 중간추임새나 타겟팅 같은 것이 특히 어렵다. 그걸 순발력있게 생각해내서 풀어 놓지도 못하는데 준비를 철저히 하지도 않으니, 준비한답시고 그냥 중언부언 늘어놓고 써놓은 내용들은 있는데 또 쭉 보고읽는식으로 하는건 선호하지 않아서 언제나 강의 때마다 불안불안하다. 나역시 수강생으로 여러강의를 들어보면서 느낀바가 많기 때문에 강사에게 요구하는 눈은 또 높아서 , 내가 준비되지 않은 강의를 하게 되면 거기 모인 모두의 시간을 낭비하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 오는 것같아 그걸 견딜수 없어하는 것이 나의 강의 스트레스의 근원이 아닐까 싶다. 그럼 그냥 준비를 잘 하면 되는데, 그것은 또 본연의 업무도 있고 말처럼 쉽지만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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