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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Life2

삼겹살

 

평일 저녁 퇴근후 지친몸을 이끌고 저녁을 먹자고 고깃집에 앉아 지글지글 구워지는 삼겹살을 멍하니 보고 있으면 나는 이것이 누군가의 명상의 시간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워지는 소리와 그 뜨거운 기름판위에 부글거리는 비주얼이 뭔가 백색소음처럼 머릿속을 멍하게 만든다고 해야하나. 원시시대의 동굴 속 불을 바라보는 일처럼 긴장감을 내려놓는 일.

한편 익어가는 불판에 얼굴이 뜨거워지고 짠하는 유리잔에 차곡차곡 쌓이는 공감대가 어떨때는 동료애로, 어떨때는 인간미로 기화하여 온 정신을 사로잡는다. 다른 관계적 의미나 사회적 지위들은 다 벗어던지고 지금 이 고기를 먹는 일과 마주 앉은 이와 짧아도 집중된 시간을 보내는 것, 그것이 내게 지금 주어진 미션같은 그런 느낌. 특히 회사라는 전장에서 누군가와 진흙탕 싸움을 한 날, 오래도록 묵은 어려움을 함께 해결한 그런 날. 추운 날이든 무더운 날이든 늦은 날이든 일을 끝내고 같이 고생한 동료와의 삼겹살 한판이 주는 그런 쾌감. 중독이 되는 것 같다. 

 

오늘, 번갯불에 삼겹살 구워 묵는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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