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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소설가의 일

"주인공은 어떤일이 있어도 그 이야기에서 가장 사랑할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사람이 사랑할만한 사람인가는 다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매력이란 그가 자신의 한계를 온몸으로 껴안는 행동을 할때 (우리 용어로 치자면 생고생할때) 그걸 지켜보는 사람의 내부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공감의 감정에서 비롯한다고 생각한다. 그 공감의 감정 없이는 작가는 한줄의 문장을 쓰기 어렵고 독자는 한 페이지를 읽기 어렵다. 형편 없는 인간이 나와서 주인공이랍시고 멍청한 소리를 늘어놓는 소설을 쓰는 것보다 더 힘든 건 그걸 읽는 일이다"

최근 읽은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도 그렇고 김연수님의 이 소설도 그렇고 소설가들의 소설에 관한 에세이는 시니컬하면서도 셀프디스같은 연민과 적절한 유머가 뒤섞여 유독 재미난 기분이다.
만약 그림쟁이가 그림으로, 음악가가 음악으로(가사없는) 본인의 직업세계에 대해 작품으로 창작한다면 이토록 적나라할까. 글쟁이들만 할수있는 유일한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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