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 Life2

불안증

어떤 의식적인 행동들에 휩싸이는 걸 스스로 감지하면서도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본다

예를들면 오늘 아침 오랜만에 출근하여 매우 피곤한 기분이었고 지하철 앞사람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보면서 나도 출근해서 커피를 사먹어야지, 그래야만 정신이 들것같다는 생각 , 그러다가 혹여 못 먹는 상황이 되면 나는 계속 안 깬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것 같은 그런 것들이다.

한번 든 생각은 쉬이 사라지지 않아서 내가 마음속으로는 이건 기분탓이야 라고 생각할지라도 이미 그 생각에 사로잡혀 급기야 강박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중 '두려움'의 파급력이 강력한 편인데 어제도 파크 하얏트 올라가는 ifc빌딩이 90층인 걸보고 농담으로 무서워서 못올라가겠다 했더니 엘리베이터에서 실제로 그 일분동안 무서워죽는줄 알았다. 자기부상 열차도 똑같다. 상해시내로 들어올땐 아무렇지 않았는데 다시 나가는 길에 두번째 탄 열차에서 영훈이가 밖에 구경하면서 어 이거 바닥에 아무것도 없네 라는 말을 하는 순간 어떻게 뭐가 잘못되면 끝장이다 란 생각이 한번 드니 무서워져서 갑자기 움직일수가 없었다. 시속 430km고 나발이고 매우 당장 내리고 싶어졌단 거다. 두려움의 근본은 무지일 터인데, 이 무지에서 오는 공포를 어찌해야하나 내가 모든 기기의 작동원리를 깨칠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이 갈수록 두려움이 많아져 큰일이다. 불안증도 심하면 병인데 ...

'Journal & Pic/ > Life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의밤  (0) 2015.10.13
9월 30일  (4) 2015.10.03
불안증  (4) 2015.08.18
위로  (10) 2015.08.10
세상의 슬픔을 조금 이해하는 순간  (0) 2015.07.16
인사후  (4) 2015.07.07
  • BlogIcon 호주댁 2015.08.21 11:51

    초보시절 역주행 한번으로 길에 있는 모든 차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는듯한 두려움이 트라우마가 되어 여태 운전 못하다가 한번 해보니 사실 걔네도 다 살고싶은 애들이라는걸 이제야 깨달음. 두려워 말아요. 세상은 그래도 대부분 살고싶은 사람들이 만든것일테니..

    • BlogIcon Nangbi 2015.08.30 11:14 신고

      '사실 걔네도 다 살고싶은 애들이었더라ㅋ 세상은 그래도 대부분 살고싶은 사람들이 만든 것이다'는 건 정말 너답게 심쁠하면서도 명쾌한 답변이 아닐수 없구나. 인상적이야.음음
      이건 그냥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고, 결국은 세상이 변할 게 아니라 세상을 보는 내 마음을 다스려야 하는 거니까. 마음가짐을 먹기까지 저 문장은 한줄기 위안이 될것 같구나.

  • 식빵 2015.08.25 10:01

    그러게-
    왜인지 모르겠는데 한 번 생각하면 벗어날 수 없는 것들, 공감된다.
    나이가 들수록 불안의 크기가 이전과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가는 것에 놀라는 요즘이라 그 부분도 공감이 되고 말이지.
    그리고 요즘 난 특히 한 번 이걸 사야지, 하면 꼭 사야하는데 사놓고 포장도 안뜯는 굴레가 생겼어.....

    • BlogIcon Nangbi 2015.08.30 11:19 신고

      그러게 나도 요새 많이 느껴. 왜 나이가 들수록 더 능력이 커지는게 아니라 쪼그라 드는가. 몸이 쪼그라드는것도 슬픈데 말이지. 어릴땐 뭘 몰라서 그랬던 건가.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지키고 싶은게 많아져서 그런것인가.

      사놓고 포장도 안 뜯는것들도, 결국은 강박이 걸린 '사는 행위'가 중요했던 거 뿐이겠지? 사실 사고 나서 그 물건이 갖는 효용 따위는 중요한게 아니었던 거겠짘ㅋㅋ 뭐이렇게 컨트롤하기 어려운 비루한 몸과 마음인지 ㅋㅋㅋㅋ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