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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Life2

위로

애같이 굴지말자
뚱하고 앉아있어봤자
나한테 좋을게 하나도 없어
시위하는거 나도 알고 남도 알고 다 안다
제발


*
나는 그냥 조금의 위로가 필요했을 뿐이었다.
바쁜 금요일 오후
웬만하면 혼자 소화하려고 애썼지만 감당할 양이 아니었고
쌓아두었던 일거리는 별로 티가 안났는지
안바빠보이는 나를 두고 다시 두분이 외출한 새 결국 일이 터졌다.


수습조차 돌봐줄 이 없어 혼자 고군분투하는데도
얘가 무슨 일이 났는지조차 짐작도 못하는 말투로
툭툭 던지는 말에 성질이 훅 나서 투정을 부렸다.


*
형식적이라도 위로의 단계가 필요하다는 건
누구라도 알거다.

위로는 피해자의 입장에선 못 받으면 억울한 필수적인 부분으로  
가해자는(라고 본인이 생각한다면 무조건) 그 사안을 정확히,그리고 피해자가 공감할 시간만큼,
짚고 넘어가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단계가 가해자에게 무기가 되서는 안되겠지.
피해자가 그로 인해 후유증을 겪는 시간까지 사과하지 않는다면 , 그 상황만 모면하려 던지는 위로는 피해자의 입을 막아버리는 무기가 될테니.
하기사 애초에 그럴 배려까지 할수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벌어지지도 않았겠지만.


*
어쨌거나 상황은 발생했고 또 종료되었다. 상황이 발생한것은 나 때문이었고, 심해진 것은 그때 자리를 비운 그들탓도 있긴 하나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다. 원래부터 안되는 것을 억지로 해보려 하다 실패하기까지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졌고 그것이 나 스스로를 옭아매었다. 마치 동화속 핍박받는 주인공처럼, 나는 위로받아야 된다고 스스로에게.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내가 시작했다는 것이다.



돌아온 그들이 나의 수고에 대해 한마디라도 했다면 좀 더 나았을까 ?
그러면 나는 그들의 말투든 뭐든 잡아서 내 기분을 어떻게 투정부리려 애썼을까?

쉽지않은 문제다.
좀더 어른스러워 질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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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호주댁 2015.08.11 18:08

    토닥토닥 힘내요!!

  • Bluezoo 2015.08.19 09:27

    힘내그라 ㅠ.ㅠ

    나도 요즘은 사소한거에 왜이리 힘든지...

    시간되실 때 차나 한 잔 합시다

  • 식빵 2015.08.25 10:04

    사소한 위로의 중요성 절대 공감..
    딱히 상황이 해결되는 것이 아닌데도 위로 한 마디로 정말 많은 것이 해결되는데 말이지.
    요즘 사람들이랑 대화하다 보면 와 정말 다들 자기 말만 하고 있구나 싶은 느낌이 드는데(나 포함) 그게 어느 순간 한마디 위로에 대한 갈망처럼 느껴져서 슬펐어.

    • BlogIcon Nangbi 2015.08.30 11:26 신고

      와 정말 다들 자기말만 하고 있구나 백퍼 공감
      자기말만 하는 사람들 사이에 치여있다보면 정말 에너지가 120프로 빨려들어가는 기분이더라.
      아주 긴밀하고 사적인 둘 사이의 관계 정도 빼고, 어느정도 오래간만의 어느정도 서먹하고 공적인 여럿과의 밥자리 술자리 회식자리 포함 요새 너무 많이 느낌. 피로해.

  • BlogIcon 2015.08.27 11:56

    ㅇㅇ 정말 쉽지 않은 문제. 비록 형식적일지라도 그 위로의 단계를 건너뛰면 나 역시 나도 모르게 선을 넘고 말지. 어른스럽게 행동하자, 그 상황에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할 수도 있잖아, 라고 항상 생각하는데, 막상 상황이 닥치면 그렇게 못하고, 또 어른스럽지 못했던 나 스스로를 또 반성하게 되고...

  • BlogIcon namit 2015.09.04 15:28

    더 어른스러워지면 성인군자가 꿈이었던 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