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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회사생활

인사후

희생정신이 부족한 것은 고질적인 나의 문제다. 지점에 남자행원이 부족할 때 부담스러운 것은 남자들의 그 기본적 희생이란 부분을 여자들끼리는 선뜻 수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직원간 상황이 분명 불평등함에도 일단 주어진 바에 순종하는 자세는 웬만한 군필 남자들의 덕목이다. 나는 그것에 감탄은 하지만 나보고 그리 하라면 못하겠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또 이기적으로 구는 여직원들의 얄미움을 미워하는 더욱 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 이쯤되면 그릇의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다.

지점 인사이동 여파로 그간 궂은 일을 맡아오던 남행원 두명이 발령이 났다. 어디 내놔도 부끄러운 신입 한명이 유일한 남자, 그리고 드글한 여행원들 사이에서 졸지에 심지어 맨 윗 행번을 꿰차게 돼버렸다. 저 빈약한 논리로 앞으로 얄미움을 물리치고 수석행원예우와 맏이희생정신을 적절히 짬뽕하여 잘 생활해 나갈 수 있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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