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회사생활


다담주 직무시험을 앞두고 교재가 어디갔나 찾고 있는데 신입이가 내 책을 확인도 안하고 다른 직원이 찾는다며 보내버렸단다. 그리고는 내가 찾으니까 죄송하다며 '다시 돌려달라고 할까요?'라며 물어본다. 나도 아는 여기있던 그직원한테, 책 돌려달라 하면, 그녀의 물음에 내가 찾아서 그렇다고 또 얘기하겠지. 내가 어떻게 그걸 돌려받냐 했더니 그럼 자기 책을 제본해서 주겠단다. 뭘 그걸 제본을 하고 있냐 하고 생각하던 내 표정이 안 좋은 걸 살피더니 그럼 원래 자기 걸 날 주겠단다. 아니, 그게 그런 얘기가 아니잖니 얘야.. 

사태는 이미 벌어졌고 저 아이는 내게 사과를 했으며, 성에 차지는 않지만 두가지나 대안을 제시했다. 그도 다른 선배의 부탁을 받고 들어주다가 이 일이 벌어진 것이고, 내가 책에 이름도 이니셜로 써놓았지만 다른 이들은 알아보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여하간에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이 아예 안 드는 건 아닌데,

계속 화가 난다....  

 

화가 나긴 하는데, 이미 상황은 벌어졌고, 사과도 받았고, 그럼 내가 계속 화를 내봤자 했던 소리 또하고 또하는 잔소리처럼 되거나, 아니면 화를 계속 내다 이상한 방향으로 튀어서 본질을 흐리게 되거나, 화를 계속 내다가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 몰라 약간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거나 하겠지.

이렇게 머리는 더이상 커뮤니케이션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데, ...근데 가슴은 열불이 난다. 

화가 나는데 계속 화를 내고 있을수가 없으니 일단락시켜놓고 나면, 그럼 내 화는 어찌해야 하는 건가.


 

생각하면 사실 나는 그 사건이 황당하기보다 그아이의 몸에 배어버린 영혼없는 사과와 배려없는 대안제시가 맘에 안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라도 딱히 어떤 대안을 제시했어야 나 스스로 흡족했을지 잘 모르겠는 걸 보면 그냥 그아이의 안좋은 그간의 평가가 영향을 미쳤을 것도 같고...그래도 만약 나였다면, 적어도 매우 미안한 표정은 지었을 것 같다. 그리고 누구에게든 잘 말해서 책을 구해봤겠지. 단순히 경험으로 방법이 바로 나오는 게 아니라, 한번 더 마음을 써서 고민해볼 때 좋은 방법이 나오는 법이니까.  

 

후배를 가르치는건 생각보다 너무 어려운 일이다..

728x90

'Journal & Pic > 회사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쫄림에 대하여  (0) 2015.07.20
인사후  (4) 2015.07.07
답답합니다  (0) 2014.06.02
포기하지 못하는 여자  (2) 2014.02.11
오늘 일을 시작하기 전에 다짐할것  (0) 2013.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