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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변화

변화

 

변화에 대응하는 나의 평소 태도는 굉장히 부정적이다. 성향만 적으라면 단연 보수쪽에 가깝다.

밥그릇을 지킨다는 말도 있지만, 나야말로 내 작은 범위를 지키려고 전체적인 파이를 간과하는

좁은 시야의 행태가 비일비재하다.

도전하고 바뀌고 리스크 지는게 무서워서

소폭의, 얻지 못할 지언정 가진 것만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을 택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막상 변화를 겪게 되면 난 의외로 적응이 빠른 편이다.

그리고 그 변화가 있음으로써 여러 자극으로 인한 생각도 많아지고 , 열정도 발휘되고,

긍정적인 성향의 장점도 발휘된다.

내 입맛에 맞추려고 하는 그동안의 갖가지 잡다한 불필요한 생각이 오히려 심플한 행동으로 이어진다.

특히 변화의 한가운데 일어나는 여러가지 생각은 나를 성장하게 한다.

현실에 안주하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시간만 흘러가게 마련이니까.

 

내 센터 역사상 최대규모의 계이동에 있어 나의 자리가 최대 피해자의 자리일지라도,

제로섬에서 음을 차지한다 할지라도 내가 기꺼운 마음으로 변화를 맞이해야할 이유이다.

 

 

*

보고서 업무 자체가 워낙 맨땅에 헤딩하며 전임자 없이 힘겹게 일궈낸 거니,

내가 근3년간 만들어놓은 대외관계 및 체계가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후임자가 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행원이 아니거나 아니면 공중분해 되거나 하면

그것이 전임자의 마음에도 불편한 것이다.

 

그래도 보고서 업무를 떠나는 마음은 생각보다 괜찮다.

은행업무는 원래 특정인이 맡았을 때마다 달라진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거니까.

업무는 괜찮을 수 있지만

마음이 싱숭생숭한건.

내가 이 일에 가진 애착 때문이다.

관리계에 대한 애착.

 

 

아까 여럿 스쳐 지나 말했던 사람중에

윤차장님이 역시 핵심을 짚었다.

나는 이곳에 대해 애정이 있다.

처음부터, 줄곧 그랬었고. 끊임없이 드러났을 것이다. 차장님은 내 마음을 여러번 봤으니까.

그걸 알아줘서 고맙기도 하고,

갑자기 울컥 눈물이 났다.

 

 

그래도 서운하겠네. 애착이 있는데.

그래 내가 그 이상한 기분이 그 때문이었다.

 

 

 

 

*

내 전부였던 것이

한발짝만 떼고 보면 또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래서 괜찮을 수 있을 것이다.

 

외환관리업무와 한눈에 사랑에 빠졌던 2011년 1월.

그리고 지금 2013년 10월. 2년 10개월

 

영원히 내 일일 것 같았던 이 업무와, 갑작스런 이별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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