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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Life

유가

2010.8.9

지난 주말 유가를 만났다.

진양과 중국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던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아 우연히 말을 걸고 이야기를 꺼내며 친해진
중국인이지만 한국에 건너와 배우생활을 하는 특별한 인연 유가.

흔히들 외국인 친구라고 말하는
귀여운 한국말과, 유창해보이려는 중국말을 나누는 동갑내기 친구들.

잠깐의 관심으로 즐거운 인연을 만든뒤
어색한 문자를 주고받으며 앞으로의 만남을 다짐하던 우리.



그리고
진양 장례식장 아침에 날아온 유가의 문자

유가는 그 이후로 만나자면서 몇 번이나 싸이 방명록을 달았지만 난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정리되지 않았기도 했지만,
일주일 전에 한번 만난 외국인 친구에게
진양의 일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몇달만에, 끊임없는 그의 시도에 마음을 먹고 홍대에서 그를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오랜만에 반갑게 인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하기 시작했지만
진양의 일을 빼놓고는 제대로 된 대화를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조심스럽게 진양이 너의 싸이 일촌신청을 수락했냐고 물었다.
그는 자기가 뭘 잘못한진 모르지만 혹시 싫으면 자긴 괜찮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진양이 문자를 주고받으면서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이런 인연 너무 좋다면서.
천진하게 웃던 그 아이의 그 얼굴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하늘에서 잘 지내라는 일촌평들
납골당 위치와 이리저리 정황을 이야기하는 날 보면서
그는 머쓱한 표정 그대로였다.


혹시.. 내 말 이해했어요?

아.. 사실, 잘 이해가 안되요. 커이 지엔딴 슈어마?

아..간단하게요.. ............. 그 친구... 죽었어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나는 언제쯤이면 왈칵 쏟아져 나오는 눈물을 멈출수 있을까.
간단하게 말해서... 더욱. 서글퍼지는 순간이었다.

유가는 매우 당황해보였지만, 나름대로 잘 참아줬다. 
얼마간 시간이
 지나고 내가 진정되고 나서 그는
이것도 스친 인연인데.. 안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겨서 안타깝다고 했다.


그리고 나서 유가와는.
생각보다 훨씬 친근하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슬픔은 저 멀리 밀어두고.
나또한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진양과 같이 호들갑 떨던 그 마음 그대로,
웃고 이야기했다.


또 만나자고 했다. 우리 친구하자면서.

친구.
친구해요..
응. 친구해. 우리 잃어버리지 말고 친구하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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