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제 3의 인물

눈이 온단다

며칠 전 창문에 크리스마스용 데코스티커를 붙였다. 눈 덮인 길과 송이송이 날리는 눈도 붙였다. 함께 눈송이를 붙이며 이름을 가르쳐주자 아기는 최근에 배운 눈코입의 눈을 가리켰다.
오늘 아침 눈이 예쁘게 폴폴 날리는 걸 보고 내가 “눈 온다”고 말을 걸었더니 아기는 알아챘다는 듯 방긋 웃으며 손가락으로 재빨리 자기 눈을 가리켰다. 그러다 창밖으로 시선이 떨어지며 신기한 듯 한참을 지켜보았다. 실물 사과를 쥐여주거나 우산을 펴주는 것과는 다른 거대한 스케일에 놀란 모양이었다. 얼마간 말이 없던 아기는 창문에 붙은 눈송이를 가만히 만져보았다. 그리고 나에게 다시 달려왔다.

728x90

'Journal & Pic > 제 3의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라만상을 책으로부터  (2) 2022.12.19
필담 나누는 사이  (0) 2022.12.08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기  (1) 2022.11.11
태세 전환은 빠르게  (0) 2022.10.27
조바심은 육아의 적  (4) 202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