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Culture

팬텀스레드

팬텀 스레드

1. 한마디로 현대판 미저리와 같은 느낌, 처음에는 그 사랑스럽던 얼굴에서 막판에는 고집스러운 턱이 보이다 못해, 표독스러워보이기까지 했으니 알마는 어지간히 연기도 잘했겠다.

2. 마지막에 독버섯 오믈렛을 먹으며 사랑해라고 둘다 외치는 건 도대체 뭔가. 너무 난해하였다. 난 사실 그들이 결혼하겠다고 고백하는순간에도 감정의 흐름이 어이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오믈렛을 먹는 장면이 최고의 어이없는 장면이었다. 누가 나에게 설명좀 해줄래.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 갑작스러운 전개를 안겪여본것은 아니나, 이 둘의 심리상태를 충분히 이해할만큼 이 영화의 상징과 기호가 나에게 해석되지 않았겠지.

3. 영화 내내 귀를 간지럽혔던건 소음이었다. 그리고 불협화음의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 반주. 소음이 이다지도 티나게 신경을 긁는건 강박을 표현하는 적절한 수단이다. 알마가 빵을 자르면서, 버터를 바르면서 나이프로 빵을 긁는 소리, 접시와 찻잔이 닿는 도자기 소리, 나무의자가 나무바닥에 끽하고 끌리는 소리. 그 소음이 나의 귀를 거슬렸고, 우드콕의 귀도 거슬렸다. 그런 소리를 낼때는 심지어 배경음악조차 최소화하여, 소음의 효과를 최대로 끌어올렸다.

4. 의상상을 받은 이 영화의 색감은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어느 장면이든 화면을 캡쳐해서 액자로 걸어도 될만큼 매 프레임이 좋았다. 특히 의상의 깊이있는 색깔, 하얀드레스에 빛이 쭉 따라 떨어지는 그런장면은 ‘고급’을 표현해내는 어렵지만 탁월한 감각일 것이다. 드레스어느 치맛단에 몇개의 글자를 넣고 바느질하는 장면은, 그중에서도 가장 짜릿했는데, 뭔가를 기원하고 믿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부분에 열광했을지도 모르겠다. 난 그냥 재미있는 게임 같다고도 생각했고, 언젠가 그런 옷을 한번 갖게 되면 어떤 문구를 넣고싶을까 고민해 보았다 (아마 한달을 준다해도 나는 그 문구를 고르지 못하겠지)

5. “내방식대로 해 “ 라고 하는 왕자에게 자신의 방식대로의 게임을 제안하는 신데렐라라, 두번이나 독버섯을 타서 죽이려고 하는게 과연 자기방식대로의 게임으로서 관객의 지지를 얻을수 있나. 그냥 몸이 약해졌을때 흐트러진 마음을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자일뿐. 사랑하는 사람이 왜 사랑스러워졌는지, 자신의 일에 완벽히 몰두하고 그것에 신념을 바치는 모습에 반한 것일텐데 , 그 남자의 정체성이었던 ‘일’을 빼앗고 망쳐버리면, 그렇게해서 껍데기만 남은 사람을 갖게되면 행복할까. 그 집착이 설득이 잘 되지 않았다.

728x90

'Review > Cul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콜미바이유어네임  (2) 2020.01.14
레드스패로  (0) 2019.09.18
영화 : 그것만이 내세상  (0) 2018.02.18
슈팅스타 - 현대무용  (0) 2017.11.12
에셔전 - 그림의 마술사  (0) 2017.09.28